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래가 오랜 만에 신작 소설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한국전쟁'에 대한 소설이다. 그리고 보면, 우리 문화예술계는 쉽게 과거를 잊어버린다. 너무나도 참혹했던 전쟁이며, 냉전시대를 알리는 전쟁이었던 한국전쟁. 그런데 막상 그 전쟁이 일어났던 나라에선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 전쟁이 되어버런 2010년.
이창래의 신작 소설에 대한 여러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미 먼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한국전쟁에 대해서, 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 2세의 영어로 씌여졌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이와 마찬가지로, 5.18도 이미 과거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5.18에 대한 소설을 홍수처럼 나오던 시절이 지났다(아니면 지나고 있다). 그리고 얼마 뒤, 5.18은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잘못된 과거를 똑바로 바라보고 그것을 반성하고 고치고 그런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한국이라는 나라에는 미래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의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