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 936

평등이 답이다 - 리처드 윌킨슨의 견해

"평등과 성장의 관계에 대한 상당수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보다 평등한 게 성장에도 좋다. 왜냐면 평등은 사회적 응집성(social cohesion)을 향상시켜 경제학자들이 중시하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 줄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가 평등할수록 '공공 정신(public spirit)'이 살아있다. 공공 정신이 살아있으면 사람들은 보다 기꺼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공공선(common good)을 추구하는 것이다." - 리처드 윌킨슨Richard Wilkinson (영국 노팅엄대 의대 교수) (중앙Sunday 366호 중에서) 이 책을 사서 읽어야겠구나. 평등이 답이다리처드 윌킨슨, 케이트 피킷저 | 전재웅역 | 이후 | 2012.02.15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

그룹드Grouped,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 폴 아담스(지음)

그룹드Grouped -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 폴 아담스(지음), 이지선(옮김), 에이콘출판 우리는 이제 기업들에게서도 '영향력 그룹'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마케팅 활동을 친한 친구들로 연결된 작은 그룹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36쪽 이제는 짧지만, 무척 흥미진진하고 매우 시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 웹 서비스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필독서에 가깝다. 2012년에 출판된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소 후회스러울 정도랄까. 어쩌면 저자의 주장, 사회적/개인적 관계 속에서 정보를 찾고 교감을 하며 의사결정하는 시대가 도래 했음을 알리기 위해 폴 아담스는 여기에 맞는 근거들만 찾아 스크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즉 이 책에서 펼치..

진폭, 이우환

진폭 자코메티가 모델에게 육박해가면, 동시에 모델 또한 자코메티에게 닥쳐온다. 자코메티는 자꾸자꾸 내쳐 가 이윽고 모델 너머까지 나아간다. 그때 모델 또한 점점 돌진해서, 자코메티를 지나 훨씬 이쪽으로까지 전진해 버린다. 도전해가는 힘과 덤벼오는 힘이 세차게 겹쳐지는 가운데, 두 개의 대상은 깎여나가, 마침내 하나의 뼈가 되어남겨진다. 이렇게 해서 생긴 대립의 축은, 자코메티를 넘고 모델을 넘어서 -. 그것은 끊임없이 커다란 진폭을 불러일으키고, 스스로를 공간의 펼쳐짐 속에 숨겨 지운다. 자코메티는 이것을 거리의 절대성이라 일컬었다. 이러한 시선을 따른다면, 본다는 것은 대상과 자신의 치열한 사랑의 운동이 겹치어, 드디어 투명한 여백이 된다는 것인가. - 이우환, 시집 중에서 자코메티, Three Men..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기, 보르헤스 시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기보르헤스(지음), 우석균(옮김), 민음사 그의 소설들을 떠올린다면, 보르헤스의 시도 딱딱하고 건조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너무 지적이고 형이상학적이며 수수께끼처럼 펼쳐지지 않을까 추측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도리어 소설가 보르헤스는 잊고 시인 보르헤스만 기억에 담아두게 될 터이다. 그렇게 몇 주 보르헤스의 시집을 읽었고 몇몇 시 구절들을 기억하게 된다. 시집 읽는 사람이 드문 어느 여름날, 세상은 저주스럽고 슬픔은 가시질 않는다. 행동이 필요한 지금, 어쩔 수 없이 반성부터 하게 되는 현실을, 미래보다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탓하게 되는 상황 앞에서 보르헤스가 아르헨티나 사람이라는 것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거리들은어느덧 내 영혼의..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사요나라 갱들이여 [개정판]다카하시 겐이치로저 | 이상준역 | 향연 | 2011.11.08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의 다카하시 겐이치로다! 하지만 십수년만에 읽는 그의 소설은 ... 아, 이런 표현은 심하다고 여겨지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읽는 건 시간낭비다. 전혀 유머스럽지 않다. 작명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 세계에 대한 반체제적인 알레고리라고 여겨지지만, 그래서 뭘? 너무 쉽게 읽히고 깊이감이 없다. 두서 없고 이야기는 흩어지고 등장인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본어로 읽었을 때는 어떤지 모르겠다. 현재 일본 문학계 내에서 그의 위치를 알지 못하고 그의 일본어 문장이 어떤지 모르는 탓에, 내 평가절하가 조심스럽기도 하다. 적어도..

