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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고독 행성




 박정대

     

 


 콜 미, 가수는 밤 새 노래를 하고 나는 로즈제라늄 곁에 누워 있네

 여기는 12월의 입구를 떠도는 고독 행성


 방울토마토처럼 입 안 가득 깨물고 싶은 밤


 그 밤의 옆구리로 밤새도록 눈발들은 허공의 밀사처럼 소리 없이 내리는데, 눈발들이 내려와 고독고독 쌓이는 이곳은 하얀 침묵의 지붕을 모자처럼 쓰고 서 있는 고독 행성


 콜 미, 밤 새 가수는 저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지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쌓이는 노래들


 고독 행성에 호롱불이 켜지는 점등의 시간이 오면 생의 비등점에선 주전자의 물이 끓어오르고 톱밥 난로의 내면을 가진 천사들은 따스하게 데워진 생의 안쪽에서 영혼의 국경선을 생각하네


 콜 미, 가수의 목소리도 가랑잎처럼 바람에 뒤척이는데 창문 밖 국경수비대들도 하얀 눈발을 뒤집어쓰고 곤하게 잠든 세계의 지붕 밑


 천사들의 숨결에 로즈제라늄만 사붓이 흔들리는 시간


 여기는 바람이 불 때마다 저 홀로 펄럭이며 아득하게 깊어가는 한 잎의 고독 행성





'고독고독'하다는 게 무얼까. 나도 참 '고독고독'한데, '고독고독'하다는 게 뭘까. 뒤늦게 박정대의 시집, '사랑과 열벙의 화학적 근원'을 찾으니, 절판되었다. 도서관에서 복사라도 할까. 


고독고독한 바람이 불고 고독고독한 가수가 '텔미'를 부르는 행성, 고독고독하게 밤 새 눈이 내리고, 아득하게 깊은 사랑에 빠지고 싶지만, 고독고독하기만 한 바람을 가진 고독고독한 이의 행성, 고독 행성. 


따스한 봄바람 부는 대도시 서울은 나이가 들수록 고독고독해지만 한다. 실은 그런 시대이고, 그런 행성인 게다. 


고독고독고독....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박정대, 웅진, 2007 




고독고독한 일상을 견디기 위한 짧은 노래 하나. 


Sarabande - Ludovico Einaudi by Angèle Dubeau & La Piet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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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6점
정재승, 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몇 개의 새로운 정보와 몇 권의 참고 서적을 노트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당시의 트렌디한 소재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으로 쉽게 씌여진 글들의 모음이고 지금 읽기에는 벌써 몇 년이 지나 식상함마저 풍기는 책이 되었다. 이미 두 저자 모두 대중적 글쓰기로는 유명한 이들이고 그들의 재치나 박학다식은 다 아는 이야기니, 책의 내용에 대해서 읽지 않아도 대강 예상할 수 있다. 

이 책은 한겨레 21에 실렸던 칼럼들을 모은 것-검색하면 관련 칼럼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으로, 제시된 소재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전공분야나 관점에 맞추어 쓴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심각한 주제 의식이 있다기 보다는 쉽고 대중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까. 다만 나같은 이에게 이 책은 독서의 즐거움을 전혀 전해주지 못했을 뿐이고, 또한 이 책의 저자들이나 편집자 또한 나같은 이를 목표 독자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은 쉽고 트렌디한 소재들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글들이 이어진다. 딱딱하고 어려운 책을 읽고 싶으나,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이 책은 유익한 독서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또한 이 두 명의 저자도 신뢰할 만한 작가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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