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아란 영혼



벌거벗은 CEO (CEO: The Low Down on the Top Job)

케빈 켈리(지음), 이건(옮김), 세종서적, 2010년 




일반적인 궤도를 그린 직장 생활이라기 보다는 중구난방으로 부딪히며 이 일 저 일 해온 탓에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접었다.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종류의 일임을 새삼 깨닫은 탓이기도 하고 살짝 포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류의 책이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다. 탑 레벨에서의 의사결정 구조나 리더십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만 조직 생활이 가능하고 중간 관리자로서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의 CEO인 케빈 켈리는 자신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CEO들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쓴다. CEO란 누구이고 CEO는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막상 읽어보면 여느 경영 서적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은 될 듯 싶다. 


물론 CEO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반영되어있을 수도 있다. 이 중 첫 번째는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오해가 발생하기 쉽지만, 그래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이다. 두 번째는 보상이다. 금전적인 보상에 그치지 않고 모든 직원에게 긍지를 심어주어 매일 아침 업무 의욕을 느끼게 해야 한다. (... ...) 변화 역시 중요한 주제이다. 찰스 다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힘센 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생존하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용하는 종이 생존한다."

결국 변화를 관리하고 맞서며 소통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10쪽 ~ 11쪽) 


새로 CEO가 되고 CEO로서 어떤 역할을 중요하게 처리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취임 초기 단계에 CEO가 집중해야 할 것은 다음 여섯 가지이다. 

1. 사기 진작 Mastering morale: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한다. 

2. 대화 Talking the talk: 끊임없이 세심하게 의사소통한다.

3. 최고 경영팀 구성 Assembling the team: 리더십은 팀워크이다. 

4. 실행 Action: 직중에서는 실행이 중요하다. 그러나 집중하라. 단지 실행을 위한 실행보다는 신중한 실행이 낫다. 

5. 일화 만들기 Writing your own legend: 상징적 행동을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6. 기업문화 바꾸기 Culture check and change: 먼저 기업 문화를 이해한 다음에 바꾸어야 한다.

(79쪽)


그러고 보면 조직의 리더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모든 의사결정에 다 관여하거나 책임을 지면서 이사회나 대주주와의 정치적 우호 관계로 제대로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CEO가 되면 맞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과 해결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평면적이거나 예상되었던 문제이거나 해결책이기 때문에 다소 독서의 긴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더구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디디'와 '고고'를 매춘부로 옮긴 건 치명적이다.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편집 과정 상의 실수는 책 전체적인 질이나 분위기까지 망친다. 그럼에 불구하고 리더십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는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소를 한 눈에 정리하고 있어, 옮겨본다.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s 

1. 조직이 잘 정렬되어 있는가? 이는 직원 전체가 성공의 기준을 동일하게 생각하느냐는 뜻이다. 

2. 적응력이 있는가? 다시 말해서 복원력이 있는가? 미래를 내다보면서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거듭된 성공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3. 재무실적이 있는가? 시가총액이든 투자수익률이든, 기업 인수나 매각의 성패는 상관없다. 재무 실적의 척도로 무엇을 사용하는,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4. 미래의 리더 집단을 양성하고 있는가? 멘토제도mentoring system를 유지하고 있는가? 

5. 직원들이 의욕적이고 활기차며 업무에 몰입하고 권한은 있는가? 

6. 조직이 투명하고 개방적인가

7.연구개발에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는가? 

(87쪽 ~ 88쪽) 



전체적으로 서술은 평이하고 쉽다.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읽기 부담 없다. CEO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 번 읽어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벌거벗은 CEO - 8점
케빈 켈리 지음, 이건 옮김/세종서적

Comment +0




미래의 속도 No Ordinary Disruption 

리처드 돕스, 제임스 매니카, 조나단 워첼(지음), 고영태(옮김), 한국맥킨지사무소(감수), 청림출판, 2016년 





10년 전, 20년 전도 꽤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실은 지금이 더 빠른 듯하다. 가끔 따라가기 벅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상의 본질적인 측면은 변하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변해 느끼기 힘들다고 믿지만, 그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영역에서의 일이니, 눈 앞에 보이는 세계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변화의 속도, 놀라움 그리고 세계 시장의 갑작스런 방향 변화는 기존 기업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속적인 단절discontinuity의 세계다. (13쪽) 



지속적인 단절, 말이야 쉽지만 이런 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산다는 건 매우 거친 일이다. 


이 책은 이런 지속적인 단절의 실체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에 대비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조언한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연구진들이 필자들이라, 이 책에서 제시되는 데이터는 무척 흥미롭고 시사적이다. 실은 이 데이터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다. 아니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여러 리포트들도 재미있을 것이다. 


약간 삐딱하게 보자면, 컨설팅 비즈니스가 일종의 조언으로 먹고 사는 업이기 때문에, 이 책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조언이 장기적으로 그 방향이 잘못될 수도 있으나, 그 당시에는 꽤 의미있는 지적이 많다. 이 책의 저자들은 미래의 속도를 바꾸는 파괴적 메가트렌드를 아래와 같이 정의내린다. 



첫번째 파괴적 메가 트렌드는 경제활동과 경제역동성의 중심지가 중국과 같은 신흥국과 신흥국의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두번째는 기술의 경제적 영향력이 가속화되고 범위와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

세번째는 인구변화다. 간단히 말하면 인구의 고령화 문제다. 

마지막은 우리가 흐름flows이라고 부르는 교역과 자본, 사람, 정보의 이동을 통해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것.

