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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간단하게 햄버거로 처리하고 도로를 걸었다. 작은 분수와 가로등에 달라붙은 채 갓 핀 꽃을 보여주고 있는 화분들을 보면서 참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점심 시간 길가로 쏟아져 나왔다가 다시 사무실로 향하는 사람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지만, 그 웃음도 참 비현실적이었다.


모두, 우리들의 비극적 상황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모른 척할 것이고, 모른 척 하던 사람들이 다 죽고 도시는 폐허가 될 것이다.

이런 도시는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실크로드를 따라가다 보면 많이 만날 수 있다. 이젠 성채만 남아 부서지는...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과거는 과거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본다. 변화를 거부한다. 세상은 변하지 않고 정지해있다. 그들은 마치 파르메니데스의 후예들 같다. 아직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믿고 있다. 자리는 고정된 것이고 사람은 변하는 것이니, 고정된 자리에 사람을 끼워맞추면 된다.


하지만 한국이 이토록 엉망이 된 것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실은 정 반대다. 자리에 맞는 사람을 만들 수 있는 교육(훈련)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나는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국가가 되기 위해선 몇 백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 이름만 남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 ..





커피향은 은은하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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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파트 하나 얻어 혼자

고양이 키우면서 살고 싶다. 

고양이 먹이 주면서 아침 떠오르는 해를 쳐다보며 삶을 비관하고 싶다.

순환적 역사관을 굳게 믿으며 내 생 다시 꽃 필 날 있을 거라고 믿으며 그렇게 혼자 살고 싶다.

봄에는 이름 모를 꽃향기가 스며들고

가을이면 낙엽 지는 소리가 들리는 그런 아파트였으면 좋겠다.

여름에는 바람은 불되, 아무도 찾지 않는 아파트이면 좋겠고

겨울에는 눈이 쌓이고 

밤의 하늘이 낮게 드리우고 

사랑하는 여자만 찾아오는 그런 아파트였으면 좋겠다.


그런 작은 아파트에서, 오래된 오디오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말러나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살고 싶다.

낮고 긴 서가에 빼곡히 꽂힌 책들 중 한 권을 꺼내 

오후의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에 앉아 책을 읽으며 살고 싶다.


그렇게 나, 그렇게 혼자 고양이 키우며 

세상을 증오하고 삶을 비관하며 사랑을 믿지 않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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