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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벌거벗은 CEO (CEO: The Low Down on the Top Job)

케빈 켈리(지음), 이건(옮김), 세종서적, 2010년 




일반적인 궤도를 그린 직장 생활이라기 보다는 중구난방으로 부딪히며 이 일 저 일 해온 탓에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접었다.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종류의 일임을 새삼 깨닫은 탓이기도 하고 살짝 포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류의 책이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다. 탑 레벨에서의 의사결정 구조나 리더십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만 조직 생활이 가능하고 중간 관리자로서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의 CEO인 케빈 켈리는 자신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CEO들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쓴다. CEO란 누구이고 CEO는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막상 읽어보면 여느 경영 서적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은 될 듯 싶다. 


물론 CEO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반영되어있을 수도 있다. 이 중 첫 번째는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오해가 발생하기 쉽지만, 그래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이다. 두 번째는 보상이다. 금전적인 보상에 그치지 않고 모든 직원에게 긍지를 심어주어 매일 아침 업무 의욕을 느끼게 해야 한다. (... ...) 변화 역시 중요한 주제이다. 찰스 다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힘센 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생존하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용하는 종이 생존한다."

결국 변화를 관리하고 맞서며 소통하는 방법이 관건이다. (10쪽 ~ 11쪽) 


새로 CEO가 되고 CEO로서 어떤 역할을 중요하게 처리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취임 초기 단계에 CEO가 집중해야 할 것은 다음 여섯 가지이다. 

1. 사기 진작 Mastering morale: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한다. 

2. 대화 Talking the talk: 끊임없이 세심하게 의사소통한다.

3. 최고 경영팀 구성 Assembling the team: 리더십은 팀워크이다. 

4. 실행 Action: 직중에서는 실행이 중요하다. 그러나 집중하라. 단지 실행을 위한 실행보다는 신중한 실행이 낫다. 

5. 일화 만들기 Writing your own legend: 상징적 행동을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6. 기업문화 바꾸기 Culture check and change: 먼저 기업 문화를 이해한 다음에 바꾸어야 한다.

(79쪽)


그러고 보면 조직의 리더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모든 의사결정에 다 관여하거나 책임을 지면서 이사회나 대주주와의 정치적 우호 관계로 제대로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CEO가 되면 맞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과 해결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평면적이거나 예상되었던 문제이거나 해결책이기 때문에 다소 독서의 긴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더구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디디'와 '고고'를 매춘부로 옮긴 건 치명적이다. 누구의 잘못이든 간에. 편집 과정 상의 실수는 책 전체적인 질이나 분위기까지 망친다. 그럼에 불구하고 리더십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는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소를 한 눈에 정리하고 있어, 옮겨본다. 



워렌 베니스의 핵심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s 

1. 조직이 잘 정렬되어 있는가? 이는 직원 전체가 성공의 기준을 동일하게 생각하느냐는 뜻이다. 

2. 적응력이 있는가? 다시 말해서 복원력이 있는가? 미래를 내다보면서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거듭된 성공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3. 재무실적이 있는가? 시가총액이든 투자수익률이든, 기업 인수나 매각의 성패는 상관없다. 재무 실적의 척도로 무엇을 사용하는,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4. 미래의 리더 집단을 양성하고 있는가? 멘토제도mentoring system를 유지하고 있는가? 

5. 직원들이 의욕적이고 활기차며 업무에 몰입하고 권한은 있는가? 

6. 조직이 투명하고 개방적인가

7.연구개발에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는가? 

(87쪽 ~ 88쪽) 



전체적으로 서술은 평이하고 쉽다.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읽기 부담 없다. CEO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 번 읽어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벌거벗은 CEO - 8점
케빈 켈리 지음, 이건 옮김/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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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딩을 경험하였으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영업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조직 관리도 했고 사람을 채용하기도 했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들 대부분을 경험했다. 기업 규모의 문제가 있을 순 있으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사업을 성공시킨다는 건 전혀. 


