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카드는 역시 정치판은 흥미진진하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다만 이 흥미진진함의 주인공이 현직 대학 교수이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가 2학기 때 담당하기로 예정되었던 과목들은 줄줄이 폐강되었고 학생들의 푸념은 들리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불과 몇 년 사이에 이 나라는 놀랄 만큼 달라졌다. 더 웃긴 것은 '잃어버린 10년'을 만들었던 두 전직 대통령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세상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그 어떤 불평불만도 제기하지 않는 듯 보인다. 도리어 불평불만을 제기하려고 하면, 나에게 '조심해라'고 충고한다. 달라졌다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권력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을 궁지로 몰고 소통을 방해하고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