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소설집, 창비 쉽게 읽히는 문장, 가끔 보이는 재치 있고 재미있는 표현, 하지만 그 정도? 나라도 혹평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이 젊은 소설가에 대한 평가는 찬사와 열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김애란의 소설들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것은 무덤덤한 관찰의 시선이다. 무덤덤하게, 나(주인공)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식으로, 적극적 행위의 주체로 나서지도 않고, 극적인 심리적 갈등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더구나 정치경제학적 환경마저도 벗어나, 이 세상, 이 사회에 대한 아무런 불만도 표출하지 않은 채, 그저 특정한 위치에 서서 바라보기만을 계속할 뿐이다. 심지어는 추억도 없다. 미래도 없다. 과거가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은 상상이거나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