그렇다면 사업을 한다는 건 진정으로 무엇일까. 내 짧은 경험을 비추어볼 때 그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고,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유지하며 월급을 주고 새로운 투자를 한다.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은 결국 사람 앞에서 여러 차원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이 오직 '수익'이라면, 그 수익을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해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에 필요없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늘 뒷걸음질 친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책임에 대한 교육'이 너무 허술하다. 동시에 '책임'에 대한 불평등은 전 세계 최고로 여겨진다. 국회의원들은 매일 막말을 해대지만, 구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운이 나쁜 경우 막말의 책임을 혹독하게 치른다. 잘못된 조직(시스템)의 의사결정에 대해 그 조직의 리더나 대주주가 아니라 대체로 조직 피라미드의 아래 쪽부터 책임을 진다. 이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고 나 또한 경험했으니, 나이 든 지금, 후배들에게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언제나 사업을 하지 않느냐의 물음에 대해 그 '책임'에 대해서 스스로 묻는다. 그 책임을 견디고 성실히 수행하며 완수할 수 있는가라고. 너무 이상주의적이거나 교과서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언제나 조심스럽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어렸을 땐,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욱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해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나에게 묻는다. '사업을 할 수준이 된 것같다'고. 나는 그 사람 앞에서 높이 평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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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들어올려라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유윤한(옮김), 서울문화사 




반성 중이다. 그것도 철저하게. 


작년 한 해, 그리고 불과 한 달전까지, 그동안 내 장점이라고 여겨왔던 것들 -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지향, 자율적인 팀 문화, 솔선수범하는 팀 리더, 그리고 믿고 맡김(적극적인 권한위임) - 이 단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특히 상황이 위기로 변화할 때, 내가 경험했고 이미 여러 서적에서 지적했던 바 좋지 않은 리더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였다. 얼마 전에 리뷰를 올린 <<현실을 직시하라>>에서 언급했듯이. 


(* 참조: 2016/03/21 - [책들의 우주/비즈] - 현실을 직시하라Confronting Reality, 래리 보시디, 램 차란)



결국 내 문제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성과나 결과가 더 중요하고, 성과나 결과가 좋지 않을 땐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하고 나는 이미 그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에 왔다. 나는 좋은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주의를 집중했고 모든 이들이 웃기를 바랬다. 그리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 사업 수행의 불리한 환경 속에서 위기 상황이 되어 걷잡을 수 없었을 때 내 장점이 단점이 되었음을 알았다(비록 수습되긴 했지만,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렀고 견디기 힘들었다).   


교세라 명예회장이 된 노년의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래서 경영 전략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업무를 대하는, 사업을 대하고 조직과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이 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영 서적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내가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크게 감동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이나 부서 관리, 그리고 업무 수행의 기본에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자리잡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가진 장점이 실은 장점이 아니었으며 부분적으로는 심각한 단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즉 경영자는 사람이 너무 좋아도 안 되고 너무 나빠도 안 된다. 따뜻함과 냉혹함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야 한다. 

(188쪽) 


나는 그동안 '좋은 사람'이었지, 냉혹하거나 냉정한 사람은 아니었다. 즉 좋은 선배였지 바람직한 관리자이거나 리더는 아니었던 셈이다. 한동안 좋은 선배를 믿고 따라와 준 좋은 후배들을 만났고, 좋은 사람으로 대해준 고객들이 있었다. 즉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이었고 나는 그것도 모른 채, 너무 자신만만했고 우쭐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예단했다. 실은 심각한 낙관주의였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것과 성공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도리어 성공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포기하지 않는 것만큼 미련한 것도 없다. 


어쩌면 나는 성실함을 빙자한 미련함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또는 성실함으로 포장된 회피를 했던 것은 아닐까. 이나모니 가즈오도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진정으로 시작할 때이다. (238쪽)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묵묵히 일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도전한다는 것은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현상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나간다는 의미이다. 

도전을 위해서는 뒷받침이 필요하다. 곤경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용기,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인내, 꾸준한 노력이 뒤따라주어야 한다. (...) 

따라서 수많은 도전을 해야 하는 경영자는 남들보다 갑절은 더 큰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누구보다 지독한 노력가여야만 한다. 

(232쪽 ~ 233쪽)


이나모리 가즈오는 '야만인에 가까운 투쟁심'이 있어야 하고 '일이란 진검승부의 세계이며, 항상 이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나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고자 했고 선량한 배운 사람인 척 했다. 내가 있는 곳은 야만인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는데 말이다. 


책은 경영 서적이라기 보다는 리더들을 위한 지침서다. 그래서 더 공감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관리자가 되고 난 다음부터 언제나 고민하고 업무 환경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게 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으니까. 



