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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박종훈(지음), 21세기북스 


몇 해 전에 나온 책을 이제서야 다 읽는다. 이미 칼럼을 통해 박종훈 기자의 통찰력 있는 글들을 읽었던 터라, 책을 읽는 과정은 마치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칼럼 주소: http://news.kbs.co.kr/news/list.do?mcd=0849#1)


유명세를 치른 책이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테고, 읽은 사람들은 다 읽었을 것이다. 정작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들은 내가 아니라 저 쪽에 있는 사람들인데. 


흥미로운 것들은 경제전문기자(실은 박종훈 기자만 말하겠는가!)가 지적하는 사항들과는 정반대로 국가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국가에서 홍보하고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것처럼 포장하는 여러(더 많겠지만) 잘못된 정책들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그런 정책들의 잘못을 지적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지난 대선에 박근혜 대신 문재인을 지지한 이들이 마치 이해할 수 없는 이들에게 포위된 섬처럼 있었듯이. 


아직도 마음의 상처처럼 남아있는 기억 하나가 있는데, 이십 대 중반 어느 공부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일반 대중들은 무식하거나 무관심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식의 말을 했다가, 그 무슨 시대착오적인 계몽주의라는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때 계몽주의가 잘못된 것인가, 왜 시대착오적인가, 한참 생각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실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는 정도인 사람이 대통령으로 앉혀놓고 바람직한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기획들을 버젓이 경제 정책이네, 교육 정책이네, 문화 정책이네 하면서 수립하여 실행하면서 그것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좌파나 빨갱이,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과정을 보면서도, 사람들이 꿈쩍하지 않는 모습에 나는 절망했다, 끔찍했다. 결국 최순실 사태를 통해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긴 했지만, 스스로의 지적 능력으로는 그들이 절벽 앞에 서서 떨어질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카카오톡을 통해 전파되는 가짜 뉴스들을 진짜라고 믿는, 나이든 이들을 보면 아 나이가 든다는 건 지혜스러움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오네트가 되는 과정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그들 앞에서 우리가 그들 스스로 깨치길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민주적인 촛불 시위를 보면서 희망을 느꼈을 지 모르지만, 나는 그 촛불 맞은 편에 서서 그것을 반대하는 이들을 보며 불안과 공포, 절망을 끊임없이 느낀다. 이런 점에서 이 책도 마찬가지다.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 책은, 그렇다고 절망을 이야기하진 않지만,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얼마나 허술하고 취약하며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자칭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내가 볼 때 시대착오적인 수구라고 여겨지지만)이 만든 구호들과 정책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것인가를 지적하고 있다. 목차만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논조를 알 수 있다. 


경제정책 - 정부는 왜 눈 앞에 닥친 위기도 못 보는가?

기업 - 1등만 살아남는 경제는 왜 위험한가?

부동산 - 집, 살 때인가? 팔 때인가?

세금 - 세금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다.

빚 - 이미 당신에게는 2,000만원의 빚이 있다

빈부격차 -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복지 - 복지는 분배가 아닌, 성장의 열쇠다

인구 - 인구 감소가 가져올 최악의 경제 불황

청년 - 21세기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원, 청년 


이 책은 좌파적이거나 마르크스주의적이지 않다. 정치적 지향으로 따지지만 리버럴하고 중도적이라고 할까. 좌파라든가 빨갱이라는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못하는 이들이(이는 기자(혹은 기레기)도 마찬가지) 그런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을 호도하고 선동하고 있다.(이것도 일종의 계몽주의가 아닌가?)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에 대해선 환호하면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복지 정책에 대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는 이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박종훈 기자는 사회안전망이 한 나라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서술한다. 