(15쪽 ~ 19쪽에서 설명) 



위 네 가지 메가트렌드를 책 중심 주제로 잡아 하나하나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최근 내가 변화하지 않는 세계의 어떤 것을 보려고만 한 건 아닐까 잠시 되돌아보았다. 보이는 세계는 쉴새없이 변화하는데, 나는 그 변화의 와중에 변하지 않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 건 아닐까 하고. 이러한 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비즈니스의 현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 한 쪽 부분을 소홀히 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오래된 확실성이 사라지고 기존의 경제관계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의 경계심은 높아지고 사회는 큰 혼란을 느낄 것이다.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가 되었다.(287쪽) 



아마 2018년이 지나면 이 책도 그 시의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세상은 또 변할 것이고 그 때에 맞추어 이런 내용을 담은 다른 책이 나올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을 테니, 읽기를 권한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메모해둔다. 


***


"인도와 중국을 합친 25억명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면서 기술 발전이 상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박을 불러오는 수요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50년에서 75년 동안 그리고 아마도 미래에 언젠가 인간이 화성에서 광물을 채굴할 때까지 천연 자원의 가격을 상승할 것이다."

-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하버드 공공정책과 교수 (172쪽에서 인용) 


(이런 이유로 MB가 자원투자를 했는데, 말아먹었다. 이것도 까면 무시못할 텐데 말이다. 그 많던 돈을 제대로 투자를 했다면 한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전 <뉴욕타임즈> 특파원인 하워드 프렌치Howard French는 자신의 책 <<아프리카, 중국의 두 번째 대륙 China's Second Continent>>에서 지난 20년 동안 약 100만 명의 중국인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주했다고 주장했다. (121쪽) 


(중국인들은 역시 모험심이 많고 도전적이다. 한국인들도..., 아니 나부터 뭔가 해야 하나. 아프리카의 성장이 중국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미래의 속도 - 8점
리처드 돕스.제임스 매니카.조나단 워첼 지음, 고영태 옮김, 맥킨지 한국사무소 감수/청림출판

Comment +0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지음), 송경진(옮김), 새로운현재, 2016년 





1990년 당시 전통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와 2014년의 실리콘밸리를 금액으로 환산해보자. 1990년 디트로이트 3대 대기업의 시가 총액은 360억 달러, 매출 2,500억 달러, 근로자는 120만 명이었다. 2014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세 곳의 경우, 시가총액은 훨신 높았고(1조 900억 달러) 매출은 디트로이트와 비슷했으나(2,470억 달러), 근로자의 수는 10분의 1정도(13만 7,000명)에 불과했다. 

- 30쪽 



책의 첫 부분을 읽다가 잠시 덮었다. 예전엔 대단하다고 열광했을 문장이지만, 지금은 전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매출임에도 불구하고 백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했다는 것. 그 가족까지 생각한다면, 1990년의 세 대기업은 삼백만명 이상을 먹여살렸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IT기업은 어떤가. 고작 오십만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질 뿐이다. 더구나 전통 산업과 달리 하청업체의 비중도 매우 낮아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1990년과 비교하자면 절망적인 상황에 가깝다. (참고기사: 애플에서 청소부를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스 슈밥은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어 마치 새로운 산업혁명과 같은 시대가 온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은 실체없는 구호에 가깝다. 매년 새로운 아젠다를 만들어야 하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입장에선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만큼 호기로운 단어도 없을 듯 싶다. 


따라서 이 책은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기반의 여러 사회/산업 변화를 뭉뜨그려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제목 짓고 이러한 변화들의 사례들을 병렬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에겐 굳이 찾아서 읽지 않아도 될 책일 것이고, 이러한 변화와 거리가 있었고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겐 꽤 도움이 될 법한 보고서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블럭체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이 가장 큰 관심사이다. 특히 이 세 개가 결합되었을 때의 파괴력은 우리 인류를 전혀 다른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사물인터넷은 이 세상을 새로운 차원으로 만들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기술 기반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리고 그 영향의 좋은 면은 극대화하고 나쁜 면은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학자들만 이러한 것에 관심을 기울일 뿐이다. 



정보기술 및 여러 파괴적 기술의 혁신으로 생산성이 상승된 이유가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재화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노동자를 대체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 8점
클라우스 슈밥 지음, 송경진 옮김/새로운현재

Comment +0




얼음의 책

한유주(지음), 문학과지성사 




문장은 대체로 짧다. 그렇다고 긴 문장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문장들의 호흡은 한결같이 짧고 반복적이며, 작가 한효주의 숨소리가 문장들에 어김없이 들어가거나 들어갈 것으로 계획되었던 '있다'와 '없다' 사이 어디쯤 자리잡고 앉아있었. 그 숨소리에 귀기울이며 나는 이 소설집을 읽는다. 그리고 읽었다. 계절과 계절 사이를 지나, 작년을 지나 올해 봄까지. 


그 사이 아이는 자라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자기 주장을 펼쳤고, 어른들의 말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이 들고 늙어가는 우리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아이가 상처 입으며 우리 속으로 들어오는 동안, 나는, 늙어가는 우리들은 우리 밖으로 나가 혼자 웅크리고 말을 잃어버린다. 그렇게 아름답게 수다스럽던 청춘이 사라지고, 그 청춘 옆에서 조용히 젊은 영혼을 어루만지던 책도, 언어도 얼어 간다. 그가 내 곁을 떠나고 그녀 주변을 맴돌던 그 화사한 미소도 사라진다. 


