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알코올과 예술가

지하련 2002. 11. 15. 00:33


책을 읽다보면 제목에 혹해서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의 경우도 그러하다. 만천원이나 하는 이 책을 사다니. 지금 후회하고 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작가들과 많은 인용으로 가득 채우고도 형편없는 책이 될 수도 있다. 힘들게 내린 결론이 '술을 마시지 말자'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75년생인 글쓴이는 술을 취해서도 소설이나 시를 적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적당량의 음주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적당량이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경우에는 몇 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사불성이 되어선 곤란하다. 그러나 과장하기 좋아하는 작가들은 엄청 술을 마시면서 창작을 했네라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긴장한 정신 아래에서 글을 썼을 것이다. 뭐, 초현실주의자들이라면 상황이 틀리겠지만.

이런 책들, 제목은 그럴싸하지만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이런 책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역자도 그런 사실을 알았던 것일까, 엄청 많은 역주들과 사진으로 도배를 해놓았다.(그나마 이거라도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다) 하지만 때때로 보이는 자의적인 문구는 너무 눈에 거슬린다. 가령 뒤라스. 왜 뒤라스가 영화 <연인>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