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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사실 '현대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미술사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되거나 미술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정해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뚜렷한 작품관과 작품이 지닌 가치를 읽고 또 만들어 갈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눈 밝은 큐레이터나 컬렉션 어드바이저, 시장분석가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이지윤, 중앙선데이, 2011.5. 15 




조만간 KIAF가 시작된다. 미술 시장의 활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한 두 점씩 꾸준히 사서 보관할 것이다. 


미술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에는 '작품을 보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나고,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된다. 


이지윤씨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직하고 신뢰을 쌓을 수 있는 전문가 만나긴 한국 미술 시장에선 참으로 어려운 것을 아는 까닭에, 결국 컬렉터의 몫으로 남게 된다. 


내가 곧잘 하는 말은 미술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하면, 미술 작품이 가지는 흥미로움, 순수함, 즐거움, 아름다움이 사라질 수 있으니,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신의 보는 눈(안목)도 자연스레 올라갈 테니. 




* '미술 작품 구매'라는 키워드로 이 포스팅이 노출되고 있었다. 이에 미술 작품, 미술 투자와 관련하여 포스팅한 것들을 모아 보았다. 



2011/08/13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투자보다 먼저 미술 감상의 태도부터

2009/01/07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을 위한 Online Market?


2008/12/0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작품의 가격


2008/11/03 - [책들의 우주/예술] -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론 데이비스


2008/09/1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2008/09/2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세계 미술 시장(Global Art Market)


2007/11/1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에 대한 메모 1


2007/10/28 - [책들의 우주/예술] - 미술시장의 유혹, 정윤아




Comment +2

  •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 라는 문장에 공감합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이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미술 시장이 왜곡되는 것같아요. ~ 크지도 않은 시장인데... 도리어 미술 애호가들은 위축되고 사고 싶은 작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같아요.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과연 한국에서 순수 미술 작품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은 몇 명쯤 될까? 또는 반대로 돈을 잃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얼마나 많은 돈을 잃을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떼돈을 번 사람은 없다. 아주 오래 동안 미술 작품 수집을 해 온 이라면 소장한 작품들 중 일부를 팔아 수익을 가져갔을 지 모르지만, 아마 그가 챙긴 수익은 그 동안 그가 투자한 금액에 비한다면 초라할 것임에 분명하다. ‘미술 투자’라는 단어가 국내에 유행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고, 장기 투자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통하는 ‘미술 투자’에 대한 수익을 논하기에는 아직 한국 미술 시장은 그 역사가 너무 짧고 너무 불투명하다.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해보자. 과연 미술 작품은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언제부터 투자의 대상이 된 것일까? 엄밀하게 말해 미술 작품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미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대신 진귀하다는 측면에서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수집가들 사이에서 거래될 순 있지만, 그들에게서 조차도 미술작품은 투자 이전에 감상과 향유의 대상일 것이다.

이렇게 미술 작품을 바라볼 때,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의 순수 미술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료해지고 뚜렷해진다.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미술 작품은 어렵고 불투명하고 마치 속는 기분이 들겠지만, 감상과 향유의 대상으로서의 미술 작품을 볼 때면, 작품은 보는 이들마다 말을 건네고 손을 내밀 것이다.

현대 미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은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이 신대륙(미국) 전시가 시작되었던 때쯤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충분한 경제력을 가졌지만, 인상주의 작품을 갖고 싶었던 미국인들의 수집 열풍이 인상주의 작품들의 가격을 급등하게 만들었다. 감동적이고 진귀한 예술 작품 하나 집에 걸고 싶어한 그들의 욕구가 현대 미술 시장의 크기를 키운 것이지, 돈을 벌려는 탐욕적인 목적으로 미술 시장이 탄생하고 급성장한 것은 아니다. 수량은 한정되어 있고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상황이 이렇게 되면, 당연히 위작이 나오게 되고 누군가는 대량으로 구입해 다시 재판매를 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현대 미술 시장은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솔직히 무턱대고 이제 미술 투자가 트렌드니, 대세니 하는 말을 하면서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작품을 보는 이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술 투자에 대한 투자 방법이나 노하우, 또는 금융 지식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태도다.

