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시간은 흐르고 봄은 올 것인가

지하련 2011. 2. 23. 00:51

자기 전 PD수첩을 통해 아랍 민주화 혁명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트위터를 통해 국내의 모 방송사에서는 리비아 시위대를 폭도로 표현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어떤 이들은 1987년의 서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 지금 이 세상이 어수선하지만, 그리고 그 어수선함 속에 깊은 슬픔도 숨어있지만, 분명 어떤 미래를 이렇게 시작되기도 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한참 뒤 나는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을 생각해본다. 

놀람과 경악, 당황스러움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언론은 너무 조용하다. 연예 기사 읽을 시간도 없는데, 누가 정치, 사회 기사를 클릭해서 읽을까.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실은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주변을 돌아보곤 끔찍스러워 할 것이다.  

나는 그래서 봄 오는 것이 때때로 무섭다. (도리어 무서워하는 내가 이상한 것일까?)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정치적인 모든 책임은 투표권을 행사한 국민이 져야할 것이라고. 그런데, 그 책임으로 인해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책임과 나는 무관하다'고 여기고 싶어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조용히 한 발 한 발 퇴보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일관성이 좀 있고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하고 실행하였으면 좋겠는데, 결국엔 내가 비정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한 때 찬란한 문명과 문화를 자랑하던 아랍 세계에도 드디어 현대적이고 바람직한 형태의 정치 체제가 들어서게 되고, 세계의 중심은 아시아와 아랍, 즉 실크로드의 시대가 다시 오고 있는 것일까. 

잠자리에 들기 전, 두서없는 포스팅을 올린다. 그리고 이 포스팅과 어울리지 않는 노래 하나 링크를 걸어둔다. 짐 모리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