변화란, 어쩌면 과거의 상실이고 다시 오지 않을 사랑의 증거다. 아마 작가 한효주는 얼어버린 마음을, 잃어버린 단어, 혹은 어떤 대명사를, 따스함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스스로 움츠리고 가라앉고 조용해지며 팔을 내리고 손을 굳게 쥐고 입을 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 


침묵을 견딜 수 없어질 때쯤 해가 완전히 졌다. 실내등이 켜져 있었지만, 매우 어두웠다. - 206쪽  


결국 침묵 바깥으로 나갈 일이 없다. 변화 앞에서 침묵은 그녀의, 나의 유일한 무기였고 그 무기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건, 언제나 황혼 녘이다. 작가의 숨소리에서 주저하며 강요된 억제의 불편함이 느껴지는 건 나 뿐일까. 때론 글쓰기보단 우는 것이, 잔뜻 술에 취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그래서 나이 들고 보니, 글쓰기가 내 일상에서 저 멀리 달아나, 도망가, 내 곁으로 오지 않을 거리로 밀려나있긴 했지만. 


문장이 딱딱해지고 건조해지고 반복되며 있음과 없음에 매달리게 된다. 실험적 글쓰기가 아니라, 침묵 밖으로 나가기 위한 싸움이고 이미 일어난 변화에 저항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다. 얼지 않기 위한 필사적 노력이다. 그렇게 작가는 나이가 들고, 변하고, 나도 이미 죽은 날이 더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 변화, 참 싫다. 그렇게 얼어가는 건 더 싫다. 



얼음의 책 - 8점
한유주 지음/문학과지성사




Comment +0


더 인터뷰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지음), 21세기북스 



'조중동'이라는 단어가 거의 일반명사화가 된 지금, '조선일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들어간 책을 읽는 기분은 좋지 않다. 차라리 경향신문이나 한국일보가 들어간 책을 읽는다면 좋겠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조선일보의 위클리비즈(Weekly Biz)의 기사 경쟁력은 웬만한 비즈니스 저널 못지 않기로 유명하다. 특히 매주 비즈니스 세계의 리더들과의 인터뷰 기사는 그 내용 면에서는 탁월함마저 풍긴다. 일반적인 질문을 던져도 보통 수준 이상의 식견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인터뷰 질문에서부터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현재까지 3권이 출간되었고(<<위클리비즈 i>>, <<위클리비즈 인사이트>> 등), 이 책은 2014년 4월에 출간된 책이다. 30명의 리더와 인터뷰를 했고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점은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 변화의 와중에서 우리는 변해야 할 것은 과감하게 변해야 하되,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다른 업체가 성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릅니다. 다른 업체가 우리를 쫓아오지 못하도록 어떻게 블로킹할 지도 생각하지 않고요. 우리는 에너지의 100퍼센트를 오로지 우리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데만 집중합니다. 이런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 필 리빈(에버노트 CEO) (183쪽)


'100-1=0'이 저희의 모토입니다. '100개가 괜찮아도 불량품이 1개 나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지요. 
- 리만탓(세계 최대 중화요리 소스 이금기 명예회장) (305쪽)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가만히 있지 말고 과감하게 벌떡 일어나 뛰어들어야 합니다. 단지 정해진 트랙을 도는 경주마가 되어서는 안 돼요. (...) 경주마는 단순히 골인 지점만 보고 달립니다. 반면에 야생마는 가야 할 곳이 어딘지 피할 곳이 어딘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때로는 천천히 달리기도 하지요.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달리기를 멈춥니다. (98쪽) 

그리고 전환점inflection poin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환점이란 지금까지 달려오던 것과 전혀 다른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트는 것입니다. 단지 살짝 변화만 주는 차원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그 전환점에 우리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겁니다. (97쪽) 



그렇다면 전환이란 어떤 걸까?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만의 틈새 언어niche language를 만들 수 있도록 사고 방식 자체를 완전히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전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따라하기' 일변도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과연 창조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138쪽)  



GE 부회장인 존 라이스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리더십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간단해요. 하겠다고 말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되겠다고 한 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당신의 투자자와 고객, 직원들에게 하는 약속이지요. 도대체 누가 오로지 더 높은 다른 자리에만 신경을 쓰고 거짓말을 일삼는 상사를 믿고 따르겠어요." (281쪽)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변화는 움직이지 않는 이들에겐 위기이고 변화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기회다.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 캐피털 CEO의 지적은 벤처캐피털에 대한 것이었지만, 실은 변화를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향한 말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벤처캐피털 업체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란 질문에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성공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실리콘밸리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거만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실리콘밸리가 아니면 최소한 중국에 가야 해요." (243쪽) 



마지막으로 오니시 마사루 JAL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도 인상적이었는데, 인터뷰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목소리는, 왜 그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작년 그의 책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를 읽기도 했지만, 다시 한 번 그의 책들을 챙겨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선(小善)은 대악(大惡)과 닮아 있고, 대선(大善)은 비정(非情)과 닮아 있다." - 이나모리 가즈오 (233쪽에 재인용)



인터뷰 기사들을 모은 책이라, 속도감 있게 읽히지만, 내용은 만만치 않다. 아마 몇몇 내용들은 노트를 해가며 읽게 될 것이다. 





