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무의식 3

자본의 무의식, 박현옥

자본의 무의식 박현옥(지음), 김택균(옮김), 천년의상상 23년 늦은 봄부터 읽기 시작해 가을이 되어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펼쳐 보이는 박현옥 요크대학교 교수의 접근이 일반적인가, 설득력은 있는가는 뒤로 미뤄두더라도, 상당히 파격적이고 놀라우며, 어쩌면 서글픈 현실 직시같다고 할까. 그만큼 자본주의가 강력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에드워드 챈슬러는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인류 최초의 문명에서부터 시작된 금리(화폐의 시간 가치)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화폐와 금리로 이루어지는 경제 시스템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와 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금리에 기반한 화폐 경제에 대한 반복된 거부, 혹은 비판적 접근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엘런 호지슨 브라운은 (이재황 옮김, 이른아침, 200..

2023년 책들의 기록, "왜 읽는 걸까?"

2023년 책들의 기록, "왜 읽는 걸까?"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라고 강유원 선생은 에서 이야기하지만, 책 읽는 인간들은 정말 병이 든 걸까. 정말 아픔을 참으며 자신이 병이 든 사실조차 모른 채 책을 읽는 걸까. 아니면 병 들었음을 알기에 책을 읽는 걸까. 스티븐 핑커는 를 통해 인류는 폭력성과 싸우며 나은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역설하지만, 너무 쉽게 낙관하는 건 아닐까. 소수의 인간들은 병 들어 자신의 무력함을 숨기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강조해 왔으며 여기에 현혹된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책 읽기는 인류 문명의 버릴 수 없는 문화가 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어린 알렉산드로스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

책들의 우주 2024.01.06

자본의 무의식

남북한 밖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는 중국인, 유태인, 이태리인, 인도인 다음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디아스포라 집단을 이루며 본국의 인구 대비 비율로는 이스라엘 다음으로 두번째이다. - 박현옥, , 185쪽(김택균 옮김, 천년의 상상) 캐나다 요크대학교 박현옥 교수의 책 을 읽으며 한국인 디아스포라, 그 기원과 역사, 의 숨겨진 의미, 만주 이주의 역사나 배상의 정치학 등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영정조 르네상스에서 바로 세도정치 체제의 전환, 개화개방과 쇄국을 오가던 구한말 위기, 한일 합방의 이후의 일제 식민지가 이어지듯, 어쩌면 이번 정권이 그러한 몰락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함께 하면서 말이다. 거의 육백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자본주의와 새로운 형태의 통일에 대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