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 7

명견만리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명견만리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KBS 제작팀(지음), 인플루엔셜, 2016 한 경제연구소에 우리나라 2000대 기업의 성장률을 분석했는데, 이들 기업이 올린 총매출액은 2000년 815조원에서 2010년 1711조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날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일자리는 얼마나 늘었을까? 156만명에서 161만명으로, 겨우 5만명 늘었을 뿐이다. 임금 역시 해마다 증가하는 생산성에 비해 얼마 오르지 않아 임금과 생산성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10쪽)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책은 금방 읽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용을 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알면 행해야 하지만, ..

앙리 포시용의 형태의 삶

형태의 삶 Vie des Formes 앙리 포시용 Henri Focillon (지음), 강영주(옮김), 학고재, 2001 앙리 포시용의 책은 책을 따라간다. 프랭크 커모드(Frank Kermode)의 (문학과지성사, 1993)을 읽는 내내, 가장 궁금했던 책이 바로 앙리 포시용의 이었다. 프랭크 커모드는 앙리 포시용을 인용하면서 종말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갔다. 그 때,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외국 서적을 구하기 쉽지 않았고, 더구나 앙리 포시용을 읽기는 커녕, 앙리 포시용을 아는 이조차 없었다(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미술작품은 시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면서도 영원에 속해있다. 미술작품은 특별하고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성의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술작품은 이 다양한 의미에서 군림한다. 뿐만..

회화의 이해, 리오넬로 벤투리

회화의 이해 Pour Comprendre La Peinture (Painting and Painters) 리오넬로 벤투리 Lionello Venturi (지음), 정진국(옮김), 눈빛, 1999 인문학 책읽기란 쉽지 않다. 어떤 땐 쉽게 읽히더라도 어떤 때는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인문학 책읽기는 한결 편해지고 더 깊은 이해와 감동을 가질 수 있다. 회사 생활로 바쁘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이런 이해와 감동 때문이리라. 이 책은 불어판을 영어판과 비교해가며 번역되었다. 영어판의 경우, 벤투리가 직접 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불어판은 그렇지 못하다. 중역인 셈인데, 그렇다고 읽기 불편하진 않다. 리오넬로 벤투리 (1885 ~ 1961) 리오넬로 벤투리의 책은..

이상원 미술관 방문기

이상원 미술관 http://www.lswmuseum.com 외진 산골의 미술관이라, 다소 낯설었다. 실은 이상원 미술관라고 듣기는 했으나, 이렇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미술관의 중요한 점들 중 하나가 접근성인데, 이상원 미술관은 이것과는 관련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불편함은 여러모로 장점이다. 공기가 좋았고 조용했으며, 직원들은 친절했고, 건물과 시설은 흠 잡을 데 없이 깨끗했다. 여러 잡지들의 기사를 통해, 아는 이의 말을 통해 이상원 미술관을 이미 몇 해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굳이 찾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상원의 작품이 내가 선호하는 작품 스타일도 아니고,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지나치게 사실적인 이상원의 스타일은 동시대 미술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은빛 숲 Silver Forest, 짐 모리슨 Jim Morrison

어지러진 자취방 구석에 놓인 낡은 턴테이블 위로 레코드판을 올릴 때, 그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 뱉었다. 맥주를 한 잔 마셨고 짐 모리슨의 죽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 대신 문학을 했지만, 문학 대신 음악을 이야기했다. 다 지나간 일이다. 누군가는 왜 자신이 사랑하던 이들은 다 죽은 이들인가 반문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들었지만, 다 쓸쓸하고 외로웠다. 결국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그냥 애초부터 우리는 쓸쓸하거나 외롭다는 것을 인정하기엔 너무 젊었다. 청춘의 저주였던 셈이다. 점심 시간, 사무실에 혼자 앉아 짐 모리슨을 듣는다. 정규 앨범에 수록된 음악이 아니다. 짐 모리슨은 자주 시를 읽었다. 그리고 테잎에 녹음을 했다. 유튜브에 짐 모리슨이 읖조린 음..

연인들Lovers, 리처드 브라우티건

Lovers - Richard Brautigan I changed her bedroom:raised the ceiling four feet,removed all of her things(and the clutter of her life)painted the walls white, placed a fantastic calm in the room, a silence that almost had a scent,put her in a low brass bedwith white satin covers and I stood there in the doorwaywatching her sleep, curled up,with her face turned away from me. 1969년에 나온 시집 에 실린 시다. 초..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리처드 브라우티건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리처드 브라우티건 Richard Brautigan(지음), 김성곤(옮김), 비채 원제는 이지만, 보다 가 더 나아보인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하지만 이 책의 첫 번째로 등장하는 단편은 . 잭은 할머니와 30년이나 같이 살았다. 내 친할아버지는 아니었고 플로리다에서 물건을 팔던 이탈리아 사람이었다.잭은 사람들이 사과를 먹고 비가 많이 오는 곳에서 영원한 오렌지와 햇볕에 대한 비전을 파는 사람이었다. 잭은 마이애미 다운타운 근처에 있던 할머니집에 물건을 팔러 왔다. 그는 일주일 후 위스키를 배달하러 왔다가 30년을 눌러 살았으며, 그 후 플로리다는 그 없이 지내야 했다. - 중에서 (* 위 인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브라우티건은 사물의 관점에서 종종 서술하는데, 꽤 흥미롭다. '플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