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근원수필 (보급판) - 김용준 지음/열화당 새 근원수필(近園隨筆) (근원 김용준 전집 1권), 열화당 며칠이고 조용히 앉아 길게 읽을 책을 띄엄띄엄 산만하게 읽은 탓일까, 기억나는 것이라곤 오늘 읽은 술 이야기 밖에 없다. “예술가의 특성이란 대개 애주와 방만함과 세사(世事)에 등한한 것쯤인데, 이러한 애주와 방만함과 세사에 등한한 기질이 없고서는 흔히 그 작품이 또한 자유롭고 대담하게 방일(放逸)한 기개를 갖추기 어려운 것이다.” “술에 의하여 예술가의 감정이 정화되고, 창작심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것은 예술가에 있어 한낱 지대(至大)의 기쁨이 아니 될 수 없을 것이다.” (199쪽) 내가 기억나는 문장이 이렇다 보니, 인상적이었던 단어 또한 매화음(梅花飮)이었다. 뜻은 매화가 핌을 기뻐하여 베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