더 인터뷰 - 8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Comment +0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난 다음, 우리가 정확하게 아는 사실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우리에겐 구조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그 전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끔 할 수 있었다.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잘못 엮어져, 차마 말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그리고 승객들은 전화통화를 하다가, 구조를 기다리다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죽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이 나라는 한 걸음도 앞으로 가지 못했다. 유가족들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가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일이 왜 일어났고, 왜 구조 작업은 그 따위로 진행되었으며, 구조 과정 속에서 일어난 어수선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들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까?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런데 오늘 기사를 보다가 희안한 광경을 목격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7096502 


댓글들을 한 번 보라. 국민 대다수가 유가족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믿고, 적어도 그들의 슬픔을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댓글들은 너무 편파적이지 않은가? 이는 다음도 마찬가지다.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40831162506171  


도대체 이런 댓글은 왜 달리는 것일까? 도대체 지금 정부와 여당은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 얼마나 많은 조직들이 달라붙어서 이런 댓글 작업을 하는 걸까? 그리고 이런 댓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마음이 흔들릴 것이라고 믿는 걸까? 


이미 언론은 장악했고, 이제 댓글까지 장악할 심산인 듯 싶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무엇을 얻고 싶은 것인가? 권력과 부인가, 아니면 상식을 가진 국민들인가? 어쩌다가 나라 꼬라지가 이렇게 변한 것인가? 


**


가끔 정치 관련을 올리긴 했지만, 세월호 이야기를 거의 적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 슬프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 글마저 쓰는 것도 미안하고 죄송했다. 그런데 최근 기사들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니, 황당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구나. 






 

Comment +2






1987년도에 번역 출판된 윌리엄 S. 버로우즈의 소설론을 구했다. 소설을 쓰지 못하니, 소설론만 읽는다. 세상은 바라지 않는 소설 같이 흘러가기만 하고, 평범한 우리들의 하늘이라고 스스로 믿는 그들과 그들의 나팔수들은 한 줌 희망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우리들에게, 그래서 니네들은 미개하고 어리석다며, 그래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꺼야라는 패배주의를 은연 중에 심어놓으며, 진실은 조작되었고 할 수 있는 바 최선을 다했다며 강변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거리 데모를 나간 적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번에는 나갈 생각이다. 세상은 바꾸는 건 깨어있는 시민이지, 그들이 아니다. 우리들에게 상처 입히고 우리들을 왜소하게 만들며 우리들에게 패배감을 안겨주며, 변하지 않는 세상의 질서를 강요하는 그들 앞에서 세상은 변하고 변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정치적이나,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을 거의 하지 않은 나로 하여금 어떤 실천적 행위를 하게 만들 정도 이 나라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그들 - 입으로는 시민을 위한다는 - 에게 기대조차 하지 않겠다. 어차피 그들이 아닌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이고 우리들이 만들어가야 하는 세상이니, 우리들이 나서야 하는 거다. 


   

토요일 오전, 사무실 노트북을 가지고 와, 일을 하며 오랜 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요요마의 첼로는 언제나 마음의 작은 위안이 된다. 






Comment +0


 블로그의 힘F로서의 테터앤미디어
- TNM 3주년을 즈음하여



가끔 살아가다 보면 변화를 간절히 바라고 기다릴 때가 있다. 자신의 처지나 모습을, 혹은 외부 세계의 환경을, 나라의 정치나 정부, 환경 문제 등을. 그런데 변화를 바라지만, 그 변화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은 고대와 현대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을 정도로 크게 변했다. 

대학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듣게 되는 교양철학 시간, 두 번째나 세 번째 시간 강사나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스승과 달리 형상, 이데아는 이 세계 속에 있다고 합니다. 플라톤이 이데아는 저 세계에 있다고 한 것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현실 세계 속에 있다고 하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너무 어렸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우리가 변화를 간절히 바랄 때, 그 변화를 불러들이는 방식이 고대인들의 세계에서는 현대의 우리들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플라톤에게 저 멀리 있는 형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근원이었으므로, 모든 존재는 그것을 향해 서 있었다. 즉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변화는 형상을 향한 변화이거나 형상과 멀어지는 변화였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형상이 이 현실 세계 속에 존재해 있지만, 그것은 마치 탁자 속에 숨겨진 탁자의 설계도와 같아서 탁자라는 형태(능동태, 혹은 현실태)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시 말해 운동이나 변화라는 것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리는 그 정해진 바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플라톤에게서는 저 세상의 이데아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는 현실 속에 숨겨진 형상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간절히 변화를 바랄 때, 이데아를 탐구하고 형상을 연구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종교인이 변화를 원할 때 간절히 기도를 하듯.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신분 질서는 변하지 않는 형상이었으며, 태어남과 동시에 미래의 신분과 직업이 정해지거나 미래에 정해지게 될 어떤 것도 이미 과거에 정해져 있었다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현대인에게 고대인의 생각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왜냐면 우리에게 변화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마치 거대한 성좌의 어느 지점에 위치한 한 인생이 자신의 위치나 처지가 필연이 아니라 우연이며 그 우연은 다시 한 번 더 일어날 수 있는 어떤 것임을 깨닫는 것과 같다. 뉴튼은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이며, 운동이나 변화라는 것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외부의 어떤 힘 F를 통해 일어나는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이로서 근대는 시작된다.

너무 이야기가 거창해졌나. 변화의 의미를 찾다 보니, 다소 어려운 이야기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기도를 한다고 세상이 변하지 않지만, 적어도 자신을 다스리고 마음을 잡을 순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 천천히 변화는 일어나게 된다. 그것이 외부에 존재하는 힘 F 다.

내가 블로그를 하게 된 것도 벌써 5년이 넘었다. 그 사이 내 블로그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블로그인에서 네이버로, 네이버에서 다시 티스토리로의 변화보다 테터앤미디어 파트너 블로거가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방문자 수도 꾸준히 늘었고 다음 메인에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불충분했다.

