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2

불멸의 화가 반 고흐 展, 서울시립미술관

불멸의 화가 반 고흐 07. 11. 24 - 08. 3. 16, 서울시립미술관 사람들의 눈에 나는 무엇이냐? 없는 사람이거나 특이하고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삶의 목표도 없고 이룰 수도 없는 사람, 한 마디로 형편없는 사람이지. 좋다, 그것이 사실이라 할 지라도 나는 그 특이하고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정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내 작품을 통해 보여주겠다. - 반 고흐(1882년 7월 21일) * * 미술관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늘 ‘반가움’보다는 ‘신기함’을 먼저 느끼는 건 쓸데없는, 나의 과민한 반응일까. 혹은 반 고흐의 작품이 우리를 감동시킨다는 사실보다 2008년 우리 주변에 있을 또 다른 반 고흐를 떠올리게 되는 건 무슨 까닭일까. 보통의 사람들이 미술에 관심을 가..

남겨진 술 한 잔의 쓸쓸함

무슨 다른 생각을 하자. 눈을 감자 숨쉬듯 흐르는 몇 줄기 긴 선이 떠오른다. 사구에서 움직이는 바람 무늬다. 반나절을 줄곧 보고 있었으니, 망막에 각인되고 말았다. 그 모래의 흐름이 과거, 번영했던 도시와 대제국마저 멸망시키고 삼켜버린 적이 있다. 로마 제국의, 사브라타였던가…… 그리고, 주성(酒聖) 오마르 카이얌이 노래한, 뭐라고 하는 마을도...… 거기에는 옷가게가 있었고 정육점이 있었고 잡화점이 있었고, 그런 건물들 사이로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길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었고, 그 길을 하나 바꾸려면 관청을 둘러싸고 몇 년에 걸친 투쟁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느 누구 하나, 그 부동을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역사 깊은 마을……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도 직경 1/8mm의 유동하는 모래의 법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