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2

봄, Spring

어쩌다 보니, 내 마음은 아무도 찾지 않은, 어두운 해변가로 나와 있었다. 행복했다고 여겨지던 추억은 이미 시든 낙엽이 되어 부서져버렸고 미래를 기약한 새로운 기억은 만들어지지 않은 채, 파도 소리만 요란했다. 텅~ 비워져 있었지만, 채울 것이 없었다. 저 끝없는 우주에는. 죽지 않기 위해 죽은 자의 노래를 듣는다. 오랜만에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은 언어를 지나 사랑에 가 닿았다. 쓸쓸한 사랑에. 세상을 살만큼 살았다고 여기고 있지만, 막상 표피가 두꺼워진 것 이외에 달라진 게 없었다. 비워져 가는 술잔, 늘어나는 술병 사이로 언어는 가치없이 뚝뚝 부서져 술집 나무 바닥에 가닿아 사라졌다. 사라지는 모습이 너무 슬펐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왜 사람들이 낯선 죽음을 택하는지 이해할 수도 ..

The Bad Plus

오래된 친구들과 익숙한 술집에 앉아,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게 들어놓은 90년대 초중반의 락 뮤직 속에서, 맥주 마시는, 그런 행복한 기회가 있었지만, 아트페어 준비 회의가 새벽 0시 40분에 끝나는 바람에 가지질 못했다. T_T 늘 그렇듯, 막판까지 힘들게 하는 것은 부스와 공간 설치/디스플레이, 오프닝 일정이다. 그리고 새벽에 들어온 집. 학.학. 거친 여름날의 쓸쓸한 열기로 가득하기만 하다. 대신 흥미로운 음악을 발견했다. 이 음악을 블로그 메인에다 걸어두신 실비아님께 감사를. (CD 사야겠다.) ...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낯선 너바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