블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면서 동시에 외부를 향해 활짝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마치 대문이 없고 현관 문이 열린 집이라고 할까. 사적인 공간이면서 동시에 공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람은 불지만, 그 공간 안으로 들어와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드물다. 그리고 변화를 주려는 시도도 그저 거실에 놓여진 소파 하나의 위치를 옮기는 수준에 머물고 만다. 실은 집 안의 인테리어를 다 바꾸어도 변화의 영향은 미미하다.

블로그에 있어서 테터앤미디어와 같은 곳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소중하다. 우리가 블로그 운영자로서 자신의 블로그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을 때, 그 변화의 조력자이면서 조언자이고 사적인 공간으로서 공적인 역할, 그것도 활짝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할 때 중요해지는 것이 외부에 있는 어떤 힘 F, 자신의 영역을 향해 있는 어떤 힘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새롭게 보이는 어떤 영역에 발을 돌리지만, 결국 그들이 링크를 걸게 되는 곳은 다소 긴 글이 있는 어떤 페이지이고, 그 곳은 블로그이거나 저널일 가능성이 높다. 즉 우리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어떤 공간이다. 그런데 SNS로 인해 블로그는 마치 사이버 공간에 놓여진 외딴 섬과 같이 변해가고 있다. 한 번만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버리는 외딴 섬.

종이 책이나 종이 신문은 목차나 순서가 있고 하나를 읽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거쳐가거나 잠시 시선을 돌려 같이 읽을 수도 있다. 이는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아 놀러갔을 때, 그 집 안의 모습을 한 눈에 담는 것과 유사하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블로그에 어떤 변화를 주고자 했을 때, 다행히 그 때쯤 나는 테터앤미디어 파트너가 되었다. 그리고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나는 블로그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된 것이며, 블로그의 외적인 가능성이나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변화를 바랄 때, 그들은 고대의 철학자가 이야기했던 형상이나 이데아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는 힘 F를 바라는 것이다. 자신이 변할 수 있게 자극을 주고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힘 F.

블로거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변화를 바랄 때, 똑같이 외부에 있는 힘 F를 원하게 된다. 그 때 필요한 힘 F가 테터앤미디어와 같은 곳이 아닐까. 아직 나는 한국 사회에서 블로그가 아직 제대로 된 외적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것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한국 사람들은 끊임없이 어떤 변화 -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뉴튼이 이야기 했던 바, 그 힘 F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블로그가 그런 힘 F가 되었으면 바라고, 블로그가 한국 사회의 힘 F가 될 수 있도록 테터앤미디어가 더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Comment +0


2010년의 가을이 오자, 사무실 이사를 했다. 다행이다. 직장생활에 뭔가 변화가 필요했고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진 않지만, 좀 더 넓은 사무실로 옮겼다.

강남구 삼성2동. 강남구청역에서 내려 높은 아파트들을 지나 근사한 빌라촌을 지나 있는 어느 흰 빌딩. 아침 햇살이 부서지는 10월 초의 어느 날.

몇 해 전 우리를 가슴 아프게 했던 텔런트 고 장자연의 소속사가 있던 건물 근처다. 그 건물 앞을 지나칠 때마다 사람은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체계에 갇힌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할 수, 혹은 치유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결국엔 세월이 약이라고들 이야기하겠지.

안 좋은 일이나 사건이 지나고 난 다음, 사람들은 곧잘 세월이 약이라고들 하지. 그런데 세월이 약일까.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문득 박인환의 시를 떠올렸다. 적절한 감상주의로 전쟁의 상처를 어루만지려는 듯한 이 시는 1956년도에 이런 시를 쓸 수 있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놀라움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그래,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다. 

마치 19세기 영국에 때아닌 고딕의 바람을 붙었던 것처럼, 우리는 사랑을 잃어버린 채, 옛날을 더듬는다. 세월이 약이 아니라, 놀랍게도 우리를 아프게 했던 사건을 잊어버린 채, 과거를 더듬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우리가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은 가지고 있거나 가지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지지 못했다는 상실감을 조장할 수도 있다. (혹은 그 반대이거나) 

명확하지 못한 반대항보다 명확한 반대항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 그런 이유로 올림픽이 시작되었고 정치적 안정은 종종 스포츠의 활성화와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과거 회귀란 우리의 상실감 속에서 싹트고 자신도 모른 채 십 년 전, 이십 년 전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 마음의 퇴보란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새 우리 행동도 보수적으로, 과거 회귀적으로, 시대 착오적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마치 사랑을 잃어버린 채, 그 어느 사랑도 받아들이지 않고 오직 자기 혼자만 상처 입었다는 마음을 가진 채... 

사랑은 가고 옛날이 우리의 마음을 물들이지만, 우리는 내일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참 쉽지 않더라. 나이가 들어갈 수록 말이다. 





 

Comment +0


GE 변화 리더십 101 - 8점
심재우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몇 년 전 심재우 대표에게 원고 청탁을 했더니, 새로 나온 책 2권을 보내주셨다. 이 책은 그 중 한 권이다. 나는 이 때 한국 굴지의 텔레콤 회사의 사내보를 제작하는 곳의 기획 팀장으로 있었고, 여러 기업체의 강의나 컨설팅을 나가는 분들에게 자주 원고 청탁을 하고 있었다. 자주 경영/실용 서적을 읽었고 외국의 경영 아티클도 빠뜨리지 않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건성으로 읽었던 건 아닌가 싶다.

