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아란 영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La Collection De La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2017. 5. 30 - 8. 15, 서울시립미술관 




현대미술의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준 전시였다. 특히 차이 구어치앙(Cai Guo-Qiang)의 거대한 작품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화약을 이용하여 제작된 그의 작품은 현대 미술가들이 어느 정도까지 매체와 표현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가를 정직하게 보여 주었으며, 그러한 고민이 현대미술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음에 대한 좋은 예시가 되었다. (아래 동영상은 차이 구어치앙의 작업 방식에 대한 영상물이다) 



Cai Guo-Qiang, 2007, gunpowder on paper, mounted on wood as six-panel screen, 233 x 463.8 cm, 2007,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Hiro Ihara



이불의 작품 <천지>는 구시대의 흔적을 드러내면서 그 당시의 고문, 억압, 자유의 박탈 같은 것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점에서 상당히 정치적인 작품이지만, 이러한 맥락을 알 턱 없는 젊은 관람객들에겐 신기하게 보여졌을 것이다. 지금은 보기 드문 욕탕의 모습이니. 


이불, <천지>


그리고 내 시선을 끌었던 작가는 모리야마 다이도Moriyama Daido였다. 이 전시에서 소개된 작품은 <폴라로이드 폴라이로드>였으나, 작품 이미지를 구하기 어려웠다. 주로 도시의 골목길, 거리,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으로 유명한 다이도는 특유의 시선으로 현대 도시들을 읽어내고 있었다. 작품집들도 많고 다양한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쉽게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사진은 현대 기술 문명을 선사한 최고의 예술 작품일 지도 모르겠다)


모리야마 다이도, 오사카


그 외 패티 스미스의 작품도 흥미로웠다. 최근 그녀의 산문집들도 몇 권 번역되어 나온 관계로, 우리에겐 꽤 익숙해진 이름이기도 하다. 


Patti Smith,


전시 리뷰를 거의 1년만에 쓴다. 실은 읽은 책 리뷰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전시를 보러가기도 힘든 요즘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성실해져야 하는데 말이다. 이 리뷰는 일종의 자료 정리 성격이기도 하다. 다시 전시 팜플렛을 보니, 그 때 기억이 나서 살짝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이번 가을에는 몇 개의 전시를 꼭 보기로 스스로에게 다짐해보기로 한다. 





Comment +0


미술사 책을 읽기는 하나, 그건 일 년에 한 권 될까 말까이다. 한때 책을 내기도 했고 강의도 하기도 했지만, 그건 십 수년 전 일이고, 마지막 잡지 기고를 한 것도 꽤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다 우연히 강의 제의가 들어왔다. 요즘 아내의 일로 커뮤니티 자치 활동을 잠시 도와주고 있는데, 그 곳에 계신 분의 제안으로 한 차례 강의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아래는 간단한 강의 개요다. 막상 적기는 쉽게 적었으나, ... 도판 찾는 게 일일 듯 싶다. 요즘은 워낙 온라인 아카이브가 잘 되어 있어 쉽게 도판을 찾을 수 있으나, 정확하고 적절한 도판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인지라, 꽤 시간이 걸릴 듯 싶다. 동네에서의 반응이 좋으면 나중에 공개적인 장소, 가령 북까페 같은 곳에서 한 번 더 하면 좋을 것같기도 하다. 이런 강의도 자주 해야 까먹지 않는데, ... 머리가 굳어져서 큰 일이다. 


*** 

 

미술의 역사를 통해 배우는 현대미술감상법 


우리의 마음과 예술의 경향 

‘예술은 없고 예술가만 있을 뿐이다’라고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서양미술사>>의 첫 문장으로 적고 있습니다. 예술 작품 뒤에 놓여진 예술가의 삶과 그 시대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그 때의 예술작품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중세 말의 고딕 성당을 알기 위해선 그 당시 사람들의 신앙에 대한 깊은 공감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13세기의 유럽인이 아닙니다. 그러니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의 마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예술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적인 태도가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신앙의 문제에 있어서 현대의 어떤 사람은 조용히 교회당에 가서 기도를 올리고 아침저녁으로 묵상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교회당 대신 거리로 나가 자신의 신앙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로마네스크 성당과 고딕 성당의 차이는 이와 비슷합니다. 신의 존재와 신앙의 문제 앞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각기 다른 마음과 태도도 그 시대의, 그 나라의 예술작품을 만듭니다. 





