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나이를 잊는다. 내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는지 잊곤 한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내 마음도 어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아직 어리고 작기만 하다. 그래서 더 자라야 하고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들이 아직 많고 계속 배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하지만 며칠 전 밤 11시까지 야근을 하고 들어와 혼자 소주 한 잔 했더니, 그 피로가 며칠 이어졌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늘 마음 뿐이다. 다들 그렇듯이. 밀린 일들이 많아 일요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하늘을 보자 그 마음이 사라졌다. 갑작스레 찾아온 가을 날씨는 어색하지만, 내 불편한 일상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렸다. 아이와 함께 아침 미사를 올리고 난 다음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최근 읽고 있는 올리비아 랭의 는 참 좋다.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