르네상스 시대의 수집가들에게 예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자, 희소성의 가치를 지닌 것이었으며, 그 이전 시대라면 인간의 손으로 만들기 어려웠던 첨단 기술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수집가들 중의 일부는 탁월한 안목과 혜안으로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삶을 지원하며 작품을 구입해 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작품을 재판매하여 수익을 얻지 않았다. 도리어 저택의 회랑에 작품을 걸어두고 오는 손님들에게 그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거기에서 ‘갤러리’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다.

그들이 수집했던 작품들 중의 대부분은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이름없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되었고, 심지어는 그림보다 액자가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가끔 변하지 않는 명성과 예술성으로 후대에까지 인정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매우 드문 예라고 할까. 아마 모네, 피사로, 카유보트, 르느와르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젊은 시절, 혹은 무명 시절을 떠올린다면, 그들이 계속 작품 활동을 했고 살아남아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은 것이 참으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현대 한국 미술에서는 이우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도리어 그 당대는 무시당하고 무명에 가까웠던 예술가가 후대에 명성을 얻고 그 진귀함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까. 카라바지오가 그랬고 얀 베르미르가 그랬으며, 반 고흐도 또한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예는 무수히 들 수 있다)

미술 작품 투자만큼 철저하게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과 감식안, 또는 통찰과 혜안이 필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미술 작품 투자라는 생각을 잊어버리자. 그리고 그건 너무 먼 이야기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중에 천 억 원 정도 있다면 한 번 해보라고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술 작품 감상부터 할 줄 아는 제대로 된 수집가부터 되는 것이 빠른 길이다.

그렇다면 미술 감상의 태도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나는 이 글을 읽는 이에게 시집을 이 때까지 몇 권을 읽었는지 묻고 싶다. 한 권? 두 권?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시 쓰기, 시 읽기를 배우지만, 정작 시집을 돈 주고 사서 읽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뭐랄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는 우리가 사는 은하계 너머의, 아주 이질적인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림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부터 그림 보기, 그림 그리기를 배우지만, 정작 나이가 들어 1년에 미술관에 몇 번이나 갈까?

정직하게 고백하자. 그만큼 시 읽기나 미술 작품 보기는 너무 어려운 일들 중의 하나다. 미술 작품 감상이란 어려운 일이다. 맨 처음엔 미술 작품을 보기는 하지만, 그냥 보는 것일 뿐, 아무 것도 모른다. 시 읽기도 마찬가지다. 그건 어려운 일이다. 한 곡의 음악에 익숙해지기 위해 우리 귀는 무수하게 반복 청취를 한다. 그런데 미술도 마찬가지다. 미술 감상의 태도는 먼저 많이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보고 뭔지 몰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건 어려운 종류의 일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예로부터 제대로 된 감상을 즐길 수 있는 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 *
위 글 중간에 작품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문맥이 끊어지는 듯해 아래에 도판 몇 개를 옮기고 설명을 간단하게 달았다. 작품이미지는 모두 위키피디아(wikipedia.org)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Judith Beheading Holofernes(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Oil on canvas 
145 x 195 cm, 1598~1599 (로마 국립 고전회화관 소장)

16세기 말 17세기 초에 이런 작품을 좋아했던 이가 몇 명쯤 될까? 그렇다면 현대에는? 솔직히 요즘 시대에도 이 작품을 집 거실에 걸어둘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감상 태도를 가지란 어려운 일이다. 카라바지오는 잘 알려져 있듯이 난봉꾼에 살인자였으며, 도피자였다. 그리고 그의 과격한, 시각적 진실에 무게를 두었던 바로크적 태도로 인해 그는 몇 세기 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Johannes Jan Vermeer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Oil on canvas,
44.5x39cm, 1666 (마우리츠하이스 왕립미술관 소장)

얀 베르메르는 19세기 후반에서야 비로소 유럽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한 예술가이다. 현대에는 네덜란드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100년 남짓이다. 이것도 너무 신기해서 베르메르의 작품이라고 알려진 작품들 중 일부는 위작으로 이미 판명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 뵐플린을 위시한 걸출한 미술사가들로 인해 바로크 미술이 제대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 때 베르메르도 새롭게 부각되었으리라 추측해본다.



