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190

오치균 - 빛, 노화랑

오치균 - 빛 2014. 06.11 - 06.25 노화랑 Gallery Rho, 서울 Seoul Armani lamp on the Santa Fe bench | acrylic on canvas | 116x78cm | 2013 출처: http://www.rhogallery.com/ 연필로 글씨를 쓰는 나는 오치균의 손가락과 그의 손가락이 화폭에 남긴 흔적들에 각별한 친밀감을 느낀다. 연필로 쓰기는 몸으로 쓰기다. (중략) 오치균이 손가락으로 물감을 으깰 때 재료가 육체와 섞이는 그 확실한 행복감을 나는 짐작할 수 있다. 재료를 장악하고 그 재료를 육체화해서 재료를 마소처럼 부릴 수 있는 자만이 예술가인 것이다. 언어는 기호이고 또 개념인 것이어서, 나는 오치균이 색을 부리듯이 말을 부리지는 못한다. 그래서..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마틴 게이퍼드(지음)

다시, 그림이다 Conversation with David Hockney 마틴 게이퍼드Martin Gayford(지음), 주은정(옮김), 디자인하우스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Martin Gayford가 지난 10년 간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와 나눈 대화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책 제목은 , 한국 번역서의 제목은 Mr and Mrs Clark and PercyAcrylic on canvas, 1970-1971305 cm × 213 cm, Acrylic on canvas, Tate Gallery, London 데이비드 호크니? 이 글을 읽는 이에게 데이비드 호크니를 설명해야 하나? 먼저 그는 화가다. 생존해 있는 영국 최고의 화가이며, 평단, 예술가, 화상 등을 가리지 않고 최고로 인정하는..

두 개의 문장, 혹은 시뮬라크르로서의 세계

새벽에 잠을 깼다. 메일을 확인하고 앞날에 대한 걱정을 잠시 했다. 나이가 들수록 걱정만 늘어난다. 이 시대 탓인가, 아니면 나이가 들면 원래 그런 건가, 내가 유독 그런 건가, 이런 잡념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 잡은 책이 조중걸의 다. 나에겐 일종의 복습이고 반복이 되겠지만, 돌이켜보니, 서양미술의 역사에 빠져 공부하던 시절이 행복했음을 깨닫는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조중걸저 | 한권의책 | 2013.03.04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아리스토텔레스가 군사전문가 테미스토클레스Themistocles를 '불구'라고 조롱하면서 전인적 인간을 이상으로 삼고, 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다윈Charles Robert Darwin과 헉슬리Thomas Henry Huxle..

오늘의 미술, 브랜든 테일러

오늘의 미술브랜든 테일러 지음, 송기매 옮김, 예경, 2002 1970년대 이후의 현대 미술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화가가 나오고 너무 많은 용어가 나온다. 당연, 이 책의 결론은 "혼란스러움"이다. 그러나 이를 '혼란'으로 볼 수도, '모색'으로 볼 수도 있다. 모더니즘의 대안, 회화와 정치, 형식의 도난, 미술관 속의 미술, 정체성 이야기 등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대 예술가들의 다양한 실험과 고민들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편견없는 시각에서 서술하고자 하는 저자의 이러한 노력은 이 책이 다소 밋밋하게 읽히는 데에 일조를 하고 있다. 2004년 문학동네 겨울호에서 가라타니 고진이 '문학'에 대해 다소 고전적인 발언을 한 강연 원고가 실려 지식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의 말, 문학은 실천적..

올해의 작가상 2013,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3 Korea Artist Prize 2013. 7. 19 - 10. 20 국립현대미술관 겨울바다공성훈캔버스에 유화, 97x130.3cm, 2010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모습이 가득한 화가 공성훈(1965년생)의 그림은 자연에 대한 외경이나 그로부터 비롯되는 숭고미가 아니라, 더 이상 착취될 수 없을 정도로 착취된, 인간에 의해 한갓 연극 무대장치처럼 가공된 자연을 보여준다. (...) 우리가 이들 그림에서 느끼는 경탄은 그림 속에 재현된 자연에 내재한 숭고로부터 비롯하는 것이 아니다. 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자연은 마치 과장된 옷과 차림새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과 애처로움을 느끼게 하는 피에로처럼 보인다. 자연은 스스로의 장관을 한껏 뽐내고 있지만, 그 한껏 과장..

I'M NOT A PINE TREE 나는 소나무가 아닙니다, 윤석남 개인전, 학고재

I'M NOT A PINE TREE 나는 소나무가 아닙니다YUN SUKNAM 윤석남10.16 - 11.24, 2013, 학고재 Hakgojae 너와 11-초록으로 물들고 싶어, 113.5x57.5cm, 2013. 제공 | 학고재갤러리출처: http://news.sportsseoul.com/read/life/1254774.htm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 있다. 윤석남의 작품들이 그렇다. 몇 주 전 오랜만에 나간 주말 나들이에서 만난 윤석남의 작품은 어수선하던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했다. 그녀의 작품은 어머니 지구(가이아)로부터 뻗어져 나와 모든 존재에 깃든 모성의 흔적, 혹은 그리움을 담고 있었다. '나무'라는 소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기에는 그녀의 작품은 나무의 느낌은 뒤로 밀리고 그 위에 그려진..

이우환 Lee Ufan 인터뷰 기사 노트

2011년 3월 6일자 중앙선데이에 난 이우환의 인터뷰 기사 중 일부를 옮긴다. 몇 년 전 그의 기사를 읽고 노트해둔 것이다. 작품이 좋으면, 그의 글도 좋고 그의 마음도 좋다,고 여긴다. 이 때 좋다는 건, 근사하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다. 그가 쓴 저서들도 몇 권 번역되어 나왔으니, 읽어보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http://commons.wikimedia.org “예술도 경쟁입니다.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모노하'란 자기 생각을 절반 정도로만 한정하고 나머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바깥과 안쪽을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돌맹이를 그냥 던져놓는 것 같아도 개념, 장소, 시간 등을 따져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죠.“ “게다가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조선 사람이라고..

이우환, 점에서 From Point

2003년 11월 17일에 쓴 글을 옮겨담는다. 막상 옮기고 나니, 1990년대 후반인지, 아니면 2000년대 초반부터인지, 나는 이우환을 좋아했다. 이 때, 그의 작품 가격이 얼마 하지 않았던 탓에 작품 구입을 목표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그의 작품이 구겐하임에 이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도 전시된다고 한다. 다시 이우환을 읽어야 겠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1/24/2013112402357.html ) 점에서 from point 이우환의 작품이다. 그는 일본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일본의 '모노하'의 대표적인 예술가이자 이론가이다. 위의 작품은 그의 초기 대표작에 해당된다. 이우환은 국..

데이비드 호크니: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David Hockney Bigger Trees Near Warter2013. 9. 3 - 2014. 2. 28 데이비드 호크니: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과천 국립 현대미술관 (각 나라의 국립미술관끼리는 소장 작품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협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료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작품을 전시하는 비용보다 작품 운송/전시 과정에 들어가는 보험료가 더 비싸 한국의 국립 미술관들은 이런 협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전시를 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보험료를 내기 위해 국립 미술관의 예산을 늘여야 된다고 이야기하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화예술 관련 예산은 턱없이 모자라기만 하고, 결국 공공을 위해 존재하는 국공립 예술 기관들이 수익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