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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겨울비가 내리는 마산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도로 옆 수백억 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어느 신문기사에서처럼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텅 빈 자리엔 무엇이 들어올까. 

오늘의 아픔은 

내일의 따뜻한 평화를 뜻하는 걸까, 

아니면 또다른 아픔을 알리는 신호일까.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 한 켠의 불편함과 불안함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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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의 사진, 몇 줄의 문장, 몇 개의 단어, 혹은 유튜브에서 옮긴 감미로운 음악,으로 내 삶을 포장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진 못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한강시민공원까지 걸어나갔다. 더웠다. 근처 직장인들은 빌딩 앞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짙게 화장을 하고 곱게 차려입은 처녀는 향수를 뿌린 흰 와이셔츠 총각을 향해 윙크하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평일 점오의 한강변은 텅 비어 있었다. 멀리 강변북로가 보였고 서쪽으로 흘러가는 강물 위로 유람선이 지나갔다. 이상하고 낯선 모습이었다. 원래 이런 모습이었겠지만, 이게 자연스러운 풍경이겠지만, 약간의 공포가 밀려들었다. 





지나치게 낯선 풍경은 이국적이나,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다가와 우리를 두려움와 공포로 둘러싼다. 어쩌면 그건 그건 이 세상에 어제까지 있던 모든 사람들이 사라졌을 때의 그런 것과 비슷해 보인다. 


그렇게 이 지구에 인간들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지구 상의 모든 존재들이 원래 있던 그 자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제서야 도시의 비둘기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감각으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지구 창조의 순간이 가졌던 평화를 연상시킬 것이다.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묘하고 이상한 평화. 


그리고 우리들 중 누군가가 그 평화를 경험하는 순간, 숨막히는 듯한 공포를 느낄 것이고 우리의 사랑은 산산조각날 것이다. 지금 우리를 지탱하는 사랑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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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일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불타는 연평도 사진은 마치 지난 날의 이라크나 세르비아, 보스니아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한국 경제의 위험 요소는 높아졌고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더 이상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목숨을 잃은 두 병사의 명복을 빈다.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오후, 존 레논의 노래를 듣는다. 평화를 상상해보라는 그의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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