Vincent Van Gogh
Prisoners Exercising
Oil on canvas
80×64cm, 1890 (The Pushkin Museum of Fine Art)

반 고흐의 작품은 여러 번 보았다.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만난 반 고흐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거친 붓 터치로 내 마음을 후벼파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뭐랄까. 뾰족한 호미 끝으로 내 가슴을 긁는 듯한... 종종 나는 반 고흐를 좋아한다는 이를 만나면, 아주 노골적으로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반 고흐가 정신병자라는 건 알고 계시죠? 우리는 정신 병자가 그린 작품을 좋아하고 있으니, 우리에게도 정신병적인 기질이 다분한 거랍니다." 미술 작품 감상이란 종종 자기 영혼(정신)의 내밀한 영역까지도 작가나 작품에게 기대는 것을 의미한다. 감상이란 작품을 받아들이고 감동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좋은 예술 작품들은 예술가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고 좋은 감상이란 그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다.












Comment +4

  •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예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 종종 트렌디한 현상이 본질을 호도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트렌드에 매우 민감한 것도 좋지 않은 듯 해요. 예술은 즐겨야 하는 거죠. 감동받지 못하면, 쓸모없는 거예요. 순수 예술이 어려운 이유는 감동받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이 투여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만, 나중에는 가치 있는 취미활동이 될 수 있죠. ^^

  • 쇼팽 검색을 하다 들어오게 되었는데 여러 글 읽고 갑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에서 TV갤러리를 한다는 기사를 오늘 아침 읽었다. '아트폴리'와 제휴해서 진행될 모양인데, 이미 '아트폴리'에서 대해선 종종 들리는 미술 투자 관련 카페에서 그 정보를 이미 접한 터였다. 그런데 이 곳을 운영하는 곳이 '이노무브그룹'?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회사였다. 이 곳은 '롱테일법칙'과 관련된 책/아티클을 생산, 보급하고 관련 강의나 컨설팅을 하는 회사였다. 좀 관련없는 회사에서 미술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한 셈이다.

한 번이라도 미술전시을 유심히 살펴본 이라면, 온라인 갤러리가 얼마나 형편없는가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절대로 온라인(컴퓨터 모니터나 TV모니터)로는 작품이 가지는 생명력이나 디테일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그걸 제대로 전달하려면, 작품 설명자와 여러 각도에서 찍은 작품의 디테일을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작품의 디테일 - 색상, 터치, 질감 등 - 을 자세히 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트폴리를 한 번 들어가보았다. 컨셉은 단순하다. Web 2.0에 기반한 Market Platform을 만들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품 가격은 몇 만원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쁘지 않다. 좋은 작품은 경제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좋은 작품(작품의 질)이 문제다. 작품은 무조건 직접 보고 확인해야 된다. 카타로그 보고 구매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행위 중의 하나인데, 컴퓨터 모니터 보고 어떻게 작품을 확인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미묘한 문제라는 것이다. 각자의 취향이 있고 선호가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도 각 갤러리(주인)마다 특성과 성향이 있어, 전시하고 판매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스타일로도 구분 가능할 정도다(한국은 다소 덜한 편이고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에는 두드러진다).

갤러리의 명성은 대단한 작품성을 가지고 오랜 생명력을 가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가를 얼마나 빨리 알아채고, 이 작가와 얼마나 오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미술 시장에서 이 작가의 상품성(작품성, 명성, 가격)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에 의해 유지된다. 이는 1-2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 3-4년 이상은 투자해야만 얻을 수 있는 명성이다(외국에는 백 년 이상 된 갤러리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마켓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스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구입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 그렇지 않는 작품인지에 대한 자세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구할 수 없다(한국의 상당수의 갤러리에서도 마찬가지일 지 모른다). 특히 이는 미술 작품 구입을 최초로 하는 이들에겐 매우 위험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미술 교양서 한 두 권 읽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미술 전시를 일 년에 몇 번 본다고 해서 현대 미술에 대한 감식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미술 작품의 계량적 가치에 대해서 아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좋은 작가와 작품을 보는 눈을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우습게도 이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으로 인해 많은 컬렉터들이 초반에 거액의 수업료를 치르고, 상당수의 갤러리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는다.

