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32

내 생일날의 고독, 에밀 시오랑

(원제 : 태어남의 잘못에 대하여) 에밀 시오랑 지음, 전성자 옮김, 에디터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루마니아어를 버리고 평생을 미혼으로 남은 채 파리 어느 다락방에서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현대적이면서도 신비한 분위기에 휩싸인 어떤 매력을 풍긴다. 또한 그의 프랑스어는 어느 잡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세기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문장들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이 매력, 그의 문장만으로 그를 좋아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가 가지는 인생에 대한 태도에 있다. 가령 이런 문장들, “젊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할 유일한 사항은 생에 기대할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게 아니라 태어났다는 재앙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그 재앙에..

1963년, 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

사라 본Sarah Vaughan의 낡은 테잎을 선배가 하는 까페에 주고 난 다음, 난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그녀의 앨범을 샀다. 영화 때문에 나온 '2 for 1' 모 음집. 예전부터 들어왔던 음악이 영화나 광고 때문에 유명해지 면 기분이 나빠지기 일쑤다. 누군가에게 음악을 추천하면 대체 로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똑같은 음악이 영화나 광고에 서 유명해지면 내가 권했다는 사실을 잊고선 그 음반을 사선, 이 음악 좋지 않냐고 내게 말한다. 이건 소설이나 책 따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말하면 잘 듣지도 않다가 교수나 유명한 작 가가 이 책 좋으니 읽어보라고 하면 바로 산다. * * '1963년에 이파네마 아가씨는 이런 식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1982년의 이파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