생-드니 성당. (1135 - 1144)



매너리즘과 현대 

예술사에서 매너리즘(마니에리즘)은 16세기 중후반의 지배적인 양식을 의미합니다. 일종의 퇴보로 이해되었던 탓에, 이 양식의 명칭은 경멸적입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그 시대의 예술은 가장 현대적인 예술로 인정받기에 이릅니다. 우리는 예술 양식이 어떻게 경멸당하고 다시 받아들여지게 되는가 흥미로운 역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그 당시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알게 됩니다. 


틴토레토, <최후의 만찬>, 1592-94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예술은 크게 고전주의(고전적 예술)과 낭만주의(낭만적 예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식에서의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가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시대와 예술가들, 그들의 작품에 대해 이해하며 현대 미술에 있어서의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도 함께 탐구합니다. 


라파엘로, <초원의 성모>, 1505 



자연주의와 기하학주의 

서로 대립되는 양식으로 여겨지지만, 이는 대립되는 양식이 아니라 우리가 외부 세계와 마주할 때 취하게 되는 양식적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자연주의와 기하학주의가 함께 드러낼 때도 있습니다. 자연주의 작품과 기하학주의 작품을 함께 비교해가며 예술가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 이해하도록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봅니다. 


이집트, <사자의 서> 일부, BC.1275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소장품기획전>으로 보는 현대미술과 우리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소장품기획전>은 현대 미술의 정수를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전시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 작품 안에 그러한 것들이 어떻게 녹아 있는지 살피고, 현대 미술 작품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합니다. 


론 뮤익, <침대에서>, 2005 




Comment +0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가나아트 컬렉션 앤솔러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어느 대담에서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과 미술관에 들어가 작품 감상을 하고 나온 후, 거리 가로수 이파리의 색이 달라져 있을 거라고, 세상 풍경이 더 생생해지고 풍요로워졌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술관에 들어가 작품을 둘러보고 나오는 일상이 우리들의 삶과 얼마나 멀리 동떨어져 있는가를 생각할 때면, 참 서글픈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일반인들의 그런 일상을 무너뜨리고 미술 - 순수 미술 - 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한 때 고민하고 실천하기도 했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한가람미술관에서 가끔, 인상주의전을 하기만 하면, 비싼 입장료를 내고 길게 줄을 서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더 절망스러운데, 그들 대부분 미술을 좋아하고 그걸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전시에 가게 된 다른 목적 - 아이들의 교육이나 일종의 허영의식 - 이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한때 미술 작품 구입도 이와 비슷했다. 적어도 미술을 사랑하고 어느 정도 감식안이 생긴 후에 작품 구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전혀 그렇지 못하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컬렉션이 되는 이들은 아예 갤러리 후원을 하거나 갤러리를 직접 운영해버린다.) 


정작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엔 관람객이 적다. 토요일 오후라면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을까 했으나, 의외로 한가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가로운 풍경은 지방의 국공립미술관의 그것을 예상케한다. 그리고 이는 정부나 지자체 예산 문제와 이어진다. 실은 미술관의 태만도 일부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학교에서의 미술을 포함한 예술 교육 전반이 잘못된 것인데 말이다. 그러므로 국공립미술관에 관람객 수가 적다고 하여 예산을 깎기보다는 도리어 학교에서의 예술, 특히 미술 교육과 연계된 국공립미술관의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며, 이에 따른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글쎄다. 정치인들 중에 예술 교육에 관심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련지. (명품엔 관심 많겠지만!)


'가나안트 컬렉션 앤솔로지' 전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로부터 기증받은 200점의 작품 중 24명 작가의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품 28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대부분 1980년대 만들어진 작품으로 정치적 메시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열리고 있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전(~11월 20일까지)과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는 이도 보았지만 '민중미술'이라는 한국 미술 역사의 한 장면을 연출하였으며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들의 초기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임에 분명하다.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작가들은 강요배, 권순철, 김봉준, 김용태, 김정헌, 김호득, 김호석, 민정기, 박불똥, 손상기, 손장섭, 신학철, 심정수, 한성금, 안창홍, 오윤, 이종구, 임옥상, 정복수, 홍선웅, 홍성담, 홍순모, 황재형 등이다. 