단지 용기가 없어 직원을 야단치지 못하고 비위를 맞춰주는 경영자는 그로 인해 회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야단쳐야 할 때에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야단쳐야 한다. 그것이 큰 선행이다. (332쪽) 


1년 동안 수행했던 프로젝트가 끝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몇 주간 쉬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었고 글을 썼다. 그러나 마음 한 쪽은 무너진 상태다. 나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며, 리더인 내가 솔선수범하면 될 것이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로는 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허위가 되었다. 그 때는 도리어 규율이 필요하고 목표를 강제하며 완수 여부에 따라 강력한 상벌문화가 필요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러나 나는 그 당시, 그 이후로도 한동안 설득력 있는 핑계를 댔고 스스로 설득당했다. 외부에 있는 이들이야 당연히 설득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책임지지 않으므로, 공감하고 이해해준다. 하지만 나는 설득당했다 치더라도 끊임없이 위험 관리를 하며, 목표를 향해 가야만 했다. 그렇게 하기엔 프로젝트 환경이 어려웠고 최악의 상태였지만, 최선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낙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고 다시 낙관적으로 실행한다. (253쪽) 


뭔가 문제가 있는 리더이거나 관리자, 경영자라고 생각될 때, 이 책은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아니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 이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마흔 이후 관리자가 되고 작은 회사의 임원을 하고 프로젝트 리더가 되면서 겪고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들려주었던 것의 일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음을 이제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나이가 들수록 반성해야 될 것이 많아지고 모자람을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건 왜일까. 참으로 부끄럽기만 하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경험하고 배워야 하고 변해야 하는 걸까.  끊임없이 배우고 변하고 스스로 바로 세워야 나가야 한다. 


결국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가, 나는. 


'리더만큼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사람도 없다'라고 이나모리 가즈오는 말한다.  


아마 이는 나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십대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조직의 중간 관리자이거나 새로운 출발을 앞둔 아빠인 사십대야말로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진짜 용기가 필요한 시절이 왔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깨우치고 이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 나를 변화시키고 주위를 감동시켜며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지난 과오를 꼼꼼히 되새기면서. 





* 이나모리 가즈오의 다른 책들. 


2014/03/08 - [책들의 우주/비즈] -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2009/07/12 - [책들의 우주/비즈] -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2009년에는 이 책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했던 듯 싶다. 하긴 2014년에도 마찬가지였으니... ) 



* 이나모리 가즈오는 누구인가? 

[매경이 만난 사람] `경영의 神`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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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라 Confronting Reality 

래리 보시디, 램 차란(지음), 정성묵(옮김), 21세기북스 




2004년에 번역 출판된 책을 2016년에서야 읽는다.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니, 이미 절판되었고 중고서적으로만 구할 수 있다. 이 책보다는 2002년 <<실행에 집중하라Execution>>이 더 유명하고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지만, 이 책은 읽지 못했다. 다만 <<현실을 직시하라>>을 읽은 후, <<실행에 집중하라>>라는 그들의 전작도 읽고 싶어졌다. 


2004년에서 2016년 사이, 비즈니스 환경도 급변했다. 하지만 이 책이 아직도 호소력이 있다는 건, 비즈니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내가 경험한 것들, 내가 힘들어 했던 것들, 결국 도전했지만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내 역량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은 결국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리더의 사례를 들며 성공하는 기업을 꿈꾼다.  즉 사람 문제인 셈. 


책의 서두에서 저자들은 '대단히 비현실적인 리더의 6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불과 2년 전이었다면, 이 습관들에 나는 속하지 않는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혼자 해결하기 어렵고 대단히 힘들고 외로웠던 프로젝트 환경 속에서 나는 6가지 습관 대부분을 보여주고 말았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 정보의 여과

이는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부터만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원인이다. 밖에서 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보는 조직에서 이런 태도가 흔히 나타난다. 

- 선택적 듣기

정보가 아무리 좋아도 의사결정자가 귀를 닫아두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가장 흔한 경우는 과거의 경험이나 선입관이다. 

- 희망적 해석

희망적 해석은 선택적 듣기의 주된 원인이다. (...) 가장 심각한 희망적 해석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 두려움

틀릴까 봐 두려워 입을 다무는 경우도 많다. (...) 어떤 경우든 비즈니스 세계에서 두려움은 현실주의를 갉아먹는다. 

- 맹목적 헌신

구성원이 헌신할 때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다. 단, 지나치게 맹목적으로 달려들면 새로운 현실이 눈에 안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다. (...) 상황이 변하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감히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다. 

-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

문제는 많은 기업의 리더가 비현실적 성과의 노예가 되었다는 것이다. 


