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106

긍정적 반성과 부정적 반성

많은 일들을 기획하고 진행하지만, 그 많은 일들 상당수가 뜻대로 안 된다. 얼마 전 읽은 컨설팅 회사의 리포트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시도하는 IT 프로젝트의 70%가 실패하거나 취소된다고 적고 있다. 현재 내가 몸담은 곳은 이런 IT 프로젝트를 수주해 납품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그런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다.내가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수에는 한계가 있고 고객은 나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니, 결국 내 불만만 쌓여가고 있다. 이제는 관리자들까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는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과도 같다. 그리고 표지판을 뚫어지게 쳐다본 지도 한 두 달이 지나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포지션은 고객은 논리적..

호모 모빌리언스, 이민화

호모 모빌리언스 Homo Mobilians - 이민화 지음/북콘서트 호모 모빌리언스이민화(지음), 북콘서트 흥미로운 책이다. 일종의 스케치이지만,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순전히 '책'이라는 측면에서 완성도로 따지자면, 이 책에 대한 평점은 떨어진다. 책 중간에 다른 지면에 쓴 기고문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고 역사 이야기를 했다가 스마트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일종의 스케치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런데 이 스케치가 가치 있고 흥미로우며 읽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자극하기 충분하다면, 이 책의 가치는 달라질 것이다. 이민화 교수의 다재다능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책은 복잡계,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변화를 저자 나름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이를 지속시키고 사회에..

'사람이 전부'인 회사 - 기업 문화의 중요성

회사를 옮긴지 10개월이 지났다. 회사를 옮겨도 내 고민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전 회사는 웹서비스 회사라 다소 반복적이었다면, 이번 회사는 에이전시인지라 좀 활동적으로 변했다고 할까. 그런데 전 회사나 이번 회사에서의 내 고민은 역시 '리더십'과 '사람'으로 모아졌다. 이건 모든 회사의, 모든 관리자의, 경영진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의 최대 고민은 '사람'이다. 에이전시 특성 상 좋은 사람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우리는 언제나 좋은 사람을 채용하길 원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비슷한 급여를 맞춰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업무은 고되기 일쑤이니, 좋은 사람이 지원하는 경우도 드물고 좋은 사람이 와서 오래 있는 경우도 드물다. 고된 업무를 거치고 난 뒤 좋은 사람은 더 좋은 직..

위대한 전략의 함정 The Strategy Paradox, 마이클 레이너

위대한 전략의 함정 - 마이클 레이너 지음,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옮김/청림출판 위대한 전략의 함정 The Strategy Paradox, 마이클 레이너(지음),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옮김), 청림출판 오랜만에 읽는 딱딱한 경영 서적이었다. 작년 이맘 때 제프리 페퍼의 책들을 읽고 있었는데, 이번엔 마이클 레이너다. 순수 전략 경영 서적인 관계로 딱딱하고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례 분석으로 시작해 전략적 불확실성, 그리고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옵션, 조직적 차원의 대응,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이어지는 이 책은 '불성실한 번역'에도 불구하고, 나같이 영어 책 읽는 속도가 턱없이 느린 이들에겐 강력하게 추천할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결과적으로 당시 소니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분야에 총력을 기..

장거리주자들만 있는 비즈니스 세계

자기 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옮긴다. 어차피 조금 지나면 잊혀질 듯한 단상이지만, 고민 많은 요즘 조금의 정리를 위해서 블로그에 저장해둔다. 지치면 꿈 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번의 잠, 한 번의 꿈꾸기만 허용될 뿐이다. 꿈 꾸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죽음과 가까워져 있음을, 마치 햄릿의 대사처럼. To die, to sleep - to sleep, perchance to dream.. 결국 죽음, 잠, 꿈이 뒤엉킨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지치는 건 다반사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단거리 주자가 성공하는 법은 없다. 성공적인 단거리 주자에서 성공적인 장거리 주자가 되던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단거리 주자라고 해서 성공적인 장거리 주자가 되지 못하는 법도 없다. 어떻게 성공적으로 장거리 완주를 하고,..

성공 사례 분석과 실패의 가치

결국 살아남은 기업의 성과만을 관찰하는 셈인데, 이런 현상을 '생존 오차 survivor bias'라고 한다. 순수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이 평균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보인다는 관찰결과는, 불가피하게 파산하지 않은 기업의 수익 통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 위대한 전략의 함정(마이클 레이너 저, 청림출판), 104쪽 실패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실패한 기업이나 기업인을 연구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마 무수한 성공 사례들을 바탕으로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망한 기업들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나는 '성공시대'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작 가치있는 것은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에 있고, 실패로부터 일어서는 것에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례 분석(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성공 요소(KSF)를 ..

유저 User, 에런 샤피로

유저 - 에런 샤피로 지음, 박세연 옮김/민음사 유저 (Users, Not Customers: Who Really Determines the Success of Your Business)에런 샤피로(지음), 박세연(옮김), 민음사 UI를 지나 이제 UX가 강조되고 있다.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거칠게 정의하자면, 인간과 기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할까. 대표적인 인터페이스가 키보드, 마우스, 터치 패드 같은 것이다.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는 근래에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인터페이스만으로는 부족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나 할까. UX에 대한 강조는 어디에서 어떤 소리로 어떤 색상의 어떤 움직임이냐 ... 등등 사용자를 둘러싼, 감각적 경험..

워런 버핏의 6가지 투자 원칙

워런 버핏의 6가지 투자 원칙. - 소비자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가? Can the company get a share of the consumer mind? - 값싼 일반적인 제품으로 교체가 가능한가? Generic product cannot replace it? - 회사의 경영진에게 백만불을 준다고 해도 그는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인가? Nothing will change if you give the company and management $100M? - 기술 발전이 그 제품의 가치를 퇴색시킬 것인가? Can technology make it obsolete?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비즈니스에는 투자하지 마라. never invest it the business you don't unde..

포스코 박태준의 리더십

프린트해놓은 아티클 하나를 읽었다. 포스코 사내전문코치인 앙정훈의 글로,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렸던 케이스스터디이다. '직원 기대 관리(Employee Expectation Management)'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중간 관리자로서 저런 단어를 보면, 솔직히 가슴이 턱~하고 막힌다. 왜냐면 중간 관리자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하고, 대체로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이다. 이 글은 포스코의 고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씌여졌다. 그리고 아래는 하나의 일화. 1968년 포철이 1기 공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쓸 때 세계은행 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자페는 한국의 융자 신청을 거절하고 브라질의 제철소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세계은행에 권고했다. 그리고 약 20년 ..

다시 되새겨야할 충성도Loyalty의 중요성

한동안 서점 비즈니스 부문에 충성도(로열티, Loyalty) 관련 책들로 쌓여있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없다. 그렇다면 이제 Loyalty는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최근 읽은 아티클 The Loyalty Connection: Secrets To Customer Retention And Increased Profits은 나에게 Loyalty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치게 해주었으며,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대로 Loyalty를 관리하는 기업이 드물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이미 7년이나 된 아티클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티클은 2005년 Crmguru.com(지금은 customerthink.com)의 Bob Thompson이 쓴 것으로, Loyalty의 중요성과 함께 Loyalty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