강요배, 심정수, 손상기의 작품만 스크랩해본다. 조각가 심정수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거나 예전에 보았으나 무심코 흘려보낸 듯하다. 강요배와 손상기의 작품은 예전부터 좋아했고. 그 외 김호득, 안창홍, 정복수의 작품들을 좋아했다. 


맥잡기

강요배( 1952~) 

종이에 포스터컬러, 200×200cm, 1983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하지만 강요배의 근작들만 이들에게 위 작품은 참으로 낯선 것이다. 미술관 측의 작품 설명 일부를 옮긴다. 


강요배는 민중미술 1세대 작가로서, 주로 사회의 모순에 대해 발언하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맥잡기>는 작가가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장식적인 색채 등 민화풍의 소박하고 고졸한 표현 방식으로 그려진 정사각형의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 흰 무명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흰 천을 두른 한 청년이 쭈그리고 앉아있다. 양손에 나뭇가지를 붙잡고 맥잡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검은 구름이 가득한 하늘은 배경으로 화면 맨 위 중앙에는 '건곤(乾坤)'의 괘가 그려져 있다. (...) 작가는 급속한 서구화가 가져온 전통 문화의 붕괴 현실을 고발하고, 강한 극복의지를 표출하고자 하였다. - 전시설명 중에서



백로즈음

강요배

 Acrylic on canvas, 97×130cm, 2012

(출처: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tnu=201305100007 )


최근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서정성 밑에 굳고 일관된 역사 의식이 숨겨져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민중미술로 시작하여 현재에 이른 강요배 작품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꽤 의미 있을 것같다. 



오늘

심정수(1942~)

동, 103x147x64cm, 1990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심정수는 사회와 괴리된기존의 추상적인 경향의 조각에 반대하며 진정한 삶과 사회의 리얼리티를 담아내려는 조각을 주장하였다. (...)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창립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비판적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암울하고 절망적인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였다. 특히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의 모습과 시대의 아픔을 가장 한국적인 조형언어로 선보였다. <오늘>은 행동하는 인물 군상을 통해 오늘의 나아가야 할 바를 강하게 제시하는 작품이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희망과 바램이 북을 치고 꽹과리를 들고 있는 인물, 어깨동무하고 행진하는 노동자, 민중의 모습을 통해 전달된다. - 전시 설명 중에서


심정수의 작품은 작지만, 힘차고 역동적이다. 강렬한 표현력으로 공간을 사로잡고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조금은 거칠고 덜 세련되었더라도 강인하고 그 내부로부터 솟아나오는, 생명력있는, 정말로 왕성하게 살아 있는 미술을 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잃어버리기 전에 우리 미술의 건강성을 찾아야겠다. 편협되고 일방적인 사고의 강요에서 벗어나, 모든 문화, 가치존중의 평등시대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지 못하면 어느 누구에게서도 존중받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우리 현실의 모습과 역사 그리고 의식과 인식, 또한 우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건강한 정서, 그 모든 것들을 일깨워내야만 한다.”―심정수, 작가노트 중에서, 1990. 


공작도시 - 붉은 지붕

손상기(1949 ~ 1988)

캔버스에 유채, 111x144cm, 1984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손상기는 풍경화를 통해 서민의 삶을 표현했던 작가이다. 초등학교 때 척추를 다쳐 성장이 멈추는 불구가 되어 '꼽추화가'로 불리기도 했는데, 39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다. 초기에는 자연적 이미지를 통해 자전적 이야기를 직, 간접적으로 표현하였으나, 사회와 역사 문제로 작품 세계를 확장시켰다. 80년대 당시 기계화, 산업화로 치닿고 있는 비인간적인 현실을 도시 풍경으로 그리면서 현실에 대한 인식과 사실적 발언을 도모하였다.

<공작도시> 연작은 붉게 물든 도시의 지붕과 잿빛의 담벼락을 보여준다. 시선의 흐름은 전면에 가로막혀 있는 철조망 너머로 붉은 지붕의 수평면을 따라 점차 희미해지며 이어진다. - 전시 설명 중에서 


손상기의 작품들은 보이는 이의 마음 한 구석을 잡아당긴다. 그의 <공작도시> 연작은 너무나 유명해서 미술애호가라면, 아마 다들 한 두번씩은 보았을 것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작지만, 무척 실속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현재 열리고 있는 미디어시티서울 전도 무료!) 전시 관람을 추천한다. 


  







Comment +0


제 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Mediacity Seoul 2012 

너에게 주문을 건다. 

