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아프고 머리는 복잡한 일요일 오후다. 종일 집에 틀어박혀 청소하고 커피마시고 음악 들으면 보내지만, 몸은 무겁고 영혼은 쓸쓸하기만 하다. 주중 내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탓에, 담배를 좀 피웠더니 금세 목이 칼칼해졌다. 한 여름날과 같은 더위는 내 땀샘들을 자극하고 낮게 지나는 구름들은 내 마음의 세포들을 주눅들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재즈 시디를 찾다가 못 찾고 유튜브 동영상을 옮겨놓는다. 음악을 들으며 맥주 한 잔 마시려고 했지만, 음주에의 욕구를 꾹 누른다. 잘못 걸려온 전화가 유일한 일요일이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보내는 하루도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의례히 유쾌하고 활기 있어야 할 일요일일 땐, 기분이 상하기도 하는 법이다. 다음 주 일요일엔 전시라도 챙겨보고 와인이라도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