이 때문에 촘촘하게 잘 짜인 사회 안전망은 그 혜택을 보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를 불황에서 지키는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 이 같은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바로 '경기 자동안정화 기능Automatic Stabilizer'이라고 한다. 경기 자동안정화 기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경기 불황이나 호황이 왔을 때 정부가 임의로 재정 지출이나 세율을 변경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작동해 경기 변동 폭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211쪽) 


이처럼 사회안전망의 경기 부양 효과가 훨씬 강력하지만, 부패한 국가는 인위적인 건설 경기 부양책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자동화된 사회 안전망과 달리,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에는 힘 있는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쉽게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3쪽)


몇 해 전부터 서부 유럽 몇몇 국가에서 논의되거나 시범적으로 실행되는 기본 소득 제도도 이런 사회안전망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복지의 차원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에 대한 뼈 아픈 지적들로 채워진 이 책은 웹사이트에 게재될 때부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채널로 공유되었다. 대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된 조세 제도(뿐만 아니라 그냥 경제 시스템 자체가 그들을 위해 설계되어 있다)는 이 나라 기업 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지만, 그것을 그 누구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김종인이 끊임없이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는 (권위적) 보수주의자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진보적이기 때문이다. 실은 진보적이라는 표현 대신 합리적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그가 보기에도 현재 경제 시스템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유층에 유리한 조세 정책은 우리나라를 상속형 경제로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는 유류세와 담뱃세같은 간접세가 전체 세수의 절반이나 되는 반면, 소득세 비중은 낮기 때문에 조세 정책으로 인한 빈부 격차 완화 효과도 거의 없다. (171쪽) 


낙수효과가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일반 대중들을 빼곤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단어가 먹힌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자본주의의 핵심은 결국 공정한 경쟁 시스템에 있다. 아무리 무능력해도 부모 잘 만난 덕에 세금 한 푼 안 내고 부모의 부를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다면, 누가 치열하게 노력하며 발전을 도모하겠는가? (109쪽) 


한동안 IT에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화두였는데,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정보격차Information Divide'도 꽤 심각한 수준이다. 문맹률은 낮지만, 문해력도 상당히 낮다는 점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특히 빠른 온라인화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는 건 아닐까. (참고: 한국인의 문해력은 왜 세계 꼴찌인가? http://ppss.kr/archives/66923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그 시작은 이 절박한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을까. 이 점에서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는 현재 시점에서 꽤 유용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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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을 구독한 지 몇 달이 되었다. 그 전에는 모바일 포털사이트나  Social Media, 특히 페이스북을 통한 소비가 대부분이었다. 이럴 경우 미디어 편식이 발생한다. 또한 예전이라면 스포츠신문을 읽어야만 볼 수 있는 기사만 읽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처럼 디지털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 나는 스포츠신문을 읽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디지털을 통해선 그냥 스포츠신문만 읽는 느낌이다. 그만큼 엉망이 되었다. 더구나 제대로 된 기사문을 읽을 일이 줄어든 셈이다. 


다시 종이신문을 읽기 시작하자 여러 모로 장점들이 많아졌다. 다소 느리지만, 깊이있는 칼럼들을 읽게 되었다고 할까. 하지만 디지털 세대의 여론과는 다소 무관해 보인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정치적 무관심을 지나 대중 일반의 정치적 이해와 판단능력을 마비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여기 블로그에 대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는 듯하여, 아래 칼럼 읽기를 권한다. 지금 20대 이하 세대는 정말 힘든 시기를 살아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치를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관여해야 하는데, ... 너무 걱정스럽다. 


송호근 칼럼 - 한국 청년 잔혹사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0419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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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학생 2016.08.31 22:59 신고

    종이신문에 관해서 과제를 쓰려하는 학생입니다만, 2026년에는 한국에서 종이신문을 보기 힘들꺼라는 통계도 있길래 여기에 질문드려봅니다.
    종이신문이 없어질꺼라고 보시나요? 안없어진다면 그 이유가 뭘까요?
    종이신문이 살아남는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궁금한게 워낙많은데 질문드려봅니다 ㅎㅎ;

    • 지하련 2016.09.01 02:56 신고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심지어 학자들이나 전문가들까지도 서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주제예요. 그걸 덜컥, 저에게 물어보시면.. ㅜㅜ.

      아마 관련 자료를 찾으면 너무 많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어떤 주제는 너무 많은 자료 때문에 힘들고, 어떤 주제는 자료가 너무 적기 때문에 힘들죠. 그런데 이런 경우는 공부를 하던지, 직장 생활을 하던지, 반드시 겪게 되는 문제예요.

