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안 좋은 일

지하련 2003. 11. 2. 14:56
안 좋은 일을 당했다. 당황스러웠고 수습이 되지 않았다. 예상보다 빨리 회사를 그만두어야할 것같다. 내가 수습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감정적으로 슬프고 육체적으로 고단한데,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또다시 실감했다. 울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타인들 앞에서 운다는 건 구차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가치없는 일이기도 하다.

감정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그만큼 인간은 허약하다. 워홀 식의 '가면 가리기'에 익숙해져야 겠다. 상처입지 않기 위해 상처를 주지 않았고 받은 상처를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때때로 보여주고 싶은 이가 생기긴 하지만, 지극히 계산적이면서 전략적이다.

이번 겨울, 사각의 방에서 갇혀 지내게 될 듯하다.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할 생각이고 불어 공부를 다시할 것이다.

이번 겨울, 나의 방으로 놀러올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시디 한 장과 공시디 한 장과 라면 몇 개, 칠레산 포도주 한 병 정도면 좋겠다. 치즈는 내가 하나 사서 두어야 겠다.

이번 겨울, 난 혼자 사각의 방에 갇혀지낼 예정이니, 늘 사람들이 그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