9.11. Tue - 11. 4. Sun

서울시립미술관, 디지털미디어시티 홍보관(DMC Gallery) 




2년에 한 번씩, 우리는 서울에서 세계 미디어아트 트렌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놓치기 어려운 미술 전시임에 분명하다. 이번에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고, 무수한 작품들 속에 마음에 드는 작품 한 두 점 이상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각각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니, 내 눈에 들었던 작가와 작품 몇 점을 소개한다. 특히 틸 노박은 1980년 생으로 앞으로 작업들이 궁금해졌다. 


아래 원고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웹사이트에서 가지고 온 것이며, 사진은 출처를 밝혔다. http://www.mediacityseoul.kr/ 







출처: http://www.mediacityseoul.kr/ 



제니 홀저 Jenny Holzer - 정치에 관하여

(텍스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 모래알이 있는 풍경> 중 ‘우리 시대의 아이들’에서 발췌)

2008

흑백 피그먼트 프린트, 152.4 x 190.5 cm / 60 x 75 inch



미국 오하이오 출신인 제니 홀저는 1970년대 후반 뉴욕으로 거취를 옮긴 시점부터 추상회화와 판화에서 텍스트를 사용한 개념 미술로 전향했다. 이후 그녀는 자신이 써낸 짧은 경구 모음인 < 트루이즘>, < 생존> 등과 같은 텍스트 시리즈뿐 아니라 다른 문인들로부터 인용한 텍스트를 LED나 라이트 프로젝션과 같은 가장 동시대적이면서도 상업적인 매체로 표시하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언어는 작품의 형식적 요소이면서 동시에 의미의 전달을 통해 강력한 효과를 생산한다. 뉴욕 시내의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면서부터 홀저의 작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광고, 뉴스와 예술작품과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였다. 심지어 LED 전광판을 조각적 매체로 변환시키는 작업은 건축적 공간의 경계를 해체하면서 장소와 관람자의 관계 역시 모호하게 한다.

 

프로젝션에 사용된 텍스트들을 대부분 작가가 만들어낸 13개의 텍스트 시리즈(1977-2001)에서 가져오기도 하지만 다른 문인들의 시나 작품에서 차용되기도 한다. 작가는 2004년 뉴욕에서의 프로젝션 작업을 기점으로 폴란드 출신 시인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작품을 텍스트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두 개의 프린트 가운데 하나는 런던 시청 위에 쉼보르스카의 < 우리 시대의 아이들>을 프로젝션 한 < 정치에 관하여>이고, 다른 하나는 이라크의 시인 파딜 알-앗자위의 < 야수의 계곡>과 미국 시인 제임스 쉴러의 < 프릭으로 돌아오다. 날씨>를 뉴욕의 건물들에 프로젝션 한 2006년 작 < 당신을 죽일 것이다/나는 막강한다>이다. 홀처의 이 작품들은 차용된 텍스트들이 도시의 공간 및 건축물에 개입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정치적, 미학적 맥락들을 파생시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 http://www.transmediale.de/node/20704


틸 노박 Till Nowak - 원심력 체험

2011

필름/비디오 - 3분


틸 노박의 디지털 창조물들은 놀이공원의 기구들에 대한 어린 시절의 매혹들을 재생시킨다. < 원심력 체험>은 일곱 개의 비디오 클립 및 드로잉으로 이루어진 작업으로, 장난감처럼 장식된 거대 로봇 공학적 기계들이 중력에 반하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준다. 디지털 매체로 다시 태어난 이 놀이 기구들은 현실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행복과 자유의 탐색을 상징한다. 작품의 원제목이자 ‘원심력’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 ‘Fliehkraft’는 탈출을 의미하는 ‘Flieh’와 힘을 의미하는 ‘Kraft’의 합성어이다. 한편 이 기계들은 재미와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또한 시각 미디어의 아이러니컬한 입지를 재현한다. 노박은 단순한 아마추어용 카메라로 녹화한 영상을 디지털 기술로써 조작 및 증강한다. 마찬가지로 각각의 영상에 대응하는 일곱 개의 건축 도면들은 실제적인 기술 정보를 보여주지 않는다. 도리어 이 드로잉들은 현실이 무엇인지 반문하고, 나아가 우리 문명에 대한 패러디를 제공한다.