실은 방법은 다 알지만, 누구 그것을 언제, 어떻게 실행(execute)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평범한 사람도 성공 법칙과 실천 방법을 따르면 성공하여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스티븐 스콧의 말처럼, 법칙과 방법을 숙지하고 그대로 옮기면 된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대로 옮기고 실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고 있다.

어제 책을 읽고, 간단하게 요약해 자주 새겨볼 생각이다. (경제/경영/실용서의 경우 나는 보통 몇 시간 안에 다 읽는다. 몇 권만 읽어도 반복되는 내용이 많다. 그러나 지식이나 지혜에 대한 책이기 보다는 일종의 실행 지침서에 가깝기 때문에 반복해서 읽어 자기 것으로 습득하여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

1.
GE는 변화 리더십 파이프 라인 모델이 있다. 이는 각 단계별로 변화 리더십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역량을 분별/정의하고, 다음 단계로 진급하기 위한 리더십 역량을 교육 준비하고 각 단계별로 필요한 리더를 효과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체계이다. 쉽게 말해서 각 개인은 변화할 수 있고, 이 변화를 효과적으로 촉진하고 완성하기 위해 GE 나름대로의 교육 - 양성 모델을 가지고 있다. 훌륭한 학자가 되기 위해 그 개인에게 특정한 역량과 지식이 요구되듯이, 기업가에도 마찬가지다.

GE는 이 변화 리더십 파이프 라인 모델을 통해, 시스템적 사고Systematic Thinking, 지식 경영, 학습 조직 구조, 자생 시스템Viable System, 소프트 시스템적 사고Soft Systematic Thinking을 만들어낸다.

2.
변화 리더십 파이프 라인은 아래의 8가지의 세부 구성 요소가 있다.

- 개인적인 역할Role, 책임Responsibility, 업무의 정의Job Description
- 단계에서 새롭게 필요로 하는 사고 방식의 전환Paradigm Shift
- 스킬Skill
- 시간관리능력Time Managing
- 업무 가치Work Value
- 전환점Passage
- 업무 성공 평가 요소Successful Business Factor Evaluation
- 비즈니스 성공 개발 계획Successful Business Development Plan


3. 9-Box Leadership


* Vision Maker : "리더는 팀의 비전을 만들어야 하며, 비전을 사람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여 이해시키고, 조직 내에 비전이 살아 움직이도록 생명을 불어넣으며, 조직이 비전을 반드시 이루도록 해야 한다." (47쪽)

* Energy & Positive Thinking: "리더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낙관적인 생각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48쪽)

* Integrity : "리더가 팀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직함이 필수적이며, 투명성과 신용으로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50쪽)
"말과 행동이 다른 리더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계획도, 약속도, 꿈도 말뿐이다." (잭 웰치)

* Energize & Growh : "리더는 팀원들의 성과와 성취를 계속적으로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적절하게 지도하며, 성과와 성취를 통하여 자신감을 구축하는 기회로 삼아 팀을 발전시켜야 한다." (52쪽) - 평가Evaluation, 코칭Coaching, 자신감 고취Encouraging이 필요함.

* Communication : "탁월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대상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라보고,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며, 의문은 반드시 행동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팀원들과 열린 대화를 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54쪽)

* Edge(결단력) : "리더는 미래가 불확실하거나 불투명한 위기 상황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을 내리는 용기와 결단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움이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머뭇거리지 말고 신속히 결정을 내려야 하며, 결정에 따른 저항이나 불만, 불평에 정면으로 맞서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또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분석하여 신속하게 결단하고 대처해야 한다."(56쪽 ~ 57쪽)

* Excellence & Competency : "혁신적(도전적) 목표Stretch Goal"를 정해 이를 달성해야 한다. /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을 적정한 수준 이상 가지고 있으며, 차별화Differentiation이 필요하다." (58쪽 ~ 59쪽) 

* Execute & Risk-Taking : "리더는 위험을 감수하며 내린 결단을 실행하고 그 실행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해야 한다."(60쪽) 
"행동에는 위험과 대가가 따른다. 그러나 이 때의 위험과 대가는 안락한 나태함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장기적 위험보다는 훨씬 정도가 약하다."(존 F. 캐네디) 

* Sharing & Celebration : "리더는 팀원들과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정보 공유와 더불어 팀의 성과나 승리를 팀원들 모두와 함께 나누고 축하해야 한다. 팀원들의 성과나 좋은 결과는 항상 인정하고 축하하여 팀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62쪽) 


4. 변화 혁신 리더들의 변화 리더십 지도

이 책에서는 스티븐 스콧, 어니스트 섀클턴, 벤저민 프랭클린의 사례를 분석하여, 변화 리더십을 이루기 위한 지도(Map)을 그리고 있다. 다 어디선가 한 번 이상 들어본 내용이다. 하지만 듣는 이는 많지만, 이를 숙지하고 실행하는 이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나에게 당장 필요한 요소를 한 번 적어보았다. 

- 때를 기다리며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배양하며 미래를 준비하라 
 : 나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확실히 실패도 경험이다. 젊은 시절 성공하려하기 보다는 실패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그 실패를 끊임없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 신체적 건강과 에너지 
: 무조건 건강해야 된다. "리더가 건강해야 올바른 판단력으로 팀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 

- 가치 기준을 만들어라 
: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판단이나 행동을 할 때, 기준과 지침이 되는 자신만의 가치 기준을 만들어, 여기에 부합되는 것만" 행해야 된다.(86쪽) 

-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만들고 행동하고 습관화하라 
: 계획은 누구나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습관화까지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습관처럼 되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 시간을 최대한 아까고 활용하라 
: 시간은 돈(Money)이다. 이것은 진짜다. 특히 자신을 계발하고 변화시킬 시간은 더 그렇다.
 
