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밤Enchanted Night>>, 스티븐 밀하우저 Steven Millhauser, 1999.(윤희기 옮김, 아침나라, 2000)
짧고 서정적인 문장. 하지만 소설의 첫 장이 불러일으키는 감동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는다. 왜냐면 어느 여름 밤의 풍경을 병렬적으로 나열해놓았을 뿐, 어떤 스토리나 사연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밤의 합창
이 밤은 계시의 밤. 인형들이 깨우는 밤. 다락방 몽상가의 밤.
숲에서 피리 부는 자의 밤.
(11쪽)
문장 하나 하나는 간결하고 깊다. 영어로 된 원작을 읽고 싶어진다. 그러나 소설이 가져야하는 미덕을 이 소설은 갖추지 못했으니 선뜻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