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 449

키스 해링Keith Haring 展, 소마미술관

POP: ART SUPERSTAR KEITH HARING 2010 SEOUL http://www.haring.co.kr/ 아열대성의 더운 습기로 가득 찬 대기 아래, 거친 땀냄새를 풍기는 인파를 스치며, 도착한 소마Soma미술관. 종종 괜찮은 전시로 사람들을 모으는 미술관. 다소 한적한 미술관 근처 풍경과 달리 미술관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키스 해링Keith Haring.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은 어디선가 다들 한 번씩은 보았을 것이다. 형편없이 말하자면, 상업미술의 거장이라고 할까. 그의 말대로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이다(키스 해링 재단에서 상품들을 한정 수량만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대중적이면서 그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 그의..

미술시장은 회복세?

크리스티는 올 상반기에 25억7000만달러의 미술품을 팔아 거래 총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43% 뛰었다. 이는 크리스티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거래 총액이다. 특히 전체 거래 총액 가운데 경매가 아닌 개별 판매를 통한 규모가 2억7410만달러로 33% 이상 증가했다. -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 돈 몰린다(매일경제신문, 8월 5일) 오랜만에 세계미술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가 실렸다. 국내 미술 시장도 그런 것처럼 보인다. 올 상반기 서울옥션의 경매 실적은 209억6500만원(낙찰 총액 기준)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148억원, 하반기 107억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실적이다. K옥션 실적도 급증했다. 올 상반기 16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96억원, 하반기 114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 세계..

작가의 성실성과 미술의 대중화 - 홍경택 인터뷰 중에서 (2010년 봄)

홍경택_해골_캔버스에 유채_200×200cm_2008 가끔 구입해 보는 'Trans Trend Magazine' 2010년 봄호에 홍경택 작가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의 작품은 워낙 유명한 지라 전시장과 여러 옥션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다. 탁월한 감각으로 장식적이면서도 뚜렷한 메시지를 가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더 유명한 것은 작품 가격일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직적인 작품가 상승이 일어난 가장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홍경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이 인터뷰를 읽는 동안, 그의 작품 가격은 그다지 중요해 보지 않았다. 미술 시장에서 작품 가격이 중요하긴 하지만, 종종 우리는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도 한다. 내가 읽은 인터뷰에서 홍경택은 현재 미술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그리..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 - 2010 올해의 작가: 박기원

Who’s Afraid of Museums? - Artist of the Year: Kiwon Park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 - 2010 올해의 작가: 박기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2010. 4. 6. – 5. 30. 나는 공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품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보다 공간 속의 작품, 즉 공간과 작품이 중립적이기를 원한다. 나는 이미 만들어진 환경이나 풍경은 그대로 있고, 그 위에 ‘미세한 공기의 흐름’, 팔의 솜털이 움직이듯 한 미세한 바람처럼 어떤 자극도 없어 보이며, 방금 지나친 한 행인의 기억할 수 없는 모습과 같은 최소한의 ‘움직임’을 원한다. – 작가 노트 중에서 무더운 날씨였다. 아무런 계획 없이 그냥 미술관으로 향했다. 실은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다. 늘 보아오던 작품..

서울포토2010 (Seoul Photo 2010)

전시 기획, 특히 대형 미술 전시 기획의 어려움은 수익만 쫓아가는 비즈니스의 속성, 그리고 그것과 무관하거나 아직 한국적 풍토와 잘 맞지 않는 예술성, 작품성을 서로 만나게 하는 데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아트페어도 마찬가지다.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포토2010도 그런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 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트페어에도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이 존재한다. 결국엔 공통된 관심사와 목적, 팀웍이 중요하다. 내가 갤러리스트로 나갔던 아트페어, 혹은 주관했던 아트페어에서 결국 중요했던 것은 팀웍과 참가한 작가나 갤러리의 작품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마인드였다. 적고 보니, 참 어려운 일이었음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서울포토201..

