신대철 2

아픔이라는 이름의 성장통

바람직한 미래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그것은 반드시 고통과 아픔을 수반한다. 그것이 성장통이라면 좋겠지만, 때로 그것은 절벽이거나 지옥이거나 나락일 수도 있으며, 그리고 그게 끝일 수도 있다. 오이디푸스가 맹인이 되는 것은 죽음을 뜻하는 알레고리다. 우리는 아픔을 딛고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며,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 속에서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꿈, 우리가 왜 아파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여야만 한다. 무엇을 잘못 했으며,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꿈도, 일도, 사랑도. 수십년 전 술 한 잔 마시면 외우던 시 한 편 있었다. 그런 삶을 꿈꾸었는데, ... 나이가 들어도 그 시 구절은 변하지 않는데 말이다. 박꽃 신대철 박꽃이 하얗게 필 동안 밤은 세 ..

무인도를 위하여

서가에서 오래된 시집 한 권을 꺼내 소리내어 읽는다. 박꽃 신대철 박꽃이 하얗게 필 동안 밤은 세 걸음 이상 물러나지 않는다 벌떼 같은 사람은 잠들고 침을 감춘 채 뜬소문도 잠들고 담비들은 제 집으로 돌아와 있다 박꽃이 핀다 물소리가 물소리로 들린다 소리 내는 사이사이로 생의 거친 바람과 서늘한 도시 풍경이 밀려온다. 일주일 내내 목 염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젠 두통까지 생기는 느낌이다. 몸은 너무 피곤하고 음악 소리는 귀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햇살은 부드럽지만, 늘 그렇듯,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늘 따로따로 움직일 뿐, 서로를 간섭하지 않는다. 대학시절, 신대철의 시를 끼고 살았다. 딱 한 권만 나와있던 그의 시집. 몇 년 전에 새로 시집이 나왔으나, 읽히진 않았다. 첫 시집 내고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