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Monichot, Bordeaux, 2002 Chateau Monichot Cotes de Bourg Bordeaux 2002 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설명에, 라벨 디자인의 복잡한 고풍스러움에 구입했으나, 강한 신 맛에 기대했지만, 그 기대를 어긋나게 한 와인이었다.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다소 쓰고 신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다. 프랑스에서 나는 유기농 와인에는 라벨 옆에 ECO CERT 스티커가 붙어있다. 참고하시길. 이마트에서 만육천원 정도에 구할 수 있다. 지하련의 우주/味적 우주 2006.04.13
우울氏의 一日 비가 온다고 하더니, 하늘은 흐리기만 할 뿐 기척이 없다. 하루 사무실에서 엎드려 잠을 잤더니 몸 여기저기가 쑤시는 듯 하다. 세수를 하고 진한 커피 한 잔을 해 마신다. 그리고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3곡을 무한 반복시켜 놓고 4월 1일 토요일의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다. 어젠 술이 고파,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다. 예전에 많던 그 친구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며칠 전 교보문고에 가서 함민복의 '눈물은 왜 짠가'를 샀다. 그리고 오늘 책들이 쌓여있는 구석에서 함민복의 '우울氏의 一日'을 꺼낸다. 1990년 10월 초판, 1991년 1월 2쇄. 이 때만 해도 시집이 잘 나갔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얇게 웃는다. 우산처럼 비가 오면 가슴 확 펼쳐 사랑 한번 못 해본 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 가슴을 말..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4.01
Vivre sa Vie Vivre sa Vie Jean-Luc Godard. 1962. (자기만의 인생 또는 'My life to live', 'It's my life') Un Bistrort - Nana Veut Abandonner - Paul - L'appareil a sous (술집 - 나나 떠날려고 한다 - 폴 - 절망한다) 그녀가 담배를 피운다. 커피를 마신다. 영화를 본다. 포도주를 마신다. 눈물을 흘린다. 키스를 한다. 옷을 벗는다. 거리를 걷는다. 날 쳐다본다. 그리고 …… 그리고 …… 죽는다. 『Vivre sa Vie』는 죽음에 대한 영화다. 한 여자의 죽음. 한 사랑의 죽음. 한 인생의 죽음. 한 단어의 죽음. 그 죽음은 분절되어진 12개의 부분들로 이루어 져 걸어가고, 소리는 끊어졌다 음악으로 이어지고, 그..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3.30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술에 잔뜩 취해 필름이 끊어진 나이많은 국회의원과 그 옆에 앉은 젊은 여기자. 그리고 그 안의 다른 많은 사람들. 다들 술에 취해 노느라 정신없는 이들. 그러다가 이 여기자 소리를 지르며 나간다? ---- 내가 궁금한 건 최연희 의원이 성추행했는가, 하지 않았는가가 아니다. 필름이 끊어진 상태에서 노래방 문화에 익숙한 나이가 지긋한 한국 남자가 바로 옆자리에 젊은 여자가 앉아 있으면 누구라고 생각하겠는가? 결론은 '이런 문화를 없애자'이거나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자'로 모아지고 있다. 아무도 '노래방 문화'에 대해 지적하거나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술 마시는 문화'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는다. 더구나 왜 *당 주요 관계자들과 *일보사 ..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3.28
돈 컴 노킹 샘 셰퍼드, 그가 그렇게 늙었는지 몰랐다. 영화 속에서, 내 기억 속에서 그는 계속 중년인 채로 머물러 있었다.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그가 내미는 손을 잡으면 끝없이 따뜻한 애정이 묻어나올 것만 같은. 그가 나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긴 영화는 막스 프리쉬의 원작 를 영화화한 (감독: 폴커 쉘렌도르프, 주연: 샘 셰퍼드, 줄리 델피)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샘 셰퍼드와 줄리 델피의 팬이 되어 버렸으며 막스 프리쉬의 원작을 찾아 헌책방을 찾아헤매었다. 아주 오래 전 외국문학전집에 들어있었던 호모 파베르. 그리고 영화 OST도 LP로 구할 수 있었다. 빔 벤더스는 를 보고 반해버렸다. 이 영화를 보곤 나스타샤 킨스키에 빠졌다. 참 슬픈 로드 무비. 그리고 라이 쿠더의 음악이 매력적인 영화. 이 영화의 O..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3.23