(* 아래 영상은 틸 노박의 다른 영상물임. 다소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출처:http://www.mediacityseoul.kr/ 


정연두 -  식스 포인츠

 2010

 28분 44초,  싱글채널 HD 비디오, 사운드



정연두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실사로 이루어진 연출사진들이다. 이 이미지들은 사람들의 판타지, 꿈, 희망이나 연극적인 상상들에 기반하고 있다. 사진이 지니고 있는 ‘증거’로서의 특성은 이러한 비현실적 생각들이 일단 사진으로 번역되었을 경우 마치 실제로 실현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현장치로서의 사진에 작가는 눈에 보이는 무대장치들을 삽입함으로써 ‘증거’ 대신 ‘드라마’에 훨씬 주목하도록 한다.

Six Points는 정연두의 사진들 가운데 처음으로 컴퓨터 합성을 시도한 작품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촬영한 뉴욕의 거리 사진을 길게 이어 붙여 천천히 패닝하는 동영상 카메라의 움직임을 재현해 낸 것이다. 이 동영상에는 이전의 < 수공기억>에서 인터뷰를 다루었던 것처럼 어떤 인물들의 목소리가 더빙되어 있다. 즉 뉴욕의 소수민들이 거주하는 6개의 구역들(잭슨 하이츠의 인도마을, 멀베리 & 켄모어의 리틀 이탤리, 모트 스트리트의 차이나 타운, 32번가 코리아 타운, 루즈벨트 에비뉴의 남미마을, 브라이튼 해변가의 러시아 공동체) 각각에 살고 있는 불특정한 인물들의 독백이 그것이다. 이 인물들은 자신들이 떠나온 고국과 타지에서의 삶이 주는 긴장감, 두려움, 희망 등에 대해 토로한다. 연극의 대사처럼 다루어진 이 독백들로 인해 영상의 흐름은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내재하고 있는 공간들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직접 찍음 


로미 아키투브 Romy Achituv -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

2012, 뉴미디어 설치 작품

크기 : 가변 크기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는 부조리한 희곡의 부조리한 제목이다. 상상해보라. 거의 장님에 잘 듣지도 못하는 쇠약한 노인이 반쯤 술에 취한 채 너저분한 방에 홀로 쭈그리고 앉아서 바나나로 끼니를 때우며 자신의 목소리가 녹음된 옛날 테이프들을 틀고 있는 모습을, 그것도 녹음의 상당부분이 그 이전의 테이프들에 대해 언급하는 테이프를. <로버트 해치>

 

베케트의 단막극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의 비디오 퍼포먼스를 한 줄기의 꿀로 ‘코드전환’을 한 이 설치작업에서 약 3미터 높이에서 흘러내리는 ‘꿀줄기’는 연극의 내러티브에 반응하며 지진계가 진동하듯 흔들린다. 그리고 바닥에 있는 꿀 웅덩이의 표면에 덧없는 흔적을 남긴다. 이 작품은 퍼포먼스의 모든 순간과 그에 동반하는 소리들뿐만 아니라 밀도 있게 채워진 침묵과 멈춤에도 촉감 가능한 형태를 부여한다. 이 물리적인 인코딩은 베케트가 현존을 통해서 “말하는” 것만큼이나 부재를 통해도 “말하는” 방식을 강조함으로써 연극의 구조적 역동성을 부각시킨다.

꿀이 흘러내려 투명한 통 안에서 서서히 뒤섞이는 과정에서 꿀을 담는 용기는 ‘데이터 옮겨 적기‘를 하듯 침전물의 층을 축적하면서 퍼포먼스를 구체화하게 된다. 그러나 꿀은 작품의 “지질학적 데이터 지도”를 만들기 보다는 용기 속에서 뒤섞이고 어우러지면서 분리 불가능한 덩어리라는 볼륨으로 재구성된다.

이 “해석된 데이터”는 꿀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되돌아감에 따라 시각적인 동시에 상징적으로 그것의 물리적인 운반자인 꿀로 다시 환원된다. 그리고 모든 해석의 전략은 다시 열린 채로 남게 된다.






