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Vivre sa Vie

지하련 2006. 3. 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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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re sa Vie
Jean-Luc Godard. 1962.

(자기만의 인생 또는 'My life to live', 'It's my life')


Un Bistrort - Nana Veut Abandonner - Paul - L'appareil a sous
(술집 - 나나 떠날려고 한다 - 폴 - 절망한다)

그녀가 담배를 피운다. 커피를 마신다. 영화를 본다. 포도주를 마신다. 눈물을 흘린다. 키스를 한다. 옷을 벗는다. 거리를 걷는다. 날 쳐다본다. 그리고 …… 그리고 …… 죽는다. 『Vivre sa Vie』는 죽음에 대한 영화다. 한 여자의 죽음. 한 사랑의 죽음. 한 인생의 죽음. 한 단어의 죽음. 그 죽음은 분절되어진 12개의 부분들로 이루어 져 걸어가고, 소리는 끊어졌다 음악으로 이어지고, 그러다 다시 끊어지고, 그것은 꼭 그녀의 걸음처럼, 파리의 스산한 보도를 배회한다. 그리고 그 배회의 울림은 내 심장소리, 봄비 소리, 멀리 메아리처럼 울리는 자동차 바퀴가 구르는 소리, 바람 소리, Nana가 내뿜는 담배 연기가 프레임 사이로 미끄러지는 소리와 겹치고, 곧장 흑백의 표피 위로 무너진다. 무너지는 Nana. 그 밑에 깔려버린 내 시선. 비가 온다. 가끔 너무 많은 말들은 사람을 다치게 하고, 작품을 다치게 하고, 세상을 다치게 한다. 침묵하자. 매혹적인 침묵을…… FIN.

1998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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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 내 청춘의 사랑.

2006년 3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