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 18

아트페어 준비

이제 2주만 있으면 아트페어 오픈이다. 작년보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후원 부분에서는 다소 모자란다. 실은 내가 좀더 많은 시간을 내어 움직였다면 좀 나았을 거란 생각을 해보지만,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는 구조였다. 어젠 회의를 끝내고 집에 오니, 새벽 4시였다. 심하게 허기를 느꼈지만, 참았다. 일요일 아침, 몽롱한 상태에서 쳇 베이커의 보컬을 듣고 있다. 오랜만이다. 익숙하고 정들었던 음악을 들으면 맥주 생각이 나는 무슨 까닭일까. 누구의 말대로, 까페를 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일일까. 스폰서 알아 보고 까페 할까. 하긴 갤러리 까페하면서 내 요리에 와인 팔고 좋은 음악 틀면... 이런 철부지 같은 공상은 종종 지친 몸과 마음에 잠깐의 도피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전시장 부스 구성이 나왔다. ..

아트페어 준비와 구인

낮에는 Web Service 회사엘 다니고 있다. 그리고 나는 동시에 여름에 할 아트페어(Korea Art Summer Festival 2009) 준비도 하고 있다.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트페어 준비는 주로 주말에 한다. 그러나 이것도 내가 시간이 빌 때에나 가능할 뿐. 사정이 이러다 보니, 아트페어 준비 일이 많이 밀렸다. 이런 연유로 아트페어 쪽 일을 도와줄 친구를 구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어렵다. 대학을 졸업한지 몇 년 이내인, 경험은 적으나 배우려는 열정이 넘치는 여자 친구로 뽑으려는 중인데, 막상 일이 어렵게 느껴진 탓인지 힘들게 뽑은 한 친구는 일을 좀 같이 해보려고 하니, 하기 어려울 것같다고 말한다. 아트페어 기획이나 운영을 한 번 경험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배울 수 있을..

파리의 미술축제, FIAC에 가다.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피악(FIAC, The Foire Internationle d'Art Contemporain)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와 루브르에서 열렸다.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를 이틀 연속 방문해 모든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본 것과 비교한다면, 이번 피악 방문은 너무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피악이 열리고 있는 그랑 팔레(Grand Palais) 정문. 지난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 곳 그랑 팔레를 비롯해, 루브르 박물관 내의 전시 장소(Cour Carree Du Louvre), 튈리즈 정원(Jardin Des Tuileries)에서 열렸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공간의 특성 상, 작품 하나하나에 주위를 기울이기 매우..

2008년 독일 아트.칼스루헤 - 2

테이블 위에 놓인 낯선 요리를 본다. 꼭 이국의 젊은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눌 듯한 느낌이다. 포크로 조심스럽게 하나를 찍어 먹는다. 창 밖으로 어둠이 내리고 비가 내린다. 한 나라의 요리는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하지만 내 천박한 허기는 낯선 요리를 깊게 음미할 기회를 여지없이 박탈해버린다. 마치 대부분의 소년들이 가진 거칠고 사나운 욕정이 순결한 사랑을 고백하는 소녀들에게 상처를 내듯이(아니면 그 반대든지). 낯선 요리에 반한다는 것은 이국의 대기와 대지 속에 온 몸의 감각을 맡기는 것과 같다. 독일 요리는 순박하다. 화려한 기교나 장식은 없다. 낯선 이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수줍은 듯 말을 건네다가, 상대의 호의를 느끼는 순간 편한 미소로 다가온다. 독일의 요리는 이런 모습으로 우리 ..

2008년 독일 아트. 칼스루헤 - 1

해마다 겨울이면 조용하고 은밀한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그것은 곱고 차가운 햇살 아래에서 다듬어지며, 창 밖의 불길한 어둠을 가르며 내리는 흰 눈으로 감추어진다. 가끔 깊고 무거운 막다른 골목길까지 걸어 들어오는 행인의 구두 밑에서 사각대는 눈 소리는 내 사각의 방이 가진 쓸쓸한 온기를 터질 듯 한 컷 부풀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기 전, 서울엔 눈이 내렸다. 그것이 내가 올해 본 마지막 눈이었다. 곧바로 Art. Karlsruhe가 열리는 Messe Karlsruhe로 갔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중이었고, 유럽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이미 와서, 전날 항공화물로 도착한 작품들을 꺼내 놓고 작품을 전시장 벽에 설치하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작품을 설치하다가 미리 예약해놓은 호텔로 갔다. ..

독일, 칼스루헤 Karlsruhe

2월 26일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3월 5일에 돌아왔다. 그 사이 할머니께서 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서울에 돌아오니, 그 사실이 주위를 떠나지 않으면서 날 아프게 했다. 부쩍 나이가 들어버린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말씀이 없어셨고 이미 창원에는 봄이 온 듯 따뜻하기만 했다. 독일 칼스루헤는 신기한 듯 조용하고 깨끗했다. 국제 아트 페어라고 했지만, 모든 자료들은 독일어로만 제공되었다. 의외로 영어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적었다. 역시 유럽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에 들었다.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이 있었고 사적 공간의 폐쇄성을 의식한 듯 독일인들은 대화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버마스의 이론은 나오게 되는 계기도 이러한 독일의 특수성에 기인한 듯했다. 독일인들은 친절했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에 비..

Contemporary Istanbul 2007 art fair

오늘 오후 2시에 출국한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가 다시 이스탄불로 가는 여정이다. 이스탄불 공항 세관에 낼 서류들을 준비하고, 짐을 꾸렸다. 우습게도 해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 때문에 해외에 처음 나가면, 계속 일 때문에 나가게 되는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하긴 내년에도 계속 일 때문에 나가게 될 예정이니. 이번 일을 준비하면서 영어가 조금 늘긴 했으나, 아직 간단한 생활 영어 수준이다. 가서 어떻게 설명은 할 것같은데, 행정적인 절차가 다소 걱정이긴 하다. 영문 보도 자료도 만들어야 하는데, 미처 챙기질 못했다. 의외로 할 일이 많아, 시간에 쫓겼다. 그 사이, 돈을 벌기 위해 원고 집필 때문에 더 바빴다. 또 감정적인 혼란 상태에도 여러 번 빠져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

예술의 우주 2007.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