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살인과 사형

지하련 2010. 11. 10. 10:52


"오늘 사형 평결은 정의에 관한 문제이지 결코 보복의 차원이 아닙니다. 보복은 신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문명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 결정입니다. 이 사건이 준 상처는 마치 날카로운 날을 갖고 있는 구멍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날은 무뎌지겠지만 여러분 가슴과 영혼속의 구멍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내 아내는 정말 선한 간호사였습니다.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 어린 환자들이 찾아오면 성심을 다해 돌봐주곤 했습니다. 막내 딸은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던 천사같던 아이였습니다. 큰 딸은 똑똑하고 미래가 창창한 아이였습니다."


하루에도 무수한 사건들이 일어나, 여과없이 TV/신문/인터넷을 통해 보여지고 알려지는 요즘, 모든 슬프고 나쁜 일들은 거짓말처럼 타인의 일들이 되어버렸다. 모든 슬픈 일들은 스크린 위의 영상이 되어버렸고, 나의 일상은 그것과는 무관한 것들이 되어가고 있다.

종국에는 일상의 현실이란 마치 작은 어항 속 금붕어처럼 사방으로 닫힌 공간 속의 반복되는 어떤 것이 되고, 나머지 것들은 우연이거나 나의 현실이 아닌, 상상이거나 공상, 헐리웃 영화의 한 장면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저 거대한 그들이 원하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사형이라는 제도도 마찬가지다.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에게 사형은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행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현실과 가상, 불행과 인권, 나와 너, ... ... 갑자기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결국 나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했고 결론 내린 것도 없었다. 고작 이 짧은 단상 이외에는.

짧은 기사를 링크한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818559 

기사 중에 언급된 캔자스 사건은 아래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다. 트루먼 카포티의 소설, '인 콜드 블러드'
http://intempus.tistory.com/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