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예술

피카소 - 성스러운 어릿광대

지하련 2003. 12. 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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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 성스러운 어릿광대
Picasso, le sage et le fou

마리 로르 베르나다크 Marie-Laure Bernadac
폴 뒤 부셰 Paule du Bouchet
시공디스커버리 018


종종 내 스스로에게 묻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나는 예술향유자가 되었는가’라는 물음이다. 그리곤 ‘예술작품을 통해 난 진짜 감동을 받고 있는 건가’라고 묻는다. 이런 물음을 미술관에 온 모든 이들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억지스런 물음을 하고 싶은 까닭은 허위적인 냄새가 너무 많이 풍기기 때문이다. 어쩌겠는가. 내가 그런 곳에 살고 있음을 슬퍼할 수 밖에.

피카소만큼 대중적인 예술가도 없겠지만, 피카소만큼 대단하고 난감한 예술가도 없을 것이다. 그럼으로 이 작은 책은 피카소를 향해 가는 첫걸음이지 전부는 아니다. (* 예술에 대한 모든 책들이 그러하겠지만)

일주일 정도 출퇴근길에, 혹은 퇴근길에 혼자 커피숍에 앉아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피카소의 작품들은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지 모르겠지만, 인용된 피카소의 몇 마디는 기억해둘 만한 가치가 있다. 가령, “나는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면 그것이 꼭 그렇게밖에 표현될 수 없다고 느끼는 방법에 따라 표현합니다”라는 말은 예술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문장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