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5

루쉰(노신),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며칠 전 서가에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을 보았다. 여기서 '보았다'는 그 책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의미이지, 그 책을 다시 읽었다는 건 아니다. 반가웠다. 대학 시절 한 번 읽었고, 직장을 다니면서 또 한 번 읽었다. 이번 가을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루쉰(노신)의 마음도 요즘 내 마음 같았을까. 대학시절 '아큐정전'을 읽었으면, 그 짧은 소설이 가진 거대한 힘 앞에서 나는 절대 이런 소설은 쓰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동시에 우리 시대는 루쉰의 시대가 아니므로, 그런 소설을 쓸 생각도 하지 않겠다고 여겼다. 하지만 세상은 돌고 도는 법. 우리 시대가 다시 이렇게 어두워지리라 누가 생각했을까. 잘못된 것일지라도 과거는 흐릿해지며 아름다워지기 마련이고, 그 과거 화려했던 이들은 다시 한 번 누군가에겐 ..

김명호 교수 인터뷰 - 중국, 중국인에 대하여

한동안 중앙선데이를 구독해 읽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더 이상 구독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술/예술에 대한 심층 기사가 많고 다른 신문에선 보기 드문 연재가 있어 가끔 가판대에서 사서 읽곤 한다. 그 연재들 중 특히 성공회대 김명호 교수의 '사진과 함께 하는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는 흥미롭다. 오늘 아침 김명호 교수의 인터뷰를 작년 초 신문에서 꺼내 읽었다. 그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 동안 중국에 대한 책 여러 권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중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구나 하였다. 그는 한국인들이 가지는 중국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일제 시대부터 시작된 것이라 말한다. '잘못된 시발점은 일제 시대다.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이 각급 학교에서 적국인 중국을 비난하는 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인은 ..

정치적 팝, 현대 중국의 세계 - 왕광이

중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아니면 사회주의 사회인가?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대답할까? 몇 명은 사회주의를 가장한 자본주의라고, 또다른 몇 명은 시장 경제 체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또는 도리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고 묻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되물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중국은 공산당이 정치의 중심에 있고 사회주의적 가치가 국가 통치의 기본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주의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시장경제)라는, 매우 낯선 시스템이라고 할까. (어쩌면 중국 앞에서 좌파, 우파의 구분도 무색해 질 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대 중국의 정치-경제 체제는 2012년의 우리들이 보기에도 신기한데, 수 십 년 전 중국 국민(인민)들의 눈에는..

2011년 전 세계 은행의 시가총액 순위

잡지를 읽다가 중국 경제의 위상을 한 번 기억해둘 필요가 있어 인용해본다. 아직도 중국을 우습게 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의 파워는 해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전세계 1위 은행은 Citi Group Inc였으나, 지금은 65위권 수준으로 떨어져 있으니, 조만간 세계 금융도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 순위만 놓고 보자면 말이다. World's Largest Banks by market cap 2011 Rank Bank Country Market cap ($b, 8/2011) 1 Industrial & Commercial Bank of China China 223.4 2 China Construction Bank Chi..

중국, 이것이 중국이다, 이인호

中國 - 이인호 지음/아이필드 중국, 이것이 중국이다 이인호 지음, 아이필드 “그만큼 중국인들이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 530쪽 칠백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다들 고개를 흔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가깝지만 일본보다 더 모르는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이런저런 책 몇 권을 읽는 것보다 이 책 한 권 정도면 충분하다. 그만큼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하였으며 실제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의 이야기나 배낭여행기 등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책을 통해서 본 중국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러니깐 “착하게 살아서 천당 간다”의 태도가 매우 약하다. 중국의 창조 신화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우주의 창조자인 반고가 죽어 그의 육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