- 36쪽 ~ 40쪽 (일부만 인용함) 



위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는 2000년대 초반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업 경영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다. 즉 단기간 실적과 주식 가치 평가에만 목을 매던 당시 경영자들의 잘못된 경영 방식을 지적하기 위한 표현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건대, 먼저 나는 프로젝트 상황을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즉 밖에서 안을 바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평가해야만 했는데, 내 스스로 자신만만했고 불성실한 팀원들을 너무 믿었다. 특히 내가 솔선수범하면 따라올 것이라 여겼지만, 따라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선택적 듣기와 희망적 해석은 냉혹한 현실에 대한 도피 성향과 맞물릴 때, 서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즉 현재 처한 환경에 대해 낙관적인 평가나 예측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되고 이를 위한 여러 실천 방안에 의지한다. 문제는 실천 방안으로 제시된 것들을 완수한다고 해서 환경이 낙관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엔 그 실천 방안이 진행되어야만 알 수 있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간다. 즉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선택적 듣기를 했으며, '최선의 노력을 하면 잘 될거야'라는 것은 일종의 도피이며 희망적 해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즉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보다 강력한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전략 방향 수정이나 보다 강력한 조치라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며 주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나 중간 관리자나 최종 의사결정권자에게도 마찬가지 부담이다. 두려운 것이다. 이런 심적 부담은 겪어본 사람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종종 이런 두려움에 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내 스스로 맹목적 헌신을 했다. 최근 들어 일에 있어서는 실패하지 않았던 내 경험에 비추어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스스로 채찍질을 했던 셈인데, 이게 잘못된 선택이었다. 결국 나는 너무 자신만만했다. 


저자들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리더의 지침을 이렇게 정리한다. 



첫째, 위기 상황에서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환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예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둘째, 어떤 행동을 취할 지 결정하기에 앞서 고객 기반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 셋째, 자신의 조직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 변화를 주도할 만한 인재와 기업문화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적합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을까를 말이다. 넷째, 선택한 행로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걸림돌에 주의하면서 변화의 과정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위기에 맞서되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방식이나 통념에 얽매이는 태도는 파멸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 156쪽 ~ 157쪽 



책의 후반부는 리더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결국 우리들 중의 일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리더만이 조직을, 기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작은 조직이긴 하지만, 중간 관리자가 된 이후 리더십의 문제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나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였으며, 조직의 자율성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했으며, 채찍 대신 당근을 선호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대신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자율 대신 강력한 규율, 그리고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확실히 내 성향은 전자이지만, 리더는 전방위적이어야만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에게 부담스럽고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 중반, 비즈니스 모델을 언급하면서 경영 전략서처럼 읽히게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리더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리더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리더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니 나도 이 책에서 제시된 바, 여러 지침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생각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며, 책임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의사결정권까지 온다. 결국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리더가 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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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지음), 21세기북스 



'조중동'이라는 단어가 거의 일반명사화가 된 지금, '조선일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들어간 책을 읽는 기분은 좋지 않다. 차라리 경향신문이나 한국일보가 들어간 책을 읽는다면 좋겠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조선일보의 위클리비즈(Weekly Biz)의 기사 경쟁력은 웬만한 비즈니스 저널 못지 않기로 유명하다. 특히 매주 비즈니스 세계의 리더들과의 인터뷰 기사는 그 내용 면에서는 탁월함마저 풍긴다. 일반적인 질문을 던져도 보통 수준 이상의 식견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인터뷰 질문에서부터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현재까지 3권이 출간되었고(<<위클리비즈 i>>, <<위클리비즈 인사이트>> 등), 이 책은 2014년 4월에 출간된 책이다. 30명의 리더와 인터뷰를 했고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점은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 변화의 와중에서 우리는 변해야 할 것은 과감하게 변해야 하되,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다른 업체가 성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릅니다. 다른 업체가 우리를 쫓아오지 못하도록 어떻게 블로킹할 지도 생각하지 않고요. 우리는 에너지의 100퍼센트를 오로지 우리 제품을 더 좋게 만드는 데만 집중합니다. 이런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 필 리빈(에버노트 CEO) (183쪽)


'100-1=0'이 저희의 모토입니다. '100개가 괜찮아도 불량품이 1개 나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지요. 
- 리만탓(세계 최대 중화요리 소스 이금기 명예회장) (305쪽)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가만히 있지 말고 과감하게 벌떡 일어나 뛰어들어야 합니다. 단지 정해진 트랙을 도는 경주마가 되어서는 안 돼요. (...) 경주마는 단순히 골인 지점만 보고 달립니다. 반면에 야생마는 가야 할 곳이 어딘지 피할 곳이 어딘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때로는 천천히 달리기도 하지요.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달리기를 멈춥니다. (98쪽) 

