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 운동하다가 무리한 것인지, 아니면 몇 가지 일들로 긴장한 건지, 허리 쪽에 근육통이 생겼는데, 이게 목까지 올라와 며칠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그랬으니, 이번 주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육체를 거느리고 잘 산 셈인가.
오늘이 되어서야 몸이 제대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출근길, 텅 빈 집에 남겨질 만 여 권의 책들과 천 여장의 음반들, 동양난, 서양난 화분들과 아직 이름이 없는 금붕어 한 마리에 대해 생각했다. 참 부질없는 것에 나는 이토록 목을 매는 것일까. 가령, ‘사랑’같은 것
아직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불편하다. 주변 몇 명이 같이 책 읽자고 하는 바람에 시작하는 독서 모임이지만, 역시 뭔가를 제대로 하기란 어렵다.
기대한 것과는 달리 의외로 참가하겠다는 사람이 없고 아는 몇 명이서 끌고 가야 할 것 같다.
주말에는 전시를 볼 예정이고, 일요일엔 청탁 받은 원고를 써야 한다. 자료 조사는 대충 끝냈으나, 밋밋한 결론이 나올까 두렵다.
그런데 새롭고 파격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긴 익숙한 것을 새롭고 파격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가 그토록 원하는 어떤 능력일 테니… (불행히도 나에겐 새롭고 파격적인 것이 얼마나 익숙한 것이며 이미 알려진 것인가를 증명하는 능력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토록 힘든 것일까.)
(중부 독일을 지날 때 찍을 것이다. 저런 하늘 아래서 쉬고 싶다. 한참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