Comment +0

불멸의 화가 반 고흐
07. 11. 24 - 08. 3. 16, 서울시립미술관


사람들의 눈에 나는 무엇이냐? 없는 사람이거나 특이하고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삶의 목표도 없고 이룰 수도 없는 사람, 한 마디로 형편없는 사람이지. 좋다, 그것이 사실이라 할 지라도 나는 그 특이하고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정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내 작품을 통해 보여주겠다.
- 반 고흐(1882년 7월 21일)

*    * 

미술관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늘 ‘반가움’보다는 ‘신기함’을 먼저 느끼는 건 쓸데없는, 나의 과민한 반응일까. 혹은 반 고흐의 작품이 우리를 감동시킨다는 사실보다 2008년 우리 주변에 있을 또 다른 반 고흐를 떠올리게 되는 건 무슨 까닭일까.

보통의 사람들이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전시를 보러 가고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너무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늘 가슴 한 켠이 아리는 것은 순수한 미술 애호가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대중주의만 늘어나는 것 같아서다.

한 쪽에서는 상품성 있는 전시만을 기획하고, 과감하게 홍보 마케팅에 투자하고, 비싼 입장료와 대기업 후원으로 이루어진 전시는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작품성, 예술성보다는 돈이 되는 화가의, 돈이 되는 작품인가 아닌가부터 먼저 살피고, 돈이 된다 싶으면, 먼저 사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긴 자본주의 사회이니, 전시나 작품 구매 모두 돈이 되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이걸 당연하다고 적는 나는 얼마나 타락한 것인가!).

하지만 다른 한 모퉁이에서는 몇 년 아껴가며 모은 돈으로 개인전을 열어, 작품 한 두 점 팔기 어려운 가난한 화가들도 있다. 또는 아예 그림 그리기 포기하고 돈 버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한국의 세잔, 한국의 반 고흐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너무 공상적이고 터무니없게도, 보통의 사람들이 반 고흐의 작품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가 쓸쓸하게 자살하던 그 순간, 유럽의 그 누구도 반 고흐가 이렇게까지 유명해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명해지자 마자, 반 고흐는 신화가 되었고 전설이 되었다. 그것이 현실을 더욱 비참하고 슬프게 만든다.

나는 사람들이 이미 유명해져 버린 예술가나 이미 돈이 되는 작품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순수하게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소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엔 반 고흐의 아이리스는 너무 처절하고 슬프고 아름답기만 하다. 저 화사한 색채의 율동 속에서 숨겨진 절망감이란! 하긴 세상이 원래부터 이렇게 생겨먹은 것인지도 모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omment +2

보르헤스 씨의 정원

일러스트: 메테오 페리코니 보르헤스 씨의 정원 부에노스 아이레스, 레꼴레타 인근의 어느 집에는 이중의 특권을 가진 창문이 있다. 그 창문에서는 한 눈에 하늘이 들어오고, 이웃한.....

보이지 않는 용, 데이브 하키

보이지 않는 용 The Invisible Dragon: Essays on Beauty 데이브 하키(지음), 박대정(옮김), 마음산책, 2011년 몇 번 읽다가 만 책이다. 구.....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1. 책 읽는 병든, 그러나 고귀한 우리들 책을 읽는 여인(안지오의 소녀) 이탈리아 안지오Anzio에서 나온 그리스 조각 복제본(대리석)으로 기원.....

보들레르의 수첩, 보들레르

보들레르의 수첩 샤를 보들레르(지음), 이건수(옮김), 문학과지성사, 2011년 1846년 산문과 1863년 산문이 함께 실려있고 죽은 후 나온 수첩까지 실린 이 책은 기억해.....

메시Messy, 팀 하포드

메시Messy -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팀 하포드(지음), 윤영삼(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확실히 기존 통념을 깨뜨린다. Messy라는 제목 그대로, 무질서와 혼.....

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단테 - 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좋은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찌른다. 이종인 선생의 번역도 .....

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칠드런 액트 The Children Act 이언 매큐언 Iwan McEwan(지음), 민은영(옮김), 한겨레출판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가 추천한 이언 매큐언.....

맑스주의와 형식, 프레드릭 제임슨

변증법적 문학이론의 전개 (개정판: 맑스주의와 형식, 원제: Marxism and Form) 프레드릭 제임슨 Fredric Jameson (지음), 여홍상, 김영희(옮김), .....

점심 식사 대신 에이미 로월(Amy Lowell, 1874 - 1925)의 시를 한글로 옮겨보았다. 며칠 전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 로웰의 시가 실렸는데, 처음 듣는 시.....

이상원 미술관 방문기
이상원 미술관 방문기
이상원 미술관 방문기
이상원 미술관 방문기
연인들Lovers, 리처드 브라우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