아르보 페르트 'Credo'

[수입] 아르보 패르트 : 크레도 (피아노,혼성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 Helene Grimaud/DG 일요일 아침 커피를 내려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 몇 권의 잡지를 읽으면서 아르보 페르트에 가 닿는다. 엘런 그뤼모의 이 앨범은 '아르보 페르트'만 연주한 앨범은 아니다. 시디의 대부분은 베토벤의 'The Tempest'와 'Choral Fantasy'로 채워져 있으며 마지막 연주곡이 아르보 페르트의 'Credo'이다. 현대 작곡가들 중에서 보기 드물게 종교음악에 심취한 아르보 페르트는 기독교적 경건성이 현대 음악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표현되는가을 극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의 1968년도 작품인 'Credo'는 그의 초기 음렬주의를 버린 최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I..

일요일 아침의 브람스와 슈베르트

Artur Rubinstein의 피아노, Henryk Szeryng의 바이올린, Pierre Fournier의 첼로. 그리고 브람스와 슈베르트. 탄자니아산 원두로 내린 커피.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온 회사 워크샵. 내가 변해야 상대방이 변한다는 오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어떤 관계. 나에게 있는 리더십과 없는 리더십.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어수선한 마음은 다시 이어지고.. 마치 사막 한 가운데를 흐르는 나일강의 쉼 없는 물길처럼. 활짝 핀 꽃잎처럼 부드럽고 37도씨의 적절한 따뜻함을 지닌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2010년의 봄날. … 텅 빈 집에서 브람스와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는 일요일 아침. 음악마저 없었다면 생은 참 끔찍했을 것이다. [수입..

조르주 루오 - 신성과 세속

조르주 루오 - 신성과 세속 2009. 12. 15 ~ 2010.3. 28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F 비가 내릴 듯한 색채의 대기 - 흐린 날씨. 북쪽 대륙으로부터 밀려든 짙은 구름들. 거친 아스팔트 도로 옆의 커피숍. 일요일 오전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전시를 보는 것이 이젠 특별하게 변해버린 어느 직장인의 일요일 오전. 조르주 루오를 그 때 만났다. 전시장 입구는 인파로 빽빽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조르주 루오를 만나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다니! 하지만 아니었다. 1층에 인상주의 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 미술관 앞 길게 늘어선 줄은 서울이 마치 대단한 예술의 도시처럼 느껴지게 했다. 이 열기가 다른 전시들에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조르주 ..

미술 시장에 대한 단상 - 서울오픈아트페어를 보고

2000년대 중반 전 세계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대단한 호황이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서울옥션, K옥션을 비롯하여 수십개의 아트 옥션 회사가 생기고 새로운 갤러리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떤가. 소리소문없이 아트 옥션 회사가 문을 닫고 갤러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직 사람들은 그러한 호황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미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올까? 2006년, 2007년과 같은 시기가. 나는 단호하게 그런 시절은 오지 않고, 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미술 작품을 오직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을 때, 실패하기 가장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어찌 어느 순수한 영혼의 치열한 결과물을 돈으로..

야니스 크세나키스 iannis xenakis

2005년 늦은 봄에 올린 포스팅을 새로 올린다. 야니스 크세나키스. 그리스가 자랑하는 현대음악 작곡가다. 얼마 전 나이브에서 야니스 크세나키스 박스 세트를 구입했다. 놀라운 박스 세트였으며, 지금 듣고 있는 동안 흥분과 전율을 감출 수 없다. 그 박스 세트에 대한 리뷰는 다음에 올리기로 하고, 몇 년 전 글이긴 하지만, 다시 올린다. * * 현대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고작 해봐야 에릭 사티나 바르톡 정도. 뽈 발레리는 '회화만한 지적인 예술은 없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지적인 것들의 대변자라 할 수 있는 수(수학)로 바로 옮길 수 있는 예술은 회화가 아니라 음악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양 중세 시대 내내 조형 예술이 철저하게 무시당한 것에 비해 음악은 신의 세계를 반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