'아트폴리'의 실험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글쎄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판매하는 채널로서 온라인은 너무 위험하고 바람직해 보이는 채널이 아니다. 이는 작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작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작품을 진정으로 아껴주는 사람에게는 그저 줘도 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파울 클레의 작품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녔던 발터 벤야민 정도라면), 그렇지 않다면 작품 판매에 열 올리지 말고 창작에만 전념하는 편이 좋다. 

내가 한국에 있는 갤러리들이 가지는 후진성(비즈니스 관행이나 시스템, 가격 정책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해선 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몇몇 갤러리 주인들이 가지고 있는 감식안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들의 감식안은 놀라운 수준이다. 그들은 작품이 가지는 공간 장악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작가나 작품의 생명이 얼마나 갈 지에 대해서도 탁월한 지식과 통찰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된다. 한국의 미술 시장이 어떠니, 미술 관행이 어떠니 해도,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은 얼마 지나지 않다, 눈 좋은 갤러리에 의해서 선택되니까 말이다.

(대신 한국의 미술 수용의 폭과 범위가 너무 좁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갤러리들의 수익 모델은 작품 판매에 있으니, 시장에서 판매가능한 작가에게 우선적으로 연락하게 되고 아직 고객층이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뜨는 작가나 뜨는 트렌드가 너무 부각되어, 이것이 일종의 악의 순환고리를 만들고 있다. 올해 KIAF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니. (송구스럽게도) 내가 했던 아트페어의 수준은 뭐 말할 수준도 못 되지만)

혹시 미술 작품 구입에 관심있다면, 미술 작품 구입이나 투자는 부동산 투자하고 그 형식적인 부분에 있어서 똑같다. 즉 '발품'이다. 얼마나 자주 갤러리를 돌아다니는가, 얼마나 미술 감상에 시간 투자를 하는가의 문제이지, 책 몇 권 읽고 안 읽고의 문제는 적어도 아니라는 것이다. 책 읽은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이들이 미술에 대해 뛰어난 감식안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작은 돈이라도 모아서, 좋고 큰 작품 사는 것이 좋다. 조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해줄 수 있다.

적고 보니, '아트폴리'에 대해선 많이 적지 못했다. 워낙 미술을 위한 온라인 마켓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 그런 듯 싶다. 차라리 '이베이의 온라인 마켓'이 낫지 않을까? 싸구려 그림들이지만, 거만 떠는 한국의 많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들이나 거창한 캐치프레이즈같은 건 없어 내 눈에는 훨씬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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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o Wou-Ki
Paysage,
65*100cm, 1950
소장: Musees de Metz, Metz www.fram-museesdelorraine.org


얼마 전 올린 "미술 작품의 가격"에서, 미술 가격을 정하는 데 한 가지 기준으로 '유행Fashion'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미술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웃고 우는 이유도 바로 이 유행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장기 투자로 미술을 권하지만, 10년 전에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 혹은 20년 전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를 떠올린다면 '장기투자'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왜냐면 상당수의 작가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 하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오래 전에 고가로 구입한 작품이 지금은 거의 애물단지 수준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쨋든 이들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작품활동을 하고 있지만, 단지 언론이나 미술 관련 잡지에 잘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 기사도 유행을 타고, 사람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유행이 전부라고 믿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남따라 작품 샀다가 낭패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도대체 미술 작품을 남 따라 구입하는 이들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지만)

어제 몇 명의 작가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계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이번 12월말에 나올 Flash Art International 판의 한 이슈는 'Do artists still need to live and work in New York in order to become successful?'이다. 아직 기사를 읽어보지 않아, 뭐라 이야기하진 못하지만, 확실히 뉴욕이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이런 와중에 몇몇의 한국 갤러리들은 뉴욕으로 진출했다). 그러면서 파리는 현대 미술에 있어서 거의 영향력이 없고 런던 아니면 베를린이 좋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들 중 한 명은 오래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이였다. 런던, 베를린이 다시 세계 미술 유행(트렌드)의 중심이 될 진 잘 모르겠지만, 미리 유행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유행을 초월한 어떤 트렌드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과거에 이미 인정받았고 현재에도 유효한 경향이다. 내가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하이퍼리얼리즘 계열의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을 경계하는 이유는 그들의 작품 속에서 인생의 깊이있는 통찰이나 형태나 조형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냥 똑같은 소재의 의미없는 반복일 뿐이다. 도리어 '저걸 왜 그렸지?'하는 의문만 들게 만들었다. (솔직히 내가 좀 보수적인 경향이 있지만) 그런데 없어서 못 판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아마 10년 후쯤 엄청 후회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최근 유행 중 또 하나가 중국 미술이다. 오늘 날아온 Artprice의 뉴스레터를 보니, 중국 Art Auction Market이 세계 3위라고 했다. 이건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뻔하다. 뉴욕 > 런던 > 홍콩.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행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 너나 할 것없이 중국 화가들 작품이라면 안달이다.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한 풀 꺾이긴 했지만)

