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2

코로나 19의 봄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그럴 나이가 되었고 그럴 위치에 올라왔으며 그럴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디테일에 강해야 된다고 말하는 시대이니, 나도 사소한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확실히 17세기 유럽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근대성Modernity이란 기본적으로 바로크Baroque적인데, 어떤 목적(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모든 것을 극복해내려고 한다. 상당히 전투적이다. 과감하다. 푸생도 그렇고 루벤스도 그렇고 렘브란트도 그렇다. 다만 표현하는 방식(양식)에서의 작은 차이들이 있을 뿐, 기본적인 태도는 근대적이다. 이 세계관에서는 목표를 향해 가면서 겪는 고통마저도 고귀하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그러나 그것은 ..

눈 내린 골목길 저 끝엔

밤 아홉시를 넘긴 시간에 집 밖으로 나가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운동을 끝내고 오는 시간에 문득 눈이 곱게 쌓인 골목길을 걸어가는 동영상을 찍기로 했다. 갑자기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술을 줄였으며 1주일에 3-4회 이상 꼬박꼬박 동네 피트니스 센터에 나가는 것을 이야기하자, 그 이유를 매우 궁금해 한다. 한 여자친구는 곧바로 이젠 소개팅을 시켜줘도 되겠다며, 시간을 잡으려고 했다. 어떤 이는 피트니스 센터에 아리따운 아가씨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정말 황당할 정도다. 이제 6주째로 접어든 이 생활은 송년모임 약속이 몰려 있었던 지난 주말을 제외하곤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 이제 운동에도 어느 정도로 적응을 한 것인지,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편할 정도다. 나는 매우 공상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