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가 96

레오나르도 다 빈치

St John the Baptist 1513-16 Oil on panel, 69 x 57 cm Musee du Louvre, Paris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고전적 이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생의 원리를 찾아가는 고전주의의 여정 속에서, 언뜻 그 여정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스푸마토(sfumato)는 의도적으로 색과 색 사이를 어둡게 하므로서 입가에 아스라한 여운을 주는 것이다. 저 세례 요한의 표정을 보라. 야릇한 미소 속에 생과 세상, 신에 대한 믿음에 대한 갈등이 엿보이는 듯 하지 않은가.

트레이시 에민 Tracey Emin : "There's something wrong?"

Self-Portrait as a Small Bird, 2002 Appliqued blanket ⓒ Tracey Emin. Photo: Stephen White. Courtesy Jay Joplin/White Cube, London 그녀는 13살 때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녀는 기억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 그녀의 첫 솔로 전시 제목도 "A Wall of Memorabillia"였다. 그러고 보면 예술가는 자신의 상처 속에서 헤매다 사라지는 모양이다. Everyone I Have Ever Slept With, 1963-95. Appliqued tent, mattress and light. 122 x 245 x 215 cm. ⓒ Tracey Emin. Photo: Stephen Whi..

르느와르 - 로맹 라코 양의 초상

Mademoiselle Romain Lacaux 1864. Oil on canvas Cleveland Museum of Art, Cleveland, USA (* 로맹 라코 양의 초상) 르누와르의 초기 작품이다. 인터넷을 뒤져 어렵게 구한 이미지이다. 개인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르누와르의 작품들(* 빛들이 요동치는)보다 비교적 초기에 해당되는 작품들을 더 좋아하는데, 이 작품 속에서 르누와르가 존경하던 앵그르와 코로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은 초상화 장르의 관례를 존중한 것으로 보여진다. 옷의 주름 처리나 소녀의 초상 뒤로 보이는 배경의 처리에서 르누와르의 그림임을 짐작할 수 있다. (* 참고로 르누와르는 인상주의에 속하는 예술가이며 젊은 시절 끌로드 모네와 같이 살기도 했다. ..

르느와르 - Young Boy with a Cat

Young Boy with a Cat 1868-69 Oil on canvas 43 3/4 x 26 1/4 in (124 x 67 cm) Musee d'Orsay, Paris 이 그림을 보면서 하루키의 를 떠올린 이유는 뭘까. 약간 신비스러워 보이는 이 작품은 르누와르의 초기 작품으로 고양이를 스다듬는 소년의 뒷모습을 담고 있다. 앞의 꽃무늬 천이나 고양이의 처리는 무척 마음에 든다. 그리고 소년의 누드는 무척 이국적이면서 애로틱하다.

에릭 사티

Erik Satie의 피아노곡을 듣는다. Reinbert De Leeuw의 연주다. 곡들은 아래와 같다. - sonneries de la rose + croix - pi’eces froides - pri’ere - 4 preludes 오래된 LP인데, 자켓 뒤에 실린 해설의 일부분은 이렇게 Erik Satie에 대해서 평하고 있다. “그의 음악성은 간결하고 순수하여 이내 친숙해진다. 정신적으로는 반골적이지만, 낭만적인 정감이나 철학적인 정신성을 철저히 배격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런데 난 “그의 음악성은 간결하고 순수하여 처음 듣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현대 음악의 미니멀리즘이 에릭 사티에서 연유한 것이 아닐까 하는 비전문가적 견해을 피력해본다. (아마 이래저래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

에곤 쉴레

Schiele, Egon Female Nude 1910 Gouache, watercolor and black chalk with white highlighting 44.3 x 30.6 cm Graphische Sammlung Albertina, Vienna 에곤 쉴레는 빈 분리파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그리고 보면 빈 분리파 화가들은 다들 대중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진정으로 이해되고 있는지, 또는 천박한 상술 속에서 팔려다니고 있는지에 대해선 깊은 성찰이 요구되긴 하지만. 에곤 쉴레는 사라져가는 낭만주의의 병적인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는 19세기말에 다시 등장한 로코코적 기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로코코적 기질이 투영하고 있는 정신은 '불안/절망'과 '자포자기식 집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