Art Auction은 3차 시장이다. 갤러리 1차, Art Fair 2차, Art Auction 3차. 가격은 Art Auction > 갤러리 >(=) Art Fair 순으로 형성된다. 그런데 이는 외국의 사정이고 한국은 Art Auction에서의 가격이 곧장 갤러리 가격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이다. 단지 흥정을 통해 가격에 변화를 줄 뿐이다. 그래서 옥션에서 누구 작품이 얼마나 나갔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면 바로 그 다음날부터 그 작가 작품은 동 난다. 못 구해 안달이다.

갤러리는 그 작가의 개인전 한 번 해보려고 하고 콜렉터는 어떻게든 좋은 가격에 그 작가의 작품을 구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작가들의 개인전이 한국에서 자주 열렸다. 그런데 나는 '자오 우키' 정도는 개인전이 필요하다 싶은데, 아직 한국에서의 개인전 소식이 없다.

실은 그는 먹과 수채물감을 사용한 작품들(우리의 시각에서 보자면 취미미술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수채화')와 유화가 많은 작가다. 한국 미술 시장에서 '수채화'는 그냥 똥값이고(정말 좋은 수채화가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유행하는 리얼리즘이 아닌
완전 추상 미술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의 개인전은 좀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현대 중국 미술에 있어서 거의 최초로 유럽(서구세계)에서 주목하는 작가들 중에 한 명이며, 종종 프랑스 화가로 인식되는 작가이다. 1921년 베이징 태생의 그는, 14살의 나이로 항저우에 있는 국립미술학교를 다녔으며, 이 곳에서 중국 전통 미술과 서양 미술을 함께 배우게 된다. 그리고 교사 생활을 하다가 1948년 프랑스로 간다. 그는 초기 세잔, 마티스, 피카소의 작품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파리 초기에는 구상 회화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50년대 중반 이후 추상 미술로 경도되어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다.

유럽적 미술 전통에 깊이 매료되는 그는 1950년대, 60년대의 파리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그들과 함께 추상 미술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먹을 사용하고 중국 한자를 그림에 이용하는 등, 중국적 스타일을 잃지 않았으며, 확실히 유럽 태생의 작가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여 인정받았다. 최근 작품들 중에서는 도자기 작품도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변화가 무척 흥미로워 보인다. 그는 특히 석판화 작품이 많으며 유화, 드로잉, 수채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제작했다.

최근은 몇 점의 그의 작품이 수십억원에 아트옥션에서 거래되기도 해,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그만큼 중국 현대 미술에서 내로라 하는 작가임에 분명하다.

미술 작품은 오래, 자주 경험해야 되는 것이다. 최근 한국 미술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보다 기회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돈이 되는 작품이 아니라 정말 자신의 마음을 울리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을 찾아나서야 할 때이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어느 작품이 잘 팔린다고 해서 유행처럼 비슷비슷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을 그려야 된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영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완전 중구난방이다. 어쨋든 몇 시간 동안 정리해 쓴 글이라 올리긴 하지만, 마음이 편하진 않다. 역시 글이란 체계적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자오 우키의 작품 세계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이야기할 생각이다. 한국 현대 미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예정인데, 역시 마음에 걸리는 건 늘 이미지 저작권이다.


