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146

올해의 작가상 2013,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3 Korea Artist Prize 2013. 7. 19 - 10. 20 국립현대미술관 겨울바다공성훈캔버스에 유화, 97x130.3cm, 2010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모습이 가득한 화가 공성훈(1965년생)의 그림은 자연에 대한 외경이나 그로부터 비롯되는 숭고미가 아니라, 더 이상 착취될 수 없을 정도로 착취된, 인간에 의해 한갓 연극 무대장치처럼 가공된 자연을 보여준다. (...) 우리가 이들 그림에서 느끼는 경탄은 그림 속에 재현된 자연에 내재한 숭고로부터 비롯하는 것이 아니다. 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자연은 마치 과장된 옷과 차림새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과 애처로움을 느끼게 하는 피에로처럼 보인다. 자연은 스스로의 장관을 한껏 뽐내고 있지만, 그 한껏 과장..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들, 한스 블루멘베르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들 - 논문들과 연설 하나 Wirklichkeiten in denen wir leben 한스 블루멘베르크Hans Blumenberg(지음), 양태종(옮김), 고려대학교 출판부 한스 블루멘베르크의 (Die Lesbarkeit der Welt, Suhrkamp, 1981)은 문학동네 모더니티총서로 번역,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어떤 연유에 의해서인지 몰라도 출간되지 못했다. 나는 이 총서의 목록을 통해 흥미로운 제목인 으로 그에 대해 흥미를 느꼈고 그의 책이 번역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짧은 책 한 권이 번역되었을 뿐이고, 오늘 내가 리뷰하고자 하는 이 책이다. 그러나 내 리뷰는 피상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다(이 블로그에 자주 오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 나는 직장인이..

이우환 Lee Ufan 인터뷰 기사 노트

2011년 3월 6일자 중앙선데이에 난 이우환의 인터뷰 기사 중 일부를 옮긴다. 몇 년 전 그의 기사를 읽고 노트해둔 것이다. 작품이 좋으면, 그의 글도 좋고 그의 마음도 좋다,고 여긴다. 이 때 좋다는 건, 근사하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다. 그가 쓴 저서들도 몇 권 번역되어 나왔으니, 읽어보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http://commons.wikimedia.org “예술도 경쟁입니다.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모노하'란 자기 생각을 절반 정도로만 한정하고 나머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바깥과 안쪽을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돌맹이를 그냥 던져놓는 것 같아도 개념, 장소, 시간 등을 따져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죠.“ “게다가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조선 사람이라고..

농염한 몸짓의 소년 - 티에폴로(Tiepolo)

미의 기준은 바뀌고 미의 대상도 바뀐다. 미소년에 대한 염모는, 어쩌면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른다. 18세기 후반, 시대는 로코코로 향하고 티에폴로는 바로크적 몸짓 속에 로코코적 염원을 담아낸다. 동성애적 갈망이 화폭에 담긴다. 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 즉 선미의식은 이런 것이 아닐까. 선한 것이 아름다운 것. 그래서 고대에는 여성의 아름다움보다 남성의 아름다움이 더 추앙받았으며, 이는 근대에까지 이어진다. (요즘은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는데, 예전 싸이월드에 올린 글들을 이렇게 옮긴다. 업무용으로 네이트온을 사용하다 보니, 쪽지로 예전에 올린 글들을 알려주고, 이를 다시 블로그에 올린다.) 2003년 12월 3일에 쓰다. The Death of Hyacinth1752-53Oil..

르느와르(Renoir)의 소년

르느와르의 초기 작품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가 배워왔던 페인팅과 앞으로 나아갈 페인팅이 서로 섞이고, 작품을 통해 성취하고 하는 젊은 열망들이 색채로 뿜어져 나온다고 할까. 한 때 '젊음'에 대한 평문을 쓰고 싶었는데, ... 지금이라면 가능할까. 오랜만에 르느와르 작품들을 찾아 봐야겠다. -- 2003년 11월 28일에 쓴 글. Young Boy with a Cat1868-69Oil on canvas43 3/4 x 26 1/4 in (124 x 67 cm)Musee d'Orsay, Paris 이 그림을 보면서 하루키의 를 떠올린 이유는 뭘까. 약간 신비스러워 보이는 이 작품은 르누와르의 초기 작품으로 고양이를 스다듬는 소년의 뒷모습을 담고 있다. 앞의 꽃무늬 천이나 고양이의 처리는 무척 마음에 든다...

이우환, 점에서 From Point

2003년 11월 17일에 쓴 글을 옮겨담는다. 막상 옮기고 나니, 1990년대 후반인지, 아니면 2000년대 초반부터인지, 나는 이우환을 좋아했다. 이 때, 그의 작품 가격이 얼마 하지 않았던 탓에 작품 구입을 목표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그의 작품이 구겐하임에 이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도 전시된다고 한다. 다시 이우환을 읽어야 겠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1/24/2013112402357.html ) 점에서 from point 이우환의 작품이다. 그는 일본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일본의 '모노하'의 대표적인 예술가이자 이론가이다. 위의 작품은 그의 초기 대표작에 해당된다. 이우환은 국..

뒤샹과 벤야민 그리고 소셜 미디어

뒤샹과 벤야민 그리고 소셜 미디어 오늘날 나타나는 것이 프로그래밍된 체험들이다. 사회적 삶은 총체 예술이 된다. - 노르베르트 볼츠, 『컨트롤된 카오스』 중에서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창작 노년의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가 아이폰의 브러쉬 기능을 통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해외 토픽에 나오는 지금,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매년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이를 쫓아 배우고 소비하기도 바쁘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급변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느리게 변화할 뿐이다. 눈에 보이는 여러 문화와 기술 트렌드가 이전 시대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고 해서, 19세기 이래로 우리의 일상..

Contemporary Art Journal 2011년 vol.7 - '자살' 특집

1.Contemporary Art를 '동시대 미술'로 옮겨야 하나? 이전에는 현대 미술로 옮겼는데, 이 잡지에 실린 정형탁 편집장의 글을 읽고 난 다음, 고민에 빠졌다. 아서 단토A.Danto가 정의한 '예술의 종말' 이후 생긴 '컨템포러리'는 이제 더 이상 미술작품은 어떠해야 한다는 특수한 존재방식에 방점을 찍은 거다. 예술이 미학의 집으로 편입되었을 때 이미 이런 현상은 예견되었는지 모르겠다. 팝아트의 등장으로 미술의 고유한 가치를 찾으려는 목표는 허망한 것이 되었고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노력들이 생겨났다. (정형탁, '자살, 자본의 메타모프로시스' 중에서, 65쪽) (솔직히 정이 가지 않는) 미술 이론가 아서 단토를 인용하며, 그는 컨템포러리의 의미를 구한다. 굳이 저토록 진지해질 필요는 없어..

이미지 속의 삶

한동안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전날 밤 꿈 속 사건을 실제로 일어난 사건으로 여기며, 며칠 지내다가, '아, 그건 꿈이었지'하는 식이었다. 다행히 그건 몇 달 가지 않았고 그것으로 인해 큰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다. 단지 더 쓸쓸해진 것 뿐. 대한민국의 회사원들이, ... 아니 지난 수십년 간 IT 기술에 기반한 급격한 정보화,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쟁의 격화로 인해 OECD 대부분의 국가 지식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심해졌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해졌다. 나도 나이가 들고 직무가 늘수록 그런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있다. 그렇게 늙어가고 있었다. 출근길 카페에 들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사왔는데, 마실수록 속이 쓰려오는 것이 내 현재를 말해주는 것 같기만 하다. 잠시의 위안을 얻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