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고고학자와 함께 하는 이집트 역사 기행, 요시무라 사쿠지

지하련 2004. 8.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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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와 함께 하는 이집트 역사 기행
요시무라 사쿠지 지음, 김이경 옮김, 서해문집





이집트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다. 피라미드에 대해서, 투탕카멘에 대해서, 스핑크스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 예술에서 최초로 ‘카논’이 등장했고(그리스가 아니라) 여성에게 왕위계승권이 있었으며 피라미드를 만들었던 이집트 사람들이 행복했다는 사실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너무 자주 들었기 때문에 자세히 알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종류의 지식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집트와 관련된 것들이 아닐까 싶다. 가령 지금 세계 지도 속에 이집트라는 나라가 있기 때문에 이 나라가 기원전부터 계속 있어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기원전 343년에 이집트인들이 다스리는 이집트라는 나라는 세계 지도 상에서 사라졌다가 1922년에서야 이집트인들의 나라가 다시 세워진다. 23세기 동안 이집트인들은 나일강 유역을 떠나지 않았지만, 이집트라는 나라는 없었다. 실은 이런 이야기들은 이 책 속에 포함된 여러 재미있는 것들 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집트의 역사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고(고작 정면성의 원리와 기하학주의, 아케나톤 시대의 인상주의 정도) 빠른 시간에 이해를 구해야 할 필요로 인해 서점에서 몇 권의 책들 중에서 이 책을 골라 읽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책이었다. 이집트에 관심 있는 다른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도 무리 없는 책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이집트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교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특히 저자가 이집트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고고학자라는 점이 이 책의 내용을 더욱 신뢰케 만든다. 이 여름, 이 책 한 권으로 이집트 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