Untitled (1953)
Ink and watercolor on paper
38 x 48 cm 15.0 x 18.9 In.
Operagallery PARIS

20.11.86
Oil on canvas
81 x 100 cm 31.9 x 39.4 In.
Operagallery HONG-KONG

http://www.marlboroughgallery.com/artists/zao%20wou-ki/artwork.html (자오 우키의 최근작을 볼 수 있음)




* 본 사이트는 상업적 목적에서 운영되는 곳이 아닙니다. 하지만 작품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득하지 않았으므로,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바로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작품 이미지들은 작가나 작품에 대한 소개에 이용되었으며 수익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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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marine 2008.12.12 01:42 신고

    세종문화회관의 세계미술거장전에서 자오우키의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눈에 확 띄더군요. 너무 좋아 같은 작가의 작품이 또 있나 둘러보았지만 딱 한점 밖에 전시되어있지 않아 얼마나 아쉽던지요.

    인터넷에 검색해봤을 때는 빅뱅이미지의 그림이 대부분이라 이런 스타일만 그리나 싶었는데 'Paysage'같은 느낌의 작품도 있네요.
    학교 도서관에 그의 인터뷰와 작품이 실린 책이 들어왔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다 아직 보지 못했네요. 빠른 시일내에 봐야겠어요.

    아, 저도 하이퍼리얼리즘 작품이 왜 그렇게 '돈'이 되고 있는지 영문을 모르겠어요. 그저 '트렌드'일 뿐이겠죠. ㅎㅎ

    • 저는 아마존에 관심있는 해외 작가들의 책 여러 권을 리스팅해놓고 아직 주문 못하고 있네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봐야 눈이 밝아지고 견고한 안목이 생기는데, 아직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문화예술 전반으로 하향 평준화되는 느낌이 들어요. ㅡㅡ;;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 6점
론 데이비스 지음, 최리선 옮김/아르타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노하우
론 데이비스(지음), 최리선(옮김), 아르타


최근 많은 사람들이 미술 투자(art investment)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나에게 미술 투자에 관해 묻기도 한다. 나 또한 “이런 작품들을, 이 작가들을 유심히 보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구입을 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도리어 작품 보는 안목을 기르라고 먼저 주문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일도 없다. 투자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뚜렷한 전략이나 방법론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유럽이나 북미의 몇 나라들처럼 오랜 미술 작품 수집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게 되고 수십 년 이상 작품을 팔지 않고 보관한다. 그 중에는 무명의 작가였다고 후대에 새롭게 평가 받는 작가도 있을 수 있고 그 당시에는 유명한 작가였으나 후대에는 잊혀지는 작가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주고 그림을 샀는데, 몇 년 후에 그 작품 가격이 휴지가 되었다고 해서 충격을 받거나 놀라지 않는다(다소 기분이 상하긴 하겠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구입한 것이고, 이 작품의 진가는 언젠가는 세상이 알아줄 것이라고 믿는다. 실은 자신의 안목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미술 평론가나 화랑 주인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저 의견일 뿐 자신의 구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안목 있는 콜렉터가 드물다. 안목 있는 콜렉터의 눈은 때로 미술 평론가, 화랑 주인들보다 더 정확하고 오래 간다. 그리고 미술 평론가들은 미술과 관련된 학문을 전공하고 미술에 대해 글을 쓰는 이들이지, 미술 작품을 거래하고 그것의 금전적 가치를 논하는 이들이 아니다. 얼마 전 어느 잡지(지금은 나오지 않는)에서 미술 평론가들이 모여 작품의 가격을 논하는 기사를 보고는 끔찍함을 금치 못했는데, 그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작품의 가격이 먼저 실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가격이라는 점, 두 번째로는 실제 미술 시장 거래에 있어서 큰 영향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작품 가격을 이야기하는 점이었다. 도리어 그들이 정말 좋은 작가, 좋은 작품을 찾아 그들을 알리는 역할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화랑 주인들은 어떤가? 여기에는 많은 분류의 사람들이 있다. 정말 탁월한 안목과 감식안으로 숨겨진 보물과 같은 작가와 작품을 찾아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작품 팔기에만 혈안이 된 이들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버젓이 유명 작가의 위작을 팔기도 한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것이 위작인지 아닌지는 그 작품을 그린 작가도 모를 경우까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술 작품 가격에 대해 논란이 많다.