      몇 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검색해서 관련 자료를 찾아 읽어보세요. 그럼 나름대로의 해답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riss.kr 이라는 웹사이트에서는 학위논문들을 검색할 수 있으니, 이와 관련된 석사나 박사학위 논문을 읽을 수 있을 겁니다. 해당 주제에 대한 논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종이판을 내던 뉴스위크지는 아예 종이 주간지를 없애버렸습니다. 뉴욕타임즈의 경우, 디지털화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인수한 위싱턴 포스트에 밀리는 인상을 주고 있죠. 영국의 가디언지도 디지털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의 중앙일보도 여기에 속한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 모노클 같은 잡지는 종이잡지로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어요. 국내에는 B 매거진이 대표적인 경우죠. 뭐, 신문은 아니지만요.

      너무 어려운 질문은 너무 쉽게 하셨습니다. 그런 질문은 마치 '왜 살아야 하나요?'와 비슷한 류입니다. 다만 '왜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무한한 답이 있어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지만, '종이신문에 대한 질문'의 답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고 여기에 대한 답은 자료를 찾아 읽어보시면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그럼.



총선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경제’ 이야기가 나오고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IMF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저항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이명박 정권 이후에는 구조조정은 기업/산업의 일종의 문화가 된 듯싶다. ‘위기’라는 단어가 나오기만 하면 ‘구조조정’, ‘대량해고’, ‘대량실업’이 나온다.(1)


그리고 은연 중에 주류언론에서는 ‘정치’의 문제를 ‘경제’의 문제로 옮겨버린다. 


최근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보도하는 기사들을 보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조선업이 위기에 빠진 것은 경영 상의 잘못된 의사 결정, 안일한 경영 관리, 정부의 산업/기업 리스크 관리 부재, 장기적 산업 전망 부재 등 이것저것 뒤섞인 것이다. 솔직히 경험이 없지만 고부가가치 영역(해양플랜트)으로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이미 몇 해 전에 올해와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대응도 없었다. 


이미 구조조정은 기정사실화되었다.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그런데 너무 선정적이다. 이제는 자살, 강도 같은 제목을 단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언론인가 싶다.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언론들은 몇 개의 기업이 문을 닫고 몇 명이 대량 해고되었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사들을 채운 문장 속의 비극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얼마나 많은 작은 회사들의 사장들이, 얼마나 많은 집들의 아빠들이, 얼마나 많은 집들의 엄마들이 고통 속에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말이 없다. 


이젠 구조조정으로 인한 작은 회사의 폐업이나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는 당연한 일이 된 것인가? 


그래, 당연한 일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그 다음은?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자살 시도까지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미 비극은 시작되었고 어차피 그들의 문제라고 여기는 것일까? 그렇듯 조선소의 문제도 그런 것일까? 


언론들은 ‘어떻게 구조조정했다’고 말하지, 구조조정 속에서 회사를 잃어버린 작은 회사의 사장이나, 직장을 잃어버린 가장과 그 가정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 이 무슨 또 다른 비극이란 말인가. 이젠 모두가 통째로 쓰레기가 되고자 작심한 듯 보인다. 


이제 경기 불황은 일상이 되었고(어떤 이유로 불황의 일상화가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하지 않고), 일상이 된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장이 없는 사람들을 자영업자, 혹은 개인사업자화시키고(창업 독려로),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능력 없는 개인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초래하게 될 국가적, 지역적, 사회적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회복하고 극복해야 하는지, 그것에 대한 계획은 있는지에 대해서 그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다. 마치 전쟁 같다. 누가 쏘았는지 모르는 총탄에 맞아 반신불구가 되더라도, 그저 시절 탓으로 돌리고 마는. 전쟁의 비극이 한국에서 불황이라는 이유로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혹시 이것이 잘못된 귀결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국가 산업의 근간을 이루었던 조선산업의 위기는 충분히 예측되었다. 하지만 그냥 방관했다. 그리고 단란했던 소시민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다. 


