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공포

지하련 2006. 12. 11. 11:47
넓은 사각의 창, 우울한 흰색 블라인드를 올리고 어둑해지는 파란 하늘을 보며 잠이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저 밥을 먹으니 졸린 것 뿐이었다. 잠이 든 사이 고객사 담당자에게 문자가 와있고 그 사이 하늘은 어두워져 있었다. 어두워진 일요일 밤하늘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휩싸였다. 결국 월요일 아침이 시작되고 별 일 없었다는 듯 해가 뜨지만 일요일 밤 그 쓸쓸한 공포와 두려움은 견디기 너무 어렵다.

카프카가 그리워진다. 그를 만나더라도 그와 나눌 이야기가 많지 않겠지만. 자기 전 말러를 들어야겠다. 종종 구스타브 말러는 견디기 힘든 우울함을 견딜 수 있는 우울함으로 치환시켜주기도 한다.

말러를 같이 들을 수 있는 우울한 사람 한 두명 같이 있으면 좋겠다. 이 어두운 일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