- 훌륭한 대화 기술을 익혀라 
: 요즘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다. 말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지만, 협상에는 약하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나의 이익이 되는 것에 대한 주장은 삼가해 왔던 터라(유교적 배경 속에서 이는 금기시된 면도 없지 않다), 효과적으로 내 주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 봉사하는 삶을 살라 
: 늘 미루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일이다. 


5. 변화 혁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변화 리더십 지도 

이 책의 4장에는 개인이 변화 혁신할 수 있는 여러 실행 전략과 전술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매우 효과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서도 내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항만 적었다.  

* 비전Vision과 목표Goal 
- 구체적으로 표현 가능해야 하고 측정 가능한 수치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실행가능한, 현실적인 것이어야 한다.그리고 반드시 글로 써서 하루 2번 이상 소리내 읽어라. 

* Time Management 
- 일상생활에서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 필수 휴대 목록을 작성하고 활용한다. / 필수적인 물건은 항상 정해진 장소에 보관한다. / 출장이나 여행을 위한 목록을 작성하여, 필요할 때마다 활용한다. / 자주 사용하는 서류 양식은 컴퓨터 파일로 만들어 활용한다. / 서류는 분류하여 보관하고 리스트를 작성한다. 

* 리더가 추구할 21세기형 카리스마 Charisma 
- 침묵메시지
- 전달 능력 (프리젠테이션 능력)
- 듣기 능력
- 설득 능력 

* 시각화 능력
: "시각화 능력은 전달한 의견이나 내용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않고, 도형이나 그림, 사진, 차트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상대에게 이해력 전달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179쪽)


6. 수평적 파트너 관계의 커뮤니케이션 

관리자가 되고 난 다음, 특히 고민하는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책의 55쪽에서 56쪽에 걸쳐 Side by Side 식의 수평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10가지 방법이 정리되어 있다. 나에게 유용한 지침이 되었다. 

- 논리적인 머리만이 아니라 감성적인 가슴으로 말한다.
-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말한다.
- 상대가 정확히 알아듣도록 쉬운 말로 얘기한다.
- 대화가 부드럽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적절한 비유나 유머를 사용한다.
-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여 말한다.
-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라 상대의 협조를 구하는 말로 한다.
- 상대에게 충분히 말할 기회를 준다.
- 상대가 말하는 요점을 메모하며 관심 있게 듣는다
- 되도록 상대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다.
- 자신의 관점이나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과 기준으로 대화한다. 



그러나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7. 사람에 대하여
 
“슬로건이나 연설만으로는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그것은 변화가 필요한 곳에 적당한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가능하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다. 전략이나 그 외의 것들은 그 다음이다.” (잭 웰치)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읽으면서도 인재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정작 내가 과연 쓸모있는 인재인가에 대해선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듯 싶다. 실은 늘, 언제나 문제는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이 변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것도 쓸모가 없다.

그러고 보면, 나는 많은 책을 읽어왔고 그 책에 나와있는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다른 이에게 전달하기도 했지만, 내 자신의 변화에 대해선 무신경했다.

읽는 이에 따라선 이 책은 꼭 내용이 자주 반복되고, 어딘선가 읽은 듯한 내용이 나오는, 엉성한 다이제스트 판 책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꽤 유용한 정보들을 담고 있는 요긴한 책으로 읽혔다.

똑같은 책이라도 어떻게 읽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2009년은 변화Change하고 실행Execute하는 한 해로 만들어 보자. 성공Sucess는 그 다음 문제다.

Comment +0


약 3주 정도 매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냈다. 그리고 오늘 그 일을 끝냈다. 일은 많고 시간은 없었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고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내 책임이 될 상황이었다. 이래저래 일을 끝냈다.

일을 끝내는 그 날, 면접도 봤다.

이러는 동안에도 내 규칙적인 생활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루에 3시간을 잘 때조차 운동을 했다.

그 사이 나에게 예술의 역사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너무 반가웠다. 그 일로 인해 지쳤던 내 마음이 다소 상쾌해졌다.

그러고 보니, 나는 회사를 다닐 때 면접을 보고 들어갔던 적이 없다. 면접이라고 해 봐야, 사장, 혹은 담당 임원과의 약식 인사 정도였다. 한 번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원만했고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사람을 뽑아본 경험이 있는 터라, 사람 뽑는다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면접은 미리 주어진 어떤 상황 속에서 업무 처리에 대한 것과 나머지는 집단 토론 후 결론 도출이었다. 첫 번째의 경우에는 나쁘지 않았다. 두 번째의 경우에는 꽤 난해했고 인사담당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무척 흥미로웠다. 주어진 시간 내에 결론을 도출해야 되는데, 결론 도출을 하지 못했고, 실은 가상의 상황이긴 했지만, 결론을 도출하기 매우 어려운 주제였다.

면접을 끝내고 나니, 점심 시간이었다. 하지만 난 급하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 3주 간 날 괴롭혔던 일의 마지막 마무리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늦게 그 일을 끝내고 난 다음, 다음 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기억이 나지 않을 상태까지 술을 마셨고 어제는 종일 방바닥에 누워 지냈다.