이 나라는 참 이상하다. 책임질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평범한 시민들이 자리 잡는다. 언론도 책임 지지 않고 정부도, 기업 리더들도 책임지지 않는다. 언론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몇 명이 잘렸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정부는 기업 리더들 탓으로,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 탓으로 돌릴 것이다. 기업 리더들은 그냥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어차피 자신들은 전략적 경영을 한 것이니. 낙하산 인사들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것이고, 그들이 져야 할 책임은 월급 없인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분산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국은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가를. 장기적으로 모든 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지, 그런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하고 하나하나 실천해야 한다.(2)



* *


(1) 이번 구조조정은 민심을 의식한 보수 정권이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것이 주요 원인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이들 기업 리더들에 낙하산 인사들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 


(2)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되기 전에 이를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하긴 이건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다. 이번 산업 위기 사태는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정치 문제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면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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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서 '하나 둘' 짐싸는 예술가들…'예술의 거리'에 무슨일이? 이라는 SBS의 뉴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진실 한 가지를 보여준다.  대학로를 만든 것은 지금은 이전한 서울대학교와 무수하게 많았지만, 지금은 얼마 남지 소극장들이었다. 인사동을 만든 것은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화랑들과 갤러리들이었다. ... 높은 임대료와 문화예술에는 별 관심없지만, 유흥에는 관심 많은 대중들로 인해 사라져갔다. 그리고 이제 홍대로 넘어가나.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곳을 특색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정부도, 돈도, 기업도 아니다. 가난한 예술가들과 문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흠모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머무르는 곳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자신들의 화법과 표현 방식으로 그 곳을 채색해 나간다. 아마 십 년, 이십 년이 걸리는 일이겠지. 

그리고 쫓겨난다. 그 사이 예술가들은 계속 가난하고, 애호가들은 그들을 도와줄 만큼 넉넉하게 변한 것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것도 아니다. 대신 뭔가 보기 좋은 것들이 있는 것같이 보여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여든 사람들 앞에 가게가 하나 둘 늘어났을 뿐이다.

쫓겨나는 풍경 속에서 부동산 소유주는 돈을 벌고 그 안으로 소비와 유흥만 꿈을 꾼다. 아마 문래동도 그렇게 되겠지. 지금이야 나름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그 곳을 아지트로 삼았을 때 얼마나 많은 공격들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런데 이건 장소를 옮겨가며 반복되는 종류의 일이 아닐까. ... 하지만 뭔가 잘못된 것같지 않나. 어딘가 잘못된 듯한 느낌이 들지는 않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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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외국의 대도시에 나가게 되면, 그 도시의 어느 쪽에는 되도록이면 나가지 마라는 주의를 듣곤 합니다. 심한 빈부격차나 인종 차별로 인해 지역에 따라 사는 사람들의 분위기(경제적 능력이나 문화자본 등으로 형성되는)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서울은? 이를 시간적인 연대로 나누어, 70년대에는 어떠했고, 80년대에는 어떠했고, 90년대, 2000년대에는 어떠했을까요?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 포털에 올라온 기사 리스트를 보다가 다소 황당한 기사를 읽고 이런 글을 올립니다.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면서 상임위 단계에서 책정한 영·유아 예방접종비 예산 400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도 0원으로 책정돼 저소득층 아동들이 당장 밥을 굶을 판이다.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씨는 9일 “국회에서 아가들의 필수예방접종 예산을 몽땅 다 삭감해 버렸습니다. 저출산으로 국가가 비상사태라는데 정작 아이 키우는 데 비용은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니 놀랍습니다. 우리보다 후진국도 아이들 접종은 무료로 해주는 나라가 많다는데….”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원래 400억원 정도만 추가로 예산을 잡으면 수많은 아가들이 필수예방접종을 무료 또는 저렴하게 접종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덧붙였다.

(중략)

한편 내년도 예산안에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도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010년도 예산안을 짤 때에도 전년도 541억원이던 결식아동 급식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285억원으로 편성한 바 있다.

서울신문. 12월 10일자.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1210008011 


다소 황당한 내용입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은 계속 하면서, 꼭 필요한 복지 예산은 날려버렸네요.

최근 들어 자주 노무현 정부 때가 떠오릅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정부에서 뭔가를 하려면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아가며 반대부터 하던 야당(지금은 여당이죠)과 언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들의 나라 대한민국과 우리들의 나라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언론에서는 현직 대통령 지지율을 보여줍니다. 제 기억으로는 5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2명 중 1명은 지지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나라에는 미래는 없습니다. 우리들의 나라 대한민국은 지금 여기에 없고, 우리들의 50% 이상은 그 사실을 모르고 그들의 나라가 우리들의 나라라고 믿고 있는 이 상황에서 과연 미래가 있을까요?

