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여자

지하련 2005. 5. 22. 11:55
내가 사랑했던. 지금도 사랑하는 어떤 여자.  


    그런데 과연 사랑하는 걸까. 눈만 감으면 생각나고 힘들 때면 생각나고 행복할 때면 생각나고 비가 올 때도 생각나도 언제가 생각나긴 하지만, 그런데 과연 그녀를 사랑하는 걸까. 사랑은 언제나 유리창 같아서 보기엔 투명하고 순수해 보이지만, 얇은 망치 하나로 깨지는 게 사랑인데, .. 과연 난 그녀는 사랑하는 걸까.

    현실의 삶은 너무 거칠고 힘들어서, 그냥 손을 놓아버리면, 그냥 놓아버리면 속이 편할 어떤 것이어서, 그 속에서 유리창 같은 사랑을 난 지킬 수 있을까.

    내 꿈은 내가 손수 잡은 갤러리에 그녀의 작품을 내 손으로 직접 걸어, 내가 전시 평을 쓰고 잡지 잡아 인터뷰 하고 .. 그런게 꿈이었는데, ... 그게 가능할까.

    하긴 가능은 할 꺼야. 대신 그녀가 없을 뿐이지. .. 사랑은 창백한 흰 종이 같아서 한 줄 잘못 쓰거나 그리면, 그냥 사라져 버리지.... 나, 나는 쓰기도 전에 비가 내려, 그 흰 종이에 얼룩이 졌지. ... 사랑은 참으로 허술해서.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힘들게 하는 거지.

    하지만 늘 흔적은 남고 그 남은 흔적이 사람을 힘들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