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태도 일년 반 정도 모 통신사의 사보 편집장 했는데, 유명하다는 몇몇 필자들의 형편없는 원고를 보고 혀를 내두른 적이 있었다. 결국엔 일반 독자에게 어필해야 된다는 것이니, 나에겐 요원한 일이다. 제대로 된 글을 읽으려면, 그만큼 독자도 준비해야 된다. 바둑판을 읽을 수 없으면서 바둑을 두겠다고 하는 것이나, 글의 품격을 알지도 못하면서 글을 읽으려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4.07
어느 토요일의 일상 적당한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는 기분을 좋게 한다. 음악은 종종 놀라운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하다. 어제 미루던 오디오 구입을 감행했다. 하이탑에이브(www.hitopav.co.kr) 사무실까지 가서 선택했다. 하지만 내가 구입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되었던 터라, 살 만한 게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배달되어온 마란츠 인티 앰프, 데논 턴테이블, 그리고 와일퍼데일 북쉘프 스피커, 그리고 서재 바닥에서 먼지를 먹던 온쿄 시디 플레이어를 연결해 듣고 있다. 동네 가구점에서 급하게 사온 책장을 눕혀 레코드판을 넣고 사진에서 보듯, 오디오를 책상 아래에 배치했다. 낮엔 거의 한 달 반만에 독서모임을 했다. 칼 포퍼 탓이다.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권'은 오직 플라톤을 공격하기 위해 씌여진 듯한 느낌..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3.31
일상의 여행 명동 하늘 위에서 오전 내내 고객사에서 회의를 했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집에서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명동으로 ... 가는 내내, 산타나를 다운로드하여 들었다. 좋았다. 추억의 밴드가 되어버린 산타나였다. 맥주와 데킬라 생각이 자연스럽게 버스를 물들였다. 행인들의 얼굴로 레몬이 흘러갔다. 레몬이 담긴 코로나 병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산타나를 들었다. 회의를 끝내고 사무실로 오는 동안, IT Governance, IT Outsourcing, Service Strategy, SNS Marketing, Social Commerce 등 갖가지 단어들이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활짝 개인 봄 하늘이다. 오늘, 암스테르담 스키풀 공항은 어떤 모습일까. 며칠 전 예전에 찍었던 사진..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3.20
문재인과 손수조 문재인에 대해선 말할 것이 별로 없다. 그는 기성 정치인이 아니고(정치에 뜻도 없었던), 끌려간 군대에서 너무 군생활을 잘해 말뚝 박으라는 소리를 들었고, 청와대를 나와 변호사 개업하지 않고 지낸 사람이다. 자신이 몸 담은 정권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돈벌이를 하지 않은 사람이다. 늘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던 인물이었으며, 계속 부산에 있었던 사람이다. 강직한 사람이다. 전 대통령의 비극이 없었다면, 지금쯤 부산에서 늘 해왔던 대로 인권 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손수조에 대해서도 말할 것이 없다. 부산 태생에, 한국의 젊은이들 대다수가 부정적으로 보고 비난하는 새누리(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았다는 건 매우 이질적이지만, 나름 한국 현실 정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치인이 되려면,..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3.14
The Greatest Show on Earth - Magic Woman Touch The Greatest Show on Earth - "Magic Woman Touch" 1970년에 이런 노래가 있었다. The Greatest Show on Earth의 앨범. 고맙게도 이 노래를 Youtube에 올린 이가 있네.... 지나간 내 몇 개의 계절들을 지켜준 노래. Magic Woman Touch다.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3.03
Coldplay의 Trouble을 들으며 해야 할 일도 많고 정리해야 할 것도 많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 ... 그리고 술도 마셔야 하고 ... ... 사무실에서 회의가 끝나고 난 다음 Competitive Strategy와 Strategic Innovation에 대해 팀원들에게 설명하면서 매우 우울해져 버렸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 전략 실행과 조직 관리, 또는 리더십... 무수한 고민들이 장기판 위로 떨어져 내리는데, 그 어느 것 하나 뾰족하게 나에게 해답을 주지 못한다. 돌아돌아 다시 제 자리로 온 느낌이랄까. 그나마 조금 성장한 것같으니,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요즘은 밤 10시만 되면 졸린다. 그리고 잠을 청한다. 내일은 좋은 일이, 다음 달에는 좋은 일이, 내년에는 좋..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2.20
밤은 고요하여라 몇 자 적다가 지우고 만다. 오랜만에 포티쉐드Portishead를 듣는다. LP도 있는데, 듣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밤, 구석진 까페, 옆 자리의 끊이지 않고 허공을 채우는 담배 연기 속에서 맥주 한 병 마시는 것도, 지친 인생의 대단한 위안이 될텐데 말이다.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2.14
퇴근길 발 밑에 얇고 건조하게 들리는, 사각이는 소리가 좋았다. 혼자 살 때의 기분과 가족과 살 때의 기분은 참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읽으면서 만날 수 있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가족의 따스함이라고 할까. 하지만 냉소적인 현대의 학자들은 외부 현실 세계 대비되는 따뜻한 가족(가정)도 19세기 자본주의 세계의 거친 성장 속에서 만들어진 이념이라고 지적한다. 정말 그런 걸까. 하긴 지금 21세기에는 따뜻한 가족이라는 이념도 무너지고 가족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으니, 21세기 형 무자비한 개인주의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속에서 19세기의 만들어진 이념이라도 '따뜻한 가족'은 괜찮지 않을까.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2.02
간단하게 드립 커피 즐기기 방 안 가득 먼 대륙에서 건너온 향이 퍼진다. 사치스럽다.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했을 때 처음 마셨다는 이 음료는, 민비가 좋아했고 20세기 초반 식민지 조선에서는 몇몇 사람들에게나 알려졌던 그런 사치품이었다. 이제 불과 백 년 남짓 흐른 것인가. 커피의 역사는 흥미로운 사치품의 역사다. 아직도 몇몇 원두들 - 코피루왁, 블루마운틴 등 - 은 그런 사치품에 속하고, 몇몇 애호가들로 인해 꽤 고급스러운 취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취향은 너무 어중간해서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전문가스럽지 못하고 아마추어하고 하기엔 너무 아는 척해서 핀잔을 듣기 일쑤다. (아래 내용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니...) 오늘은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생각보다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한 이 글을 나는 왜..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1.25
저작권법 : 위키피디아의 블랙 아웃 http://en.wikipedia.org/wiki/Main_Page 언젠가 내 글이 출처도 밝혀지지 않은 채, 어느 블로그에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그 블로그 운영자에게 쪽지를 보내 출처를 밝히든지, 내려달라고 했다. 그 글은 내려졌지만, 그 운영자는 아무런 댓구도 없었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실은 그 블로그는 모두 어딘가에서 인용된, 퍼온, 스크랩된 내용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 예의없음에 욕지기를 느낄 정도였다. 결국 출처를 밝히고 글쓴이에 대한 예의없음이 문제였지, 퍼가는 것에 대한 반대가 아니었지만, 우리는 몇몇의(어쩌면 너무 많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강력한 저작권법의 필요성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어떤 지식들이나 정보들은 개방되거나 공유되어야 한다. 문제는 개방과 공유를 막는 ..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