이미 이 나라는 마음으로는 조각 났습니다. 종교 갈등이 표면화되었고 빈부로 인해 그 갈등은 심해지고 이제 지역적으로 나누어져 마치 유럽의 어느 나라처럼 잘 사는 지역과 못 사는 지역 간의 갈등이 생겨날 것이며, 분리 독립 운동이 일어날 지도 모를 일입니다.

통일이라뇨?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된 우리는 아직도 국회 의사당 안에서 '통일'을 이야기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된 정치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의라뇨? 날치기로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 정의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무식한 대담함이 놀랍기도 하지만, 실은 우리가 믿는 정의와 그들이 믿는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맞는 표현일 지도 모르겠네요. 정의란 결국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니까요. 마이클 샌델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나라를 찾아 떠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떠났던 사람들은 결국 우리들의 나라들을 찾지도 만들지도 못하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에서 사라지질도 모릅니다.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하던 그들은 그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에게 대해선 모르고 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 몇 번의 대형 홍수와 오염사태를 겪고 난 다음 다소 현명해진 척 하는 사람들은 4대강 복원 사업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꼬불꼬불한 강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대형 토목 공사를 벌이게 될 것입니다. 아마 그 때쯤에는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겠죠. 만일 그 때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우리들의 나라로 남아있다면 말이죠.

그건 그렇고,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대형 토목 공사 하나 줄이고 복지 예산을 책정하는 일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우리들의 상식과 우리들의 정의로는 도대체 납득되지 않는 일이기에, 정치적인 일에 대해선 거의 포스팅하지 않던 제가 이런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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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itch 2010.12.11 19:26 신고

    더 무서운 것은 그 정부와 정치인은 자신이 하는 행동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 지하련 2010.12.15 16:49 신고

      어차피 의견이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고 이야기를 통해 뭔가를 해결하려고 해야 하는데, 아직 그것이 많이 부족한 것같습니다. 나이드신 이들 중에는 무조건 밀어붙여야 일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인 것같아요. ~.. 좀 나아져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감사합니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 정책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나, 경제 정책, 국방 정책 등 대통령 인수위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 이전 정부에서 했던 일들은 다 잘못된 것들 투성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우습다. 그들은 지금 민심을 대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저의 투표율에, 국민의 과반수 이상은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는다. 국정원이 그동안 헛짓 했다는 인수위에 들어가 있는 모 국회의원이 말이나 오늘 기사화된 국군 작전권 환수를 새로 논의해야 된다는 주장이나, 도대체 그런 말을 하고 싶을까. 인수위에 있는 사람들, 좀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그 동안 세상이 바뀌었으면 얼마나 바뀌었다고 그러는 걸까.

내가 보기엔 정권이 바뀌어서 세상이 바뀌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렇게 바뀌어 가고 있었던 것일 뿐인데 말이다. 과연 그들은 정말로 세상을 돌리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무조건 반대로 나가야 된다고 믿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문민정부 때나 참여정부 때나, 좌파 정부이긴 커녕, 모양새만 약간 다른 우파 정부일 뿐인데 말이다.

최근 동아일보 기사들 몇 개는 현 정권 때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신문사가 왜 그렇게 망가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새로 출범할 정부가 실책을 할 때, 이 신문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생각이다. 그리고 끝날 무렵에는 어떤 논조의 기사를 써낼지도. 며칠 전 읽은 글이 새삼스럽게 기억에 남는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의 명언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언론이 똑똑해질수록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저자인 메리 버핏의 설명은 이렇다. “보통 우리는 언론 매체를 통해 투자 관련 정보를 습득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사태에 대한 정확하고 적절한 분석은 전적으로 언론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 언론인이 똑똑해야 사회도 똑똑해진다. 사회가 똑똑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마 무언가를 감추려고 하는 거짓말쟁이와 도둑, 정치인뿐일 것이다.”(<워렌 버핏 투자 노트>,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우리 언론은 과연 똑똑한가? 97년 외환위기 직전에 언론은 똑똑했는가,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언론은 똑똑해졌는가. 의문이다.
- '민심천심론'을 접하며, 김태희(다산연구소 기획실장)
http://www.edasan.org/bbs/board.php?bo_table=board3&wr_id=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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