그런데 ‘론 데이비스의 미술 투자 노하우’라는 책은 과연 (특히 한국 미술 시장에서의) 미술 투자에 대해 혜안을 줄 수 있을까? 나는 단연코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미술 비즈니스 쪽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이들, 전문적으로 미술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작품을 보는 눈’이다. 좋은 작품을 보고 느낄 수 있으며, 그 작품의 생명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를 읽을 수 있는 눈을 먼저 가져야 한다. 이 책은 그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이다.

론 데이비스가 말하는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실은 미국 미술 시장에서는 론 데이비스가 이야기하는 것 대부분이 맞다. 하지만 한국 미술 시장에서는 전혀 아니다. 아마 몇 십 년이 흐른다면 그의 이야기가 어느 부분 적용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짜 작품을 어떻게 고르는가에 대해선 투자 노하우와는 전적으로 별개다. 즉 지금 젊은 작가의 어느 작품이 몇 십 년 후에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론 데이비스도 그의 책에서 작가나 작품들을 언급할 땐, 그것들 대부분은 이미 평가가 어느 정도 끝난 것들이다.

참 무책임한 말이지만, 미술 작품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기 전에 먼저 작품을 보는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 작품을 구입하여 5년 이내에 작품을 팔고 싶다면(이건 한국에선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대형 갤러리나 미술 경매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얼마 정도의 수업료를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는 구입한 작품들을 헐값에 내다 놓는 일까지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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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술 시장을 보면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 어제 헤럴드 경제에 실린 기사는 한국 미술 시장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있다. 혹시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바로 구입하지 말고 2-3년 정도는 미술에 대해서 공부하고 난 뒤에 구입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투자가 먼저'가 아니라, '작품 감상이 언제나 먼저'임을 깨달아야 한다. 미술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시장이고 장기적으로는 매우 유망한 시장이다. 프랑스인들은 미술 작품을 구입한 후 손자에게 물려준다고 한다.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작품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것이니, 기분 상하지 않고, 한 100년 정도 지나면 가격은 자연스레 오르기 마련이니깐.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집 안에 미술 작품 하나 둘 걸려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다.

간단하게 2~3년 동안 미술 공부를 위해 아래 정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 이 정도 하고 난 뒤에 위대한 예술가의 별자리를 타고 났지만, 아직 무명인 작가의 작품을 운 좋게 구입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1. 한 달에 한 번 이상 미술전시를 보러 간다. (인사동, 사간동, 청담동 등에 들려 2~3 곳 이상의 갤러리에 들려 작품을 보아야 한다)
2. 미술 전문 잡지(월간미술, 미술세계, 아트인컬처 등)을 정기구독한다.
3. 여러 아카데미에서 서양미술사 관련 강의를 듣는다. 관련 책을 꾸준히 읽는다.



헤럴드 경제의 기사
아트는 없고 투기자본만 있다

비전문가, 단타족 득세로 각종 문제 등장=미술품값이 춤추자 단타족이며 떴다방까지 날뛰고 있다.
팔리는 작가는 너무 한정적, 상업적 작가만 키워=요즘 시장이 활황이라지만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작가는 1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작가가 1만명이 넘는 현실에서 팔리는 작가의 폭은 너무 좁은 것. 그러니 가치에 비해 작품값이 터무니없이 치솟게 마련이다. 외국의 주요 비엔날레와 미술관 전시에 우리 작가가 요즘 거의 뽑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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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09.12.2007

투기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한국 미술 작품에 대한 투자는 한국 내에서만 가치를 지닐 뿐이다. 전 세계 미술 시장에서 유통되는 미술 작품에 대한 가격 정보를 서비스해주고 있는 artprice.com에서 며칠 전 새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Artprice Catalogs Library에는 Country 항목에 아예 'Korea'나 'South Korea'라는 항목은 없다.  

최근 중국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때문이다. 상하이 아트페어는 하자마자 바로 국제적인 아트페어가 되버릴 정도이니까.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는 그 작품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 작품을 소장했다가 나중에 몇 배의 차익을 실현해서 팔겠다고 한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다. 사치&사치의 찰스처럼 예술에 대한 안목과 큰 자본력으로 마음에 드는 작가를 세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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