그렇다고 해서 규칙적인 생활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단지 하루 정도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폐인처럼 지낼 필요가 있었다. 너무 급격한 변화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어젠 아주 편한 마음으로 뻗어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오전 7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일어났다.

요즘 내 변화가 무척 신기하고 반갑다. 방황하는 영혼이라든가, 우연스러운 행운, 불안감을 숨긴 미소 같은 것과는 무관한, 논리적이고 꼼꼼한, 규칙적이며 예외없는, 일사분란하고 예상가능한 어떤 일상을 만들고 있는 내가 매우 흥미롭다.



Comment +1

  • 미 섭 2008.12.08 00:26 신고

    [일상]의 박제 인간들
    [일상]에 박제 된 인간들

    나도
    '튼튼한 어른으로 자라'나
    언젠가
    저런 '견고한 경지에 이르르겠지'...


오늘도 새벽 5시에 잠을 깼다. 무슨 이유에선지, 요즘 들어 새벽에 반드시 잠을 깬다. 생활을 바꾼 탓인가. 실은 지난 주부터 자정에서 새벽 한 시 사이에 반드시 잠자리에 들며, 오전 8시가 되기 전에 눈을 뜬다. 오늘 아침엔 7시가 약간 지난 시간에 일어나, 곧바로 동네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을 했다. 지난 주 월요일부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 운동을 했다. 이런 식으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최근 생활을 바꾸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가, 나에게 알람시계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난 정확하게 하루에 7시간을 잠을 잔다. 그래서 언제 잠을 잤는지 알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7시간 이후에 눈을 뜬다는 것이다.

지난주에 술을 두 번 마셨으나, 다음 날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그쳤다. 어젠 술이 그리 댕기지 않았으나, 같이 계셨던 분이 워낙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거절하지 못했다.

나의 이런 흥미로운 변화가 어디에서 연유했는지는 일 년 정도 후에나 알 수 있겠으나, 내가 뜻하는, 어떤 소망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활 패턴을 바꾸고 난 다음, 알게 된 사실이 또 있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내가 계획했던 일들 대부분을 제 시간에 못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깨어있는 시간들 중 약 10% 이하만 낭비되는 시간 정도로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시간 관리란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과 시간의 양을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객관적으로 특정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여기에 맞추어 일정을 짜야한다. 말은 쉽지만, 이게 어디 쉬운가. 특히 나 같이 잡다한 관심사를 가진 이에겐 특히나.

Comment +0

Comment +1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건 신중을 가장한 우유부단함과 배려를 가장한 겁 먹은 눈빛, 그리고 상처입는 것을 두려하는 소심스러움이다. 반대로 줄어드는 것도 있으니, 그건 열정이요, 희망이요, 도전이며, 뜨거운 사랑이다.

가끔 나이든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스무살의 내가, 지금의, 서른 다섯의 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아웃룩을 정리하다가 읽은 글이 마음에 걸린다. 너무 걸린다. 내가 변해야 한다. 내가.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김정남


최근 나는 아주 오랜 방황 끝에, 남아 있는 생에 지침이 될 수 있는 좋은 ‘말씀’ 하나를 찾아냈다. 이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사원에 묻힌 어느 성공회주교의 묘비명으로 쓰여져 있는 글이라고 한다.
 
“내가 젊고 자유로워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마지막 시도로 나는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 변화했을지…”




 

Comment +0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1. 책 읽는 병든, 그러나 고귀한 우리들 책을 읽는 여인(안지오의 소녀) 이탈리아 안지오Anzio에서 나온 그리스 조각 복제본(대리석)으로 기원.....

보들레르의 수첩, 보들레르

보들레르의 수첩 샤를 보들레르(지음), 이건수(옮김), 문학과지성사, 2011년 1846년 산문과 1863년 산문이 함께 실려있고 죽은 후 나온 수첩까지 실린 이 책은 기억해.....

경쟁 우위의 종말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리타 맥그레이스

경쟁 우위의 종말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리타 군터 맥그레이스(지음), 정선양, 김경희(옮김), 경문사 "소니는 스스로 경쟁우위의 함정에.....

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단테 - 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좋은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찌른다. 이종인 선생의 번역도 .....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지음), 강주헌(옮김), 아르테, 2015 누구나 자신의 관습에 속하지 않은 것을 야만적인 것.....

요즘 근황과 스트라다 로스터스 STRADA ROASTERS

안경을 바꿔야 할 시기가 지났다. 나를, 우리를 번거롭게 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 신경쓰이게 한다. 글자가 흐릿해지는 만큼 새 책이 쌓이고 잠이 줄어드는 .....

반듯이 누워

반듯이 누워 밑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얇게 흔들리는 콘크리트 건물의 건조함에 묻혀 아주 짧게 내 삶을 되새기며 슬퍼한다. 이름 모를 바람이 들어와 잠시 내 몸 위에 살짝 앉았다.....

촘스키, 끝없는 도전, 로버트 바스키

촘스키, 끝없는 도전 로버트 바스키(지음), 장영준(옮김), 그린비 노엄 촘스키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지만, 그의 언어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대체로 우리에게 .....

헤밍웨이의 말, 헤밍웨이

헤밍웨이의 말 헤밍웨이(지음), 권진아(옮김), 마음산책 헤밍웨이가 너무 유명했던 탓에, 내가 그를 읽은 건 고등학생 때였다. 이것이 세계문학전집의 폐해다. 헤밍웨이의 소설들.....

데이비드 밴 David Vann 인터뷰 중에서 (Axt 2017. 11/12)
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현충일 국립묘지 방문기
현충일 국립묘지 방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