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르카 4

강의 백일몽, 로르카 시집, 민음사

사진출처: https://www.concertgebouw.be/en/event/detail/1442/Federico_Garcia_Lorca 강의 백일몽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지음), 정현종(옮김), 민음사 이 번역 시집은 시인 정현종이 스페인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작품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다. 하지만 어떤 시들은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지고, 옮겨진 그 언어에서 다시 또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사이에도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집의 경우에 해댱된다. 채 마흔이 되기 전에 총살당한 이 스페인 시인의 시집을 읽고 있자면, 지중해의 태양 아래에서 첫 사랑을 만난 듯 가슴 떨리고 흥분된다. 서정적인 강렬함이 지배하는 로르카의 시 세계는 후회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는 청춘의 아름다운 ..

어떤 영혼들은 ... ...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잠자리에 들기 전 서가에서 낡은 시집 한 권을 꺼내 소리내어 읽는다. 어떤 영혼들은 ...... 1920년 2월 8일 어떤 영혼들은 푸른 별들을 갖고 있다.시간의 갈피에 끼워놓은 아침들을,그리고 꿈과노스탤지어의 옛 도란거림이 있는정결한 구석들을. 또 다른 영혼들은열정의 환영(幻影)들로 괴로워한다. 벌레 먹은과일들. 그림자의흐름과도 같이멀리서오는 타버린 목소리의메아리. 슬픔이 없는 기억들.키스의 부스러기들. 내 영혼은오래 익어왔다; 그건 시든다,불가사의로 어두운 채.환각에 침식당한어린 돌들은내 생각의 물 위에 떨어진다.모든 돌은 말한다: "신(神)은 멀리 계시다!" - 로르카, , 정현종 옮김, 민음사, 2003년. 이 밤, 로르카 시집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위안이다. 강의백일몽 [개정]로르카저 | 정현종..

로르까와 함께 5월 어느 오후

조심스럽게, 상냥한 오월의 바람이 녹색 이파리 끝에 닿자, 이미 무성해진 아카시아 잎들이 놀라며, 스치는 바람에게 지금 칠월이 아니냐고 다시 물었다. 반팔 차림의 행인은 영 어색하고 고민스러운 땀을 연신 손등으로 닦아내며, 건조한 거리를 배회하고, 길가의 주점은 테이블을 밖으로 꺼내며, 다가올 어지러운 마음의 밤을 준비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이야기했지만,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2012년 5월 어느 날, 그 누구도 듣지 않고 말만 했다. 말하는 위안이 지구를 뒤덮었다. 아스팔트 아래 아카시아 나무 뿌리가 바람에 이야기를 건네었지만, 땅 위와 아래는 서로 교통이 금지되었고, 학자들은 그것을 모더니티로 담론화시켰다. (이제서야 로르카의 시가 읽히다니... 1996년도에 산 시집인데..) 연 가 내 입맞..

인상과 풍경,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인상과 풍경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지음, 엄지영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인상과 풍경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지음), 엄지영(옮김), 펭귄 클래식 독자 제위(諸位). 여러분이 이 책을 덮는 순간 안개와도 같은 우수(憂愁)가 마음속을 뒤덮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어떻게 쓸쓸한 색채를 띠며 우울한 풍경으로 변해 가는지 보게 될 것이다. 이 책 속에서 지나가는 모든 장면들은 추억과 풍경, 그리고 인물들에 대한 나의 인상(印象)이다. 아마 현실이 눈 덮인 하얀 세상처럼 우리 앞에 분명히 나타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우리 마음속에서 열정이 분출되기 시작하면, 환상은 이 세상에 영혼의 불을 지펴 작은 것들을 크게, 추한 것들을 고결하게 만든다.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