<<사진, 인덱스, 현대미술>>, 로잘린드 크라우스

사진, 인덱스, 현대미술 (원제 Le Photographique) 로잘린드 크라우스 Rosalind Krauss(지음), 위베르 다미슈 Hubert Damisch(불어 옮김), 최봉림(불어를 한글로 옮김), 궁리 (대림이미지총서05) Jackson Pollock (1912-1956)Gelatin silver print, 1950National Portrait GallerySmithsonian InstitutionGift of the Estate of Hans NamuthImage copyright Estate of Hans Namuth 그러나 분명 나무스는 사진가로서 그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가적 역량으로 촬영 각도, 프레이밍, 흑백 콘트라스트, 그리고 문제가 되는 사진 대상의 모든 구성 요소를 고려했다...

짝찾기 경제학, 폴 오이어(지음)

짝찾기 경제학폴 오이어(지음), 홍지수(옮김), 청림출판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미시경제학의 핵심적인 개념을 설명할 것이다. 탐색Search, 신호Signaling, 역선택adverse selection, 빈말cheap talk, 통계적 차별Statistical discrimination, 두터운 시장thick market, 네트워크 외부효과network externality 등이 그것이다. (8쪽) 나는 이미 올해 초 여러 외국 저널의 리뷰기사를 통해 이 책을 접했을 정도로, 나오자 마자 주목받았던 책이다. 하지만 의외로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 책은 정말 흥미진진하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은 상당수의 독자는 그저그런 대중..

우울한 고양이(靑猫)

우울한 고양이(靑猫) 이 아름다운 도시를 사랑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이 아름다운 도시의 건축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모든 상냥한 여성을 찾기 위해모든 고귀한 생활을 찾기 위해이 도시에 와서 번화한 거리를 지나가는 것은 좋은 것이다.거리를 따라 서 있는 벚나무 가로수거기에도 무수한 참새들이 지저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아 이 거대한 도시의 밤에 잠들 수 있는 것은오직 한 마리의 우울한 고양이 그림자다슬픈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고양이 그림자다우리가 찾기를 그치지 않는 행복의 우울한 그림자다.어떤 그림자를 찾기에진눈깨비 내리는 날에도 우리는 도쿄(東京)를 그립다고 생각해그곳 뒷골목 벽에 차갑게 기대어 있는이 사람과 같은 거지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 하기와라 사쿠타로(1886 ~ 1942..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마틴 게이퍼드(지음)

다시, 그림이다 Conversation with David Hockney 마틴 게이퍼드Martin Gayford(지음), 주은정(옮김), 디자인하우스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Martin Gayford가 지난 10년 간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와 나눈 대화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책 제목은 , 한국 번역서의 제목은 Mr and Mrs Clark and PercyAcrylic on canvas, 1970-1971305 cm × 213 cm, Acrylic on canvas, Tate Gallery, London 데이비드 호크니? 이 글을 읽는 이에게 데이비드 호크니를 설명해야 하나? 먼저 그는 화가다. 생존해 있는 영국 최고의 화가이며, 평단, 예술가, 화상 등을 가리지 않고 최고로 인정하는..

셰익스피어의 기억 - 보르헤스 전집 5

셰익스피어의 기억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지음), 황병하(옮김), 민음사 나이가 든다는 것, 그건 보이지 않는 것, 가려진 것, 지금 없지만 다가오는 공포에 신경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지상에서의 시간을 쌓아갈수록 갑작스레 부는 바람에서 계절의 수상함을 알고, 사랑하는 여인의 뜬금 없는 키스의 따스함 속에 깃든 슬픈 이별의 메세지를 읽으며, 길을 지나는 이름없는 행인의 무표정한 얼굴 아래로 차마 말할 수 없는 인생의 고단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나도 나이를 먹고 있었다. 민음사에서 나온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전집 중 마지막 권인 을 읽었다. (1975)과 (1983)을 묶어 번역한 이 책은 짧지만 보르헤스의 세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소설집이다. 나에게 보르헤스는, 내가 그를 알고 지낸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