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2

차 유리 현상 windshield phenomenon

과학자들은 '차 유리 현상'을 언급했다. 사람들이 몇 년 또는 몇십 년 전에는 운전을 하다가 날벌레 사체를 치워야 했는데 요즘 그럴 일이 없어지면서 비로소 곤충이 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을 일컫는 용어이다. 예전에 자동차 여행자들은 몇 시간마다 차를 세워서 차장을 더럽힌 메뚜기, 파리, 총채벌레, 각다귀 따위의 수많은 곤충을 닦아 내야 했다. 시골의 농경지나 숲 근처를 지날 때면 곤충의 날개, 다리, 더듬이 등으로 차창은 점점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어지러운 악보처럼 변했다. 사람들은 최근까지도 그랬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차창이 안 더럽혀진다. 우리의 컴퓨터 스크린이 동물로 가득 차고 있는 동안, 우리와 자연 사이의 오래된 산업적 경계선인 차 유리창에서는 그것들이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고래가 가는 곳, 리베카 긱스

고래가 가는 곳 Fathoms: The World in the Whale 리베카 긱스Rebecca Giggs (지음), 배동근(옮김), 바다출판사 고래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샀다. 고래의 삶, 일생 같은 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일부를 알게 되긴 했지만, 책 대부분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고통받는 고래의 모습과 환경 오염 이야기뿐이었다. 20세기 후반 후기구조주의라든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논의는 우리를 르네상스 이후 인간의 오만함, 바로크적 근대주의에 대한 반발,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이끌었다면, 최근의 인문학적 논의는 철학적인 견지를 넘어서 실제 우리 문명, 문화, 일상생활의 문제, 가령 환경 오염이나 기후 위기, 경제적 불평등이나 정치적 갈등으로 우리를 유도한다. 그리고 이 책 또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