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태어남의 잘못에 대하여) 에밀 시오랑 지음, 전성자 옮김, 에디터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루마니아어를 버리고 평생을 미혼으로 남은 채 파리 어느 다락방에서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현대적이면서도 신비한 분위기에 휩싸인 어떤 매력을 풍긴다. 또한 그의 프랑스어는 어느 잡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세기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문장들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이 매력, 그의 문장만으로 그를 좋아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가 가지는 인생에 대한 태도에 있다. 가령 이런 문장들, “젊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할 유일한 사항은 생에 기대할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게 아니라 태어났다는 재앙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그 재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