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 4

늦은 봄날의 일상

가끔 내 나이에 놀란다. 때론 내 나이를 두 세살 어리게 말하곤 한다. 내 마음과 달리, 상대방의 나이를 듣곤 새삼스레 나이를 되묻는다. 내 나이에 맞추어 그 수만큼의 단어를 뽑아 지금 이 순간의 느낌 그대로 적어볼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러게. 아직도 나는 내 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않는다. 나이만 앞으로, 앞으로, 내 글은 뒤로, 내 마음은 뒤로, 내 사랑도 뒤로, 술버릇도 뒤로, 뒤로, 내 몸도, 열정도, 돈벌이도, ... 모든 게 뒤로, 뒤로 밀려나간다. 한때 꿈이, 이번 생의 끝에서 이 생을 저주하고, 다음 생에선 바다에 갇혀 그 바다에서 나오지 못한 채, 깊은 바다로 내려가 사냥을 하다 홀로 죽는 향유고래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적고, 읊조렸다. 그 꿈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한 ..

쇼핑몰 멤버십 프로그램 (e-commerce membership)

아마존 프라임 가입 고객의 상승세가 무섭다. 코스트코 멤버십에 대해선 한국 소비자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많은 글로벌 유통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왔지만, 살아남은 곳은 코스트코가 유일하고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Business Insider의 새로운 보고서는 이러한 쇼핑몰 멤버쉽 프로그램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이건 미국 사례여서 다소 아쉽긴 하지만, 쇼핑몰, 즉 전자상거래(E-Commerce) 업체들이라면 다들 유료 멤버쉽 프로그램을 고민했거나 하고 있을 테니까. 최근의 '미미박스'와 같은 서비스를 쇼핑몰 기업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서비스였음을, 지금 후회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보고서 소개 기사에서는 '배송비 무료'와 '낮은 가격'이 유료 멤버쉽의 큰 혜택이라고 이야기한다. ..

어느 일요일

봄, 바람은 사무실 안으로도, 내 마음으로도, 그대 가슴으로도 밀려들지 않는다. 늘, 그렇듯, 우리에게 싱그러운 바람은 비켜나간다. 그렇게 청춘은 지나갔고 노년은 음울한 기운을 풍기며 낮게 깔려 들어와 자리잡는다. 노안이 시작되었다,는 말을 무심결에 했다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자랑은 아니지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 젊은 시절 상상했지만, 마치 SF 영화와 같다는 걸 나이 들어서야 안다. 이런 비-일치는 우리 생애 전반을 물들이고도 모자라, 이 도시를, 이 나라를, 이 지구를 물들인다. 그래서 엘레야의 제논은 '날아가는 화살은 정지해있다'고 말한 것일까. 그 때 그녀의 손가락 끝을 잘 살펴볼 걸, 지금에서야 후회한다. 일요일 오후, 몇 시간 일을 하고 난 다음, 남은 일을 체크하..

(정치)평론가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지금 페이스북은 정치 싸움 중이다. 각자 편을 나누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야기를 퍼다 나른다. 나 또한 그렇게 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를 여는 즐거운 이벤트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한국의 정치 지형은 너무 형편없고 몇 명의 후보는 누가 봐도 함량미달인데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만만치 않다(일부 국민의 정치에 대한 이해나 식견이 한참 모자른다고 볼 수 밖에 업다고 말하는 너무 심한가. 하긴 트럼프도 만만치 않았으니, 여기나 거기나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도덕 수준은 형편없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치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정치에 대한 이해나 분석력이나 판단이 희미해지는 듯 싶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학자나 정치평론가,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