기싱과 커피 교보문고에서 폰 카메라로 찍음. 안방에 나란히 붙은 베란다에, 작은 화분들을 일렬로 내다 놓는다. 3월 햇살 속으로, 광합성 유영. 그리고 대기 속으로 날아오르는 식물들의 숨소리. 하루가 가고. 하루가 가고. 어느새 월요일. 몇 주째 '기싱의 고백'을 읽고 있다. 이 수필을 쓰기 위해 아파했을 기싱을 떠올리면, 뭉클해진다. 희망이 없다거나 미래가 없다거나 하는 말을 하기 위해 시골 구석으로 물러나 생을 마무리하는 어느 소설가. 노년의 쓸쓸함을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 문장을 만든다는 건 참 감동적이다. 아마 19세기 이후부터였을까. '이 세상은 살아갈 만한 가치란 전혀 없다'는 걸 알리기 위해 성실하게 살아죽어가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건. 과연 현대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Modernity는 ..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3.20
Tinto Pesquera 2001 스페인산 와인들이다. Tinto Pesquera. 이건 마셔봐야할 와인이다. 꽤 맛있는 와인이었다. 가격 대비라고 할까. 와인샵에서 4만원 - 5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어떤 이의 말에 의하면 2만원 - 3만원 사이로 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래 두 번째 와인도 좋았다. 작년 가을에 마신 와인들이다. ----- Tinto Pesquera 2001 : 무척 훌륭한 와인이다. 강추 Tinto Pesquera 2002 : 2001년 빈티지보다 못하다. 풍부했던 바디감이 많이 약해졌고 향도 다소 거칠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재 시중에서는 Tinto Pesquera 2003을 구할 수 있다. 가격은 36,000원 수준이다. 레뱅드메일 와인샵에서 구할 수 있다. 스타타워샵은 없어졌으며, 동부이촌샵이 있다. 지하련의 우주/味적 우주 2006.03.18
국민연금 국민연금공단 직원 자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0001486 2003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살했다는 이 직원에 대해 알려진 하나도 없다. 우울증 경향이 있었다는 기사도 있으나, 그게 전부였을까 싶다. 그리고 몇 년 후 국민연금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일요일 저녁 문득 이 기사를 떠올린다.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3.12
요즘 정치 요즘 정치를 보면, 꼭 초등학생들이 나와서 국회의원 하는 것 같다. 난생 처음 국회의원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니깐 어떻게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아무 말이나 막 하는 애들 같다. 하지만 정치판에 있는 사람 만나 이야기해보면 똑똑한 사람도 많고 대단한 사람도 많다. 언론에 비치는 모습은 왜들 그리 못난 것인지.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3.05
일요일 오후 겨울과 봄 사이의 어느 오후香이 서울 변두리 빌라 옥상에 조금, 서른 중반의 사내가 사는 4층 베란다에 조금, 흐릿한 대기들 위의 구름 위에 조금, 그 외, 이 곳, 저 곳, 띄엄띄엄 산개해 있었다. 사이먼 래틀과 빈 필이 연주한 베토벤 5번 교향곡을 듣고 난 다음 정경화가 협연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다. 별로다. 집에 있는 다른 앨범. 레너드 번스타인과 베를린 필이 연주한 베토벤 5번이 훨씬 좋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나쁘지 않았으나, 정경화의 진짜 연주를 듣기에 곡 선정이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썩 신통치 못한 듯 하다. 그리고 그 다음. 아르보 페르트의 ‘PASSIO.’ 기독교적 파토스(Pathos). 하지만 불교적 파토스나 이슬람교적 파토스는 왠지 어색..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