그리고 전환점inflection poin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환점이란 지금까지 달려오던 것과 전혀 다른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트는 것입니다. 단지 살짝 변화만 주는 차원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그 전환점에 우리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겁니다. (97쪽) 



그렇다면 전환이란 어떤 걸까?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만의 틈새 언어niche language를 만들 수 있도록 사고 방식 자체를 완전히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전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따라하기' 일변도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과연 창조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138쪽)  



GE 부회장인 존 라이스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리더십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간단해요. 하겠다고 말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되겠다고 한 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당신의 투자자와 고객, 직원들에게 하는 약속이지요. 도대체 누가 오로지 더 높은 다른 자리에만 신경을 쓰고 거짓말을 일삼는 상사를 믿고 따르겠어요." (281쪽)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변화는 움직이지 않는 이들에겐 위기이고 변화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기회다.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 캐피털 CEO의 지적은 벤처캐피털에 대한 것이었지만, 실은 변화를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향한 말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벤처캐피털 업체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란 질문에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성공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실리콘밸리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거만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실리콘밸리가 아니면 최소한 중국에 가야 해요." (243쪽) 



마지막으로 오니시 마사루 JAL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도 인상적이었는데, 인터뷰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목소리는, 왜 그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작년 그의 책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를 읽기도 했지만, 다시 한 번 그의 책들을 챙겨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선(小善)은 대악(大惡)과 닮아 있고, 대선(大善)은 비정(非情)과 닮아 있다." - 이나모리 가즈오 (233쪽에 재인용)



인터뷰 기사들을 모은 책이라, 속도감 있게 읽히지만, 내용은 만만치 않다. 아마 몇몇 내용들은 노트를 해가며 읽게 될 것이다. 





더 인터뷰 - 8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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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사라진 세계 Every Nation For Itself

이언 브레머(지음), 박세연(옮김), 다산북스 




Ian Bremmer



바로 이것이 G제로의 도전 과제다. 충돌을 사전에 예방하고, 세계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구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장기적인 협약과 투자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공 건강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고, 다양한 위기들을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총대를 메고 타협안을 강제할 능력과 의지를 지닌 리더가 필요하다.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국제적인 공동체들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힘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현재의 상황을 ‘개선’해나갈 정치적, 경제적 힘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운전대를 잡으려 하지 않는다. 

- 30쪽



굳이 구분하자면 ‘국제 정치’에 대한 책이랄까. 우리에게 ‘국제 정치’라고 하면, 우리 일상과는 참 멀리 떨어진 이야기라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갈수록 전 세계가 처해 있는 상황이 만만치 않고 이를 해결하기는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한 국제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일이 한국이라는 나라에겐 매우 중요하며, 우리 일상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알게 된다. 


G제로 세계. 이언 브레머와 루니엘 루비니가 <포린 어페어>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은 유로존을 지켜내기에 급급하다. 일본은 국내의 정치경제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힘겹다. 국제적으로 힘든 문제들을 해결할 시간, 자원, 정치적 역량을 가진 국가들이 없다. 반면 브라질,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강국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는 국가들간 경쟁에 대한 신뢰할 만한 해답도 없다. 이 신흥강국들은 자국의 발전에 관심이 많지만, 국외의 문제에는 무관심하다.”


“우리는 현재 'G-제로 세계'에 살고 있는데, 국제문제를 풀어갈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 단 하나의 국가 혹은 단일 경제블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국제 거시경제적 협력이나, 금융 규제 개혁, 무역 정책, 기후 변화와 같이 무척이나 중요한 국제적 사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국가간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법은 요원하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현금을 비축하면서 현재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러한 기다림이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출처: 위키피디아 재인용 / 원출처: Roubini, Nouriel, and Bremmer, Ian. "A G-Zero World", Foreign Affairs, March/April 2011



G 제로 세계의 대안으로 G2 세계(미국과 중국)가 이야기 -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 하버드대 교수)은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단어까지 사용하지만 - 되고 있지만, 이언 브레머는 미국이 글로벌을 리드하기엔 많은 문제들을 극복해야 하고 중국은 그들 스스로 아직 역량 부족이라고 이야기한다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중국은 아직 사회주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여전히 개발도상국입니다. 이것이 중국의 실제 상황이고, 솔직한 모습입니다.”

- 원자바오 (2010년 9월 UN총회 연설)


2010년,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 7519달러로 전 세계 94위이며, 리투아니아의 절반이자 포르투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 49쪽



그리고 그는 <세계 경제 질서를 변화시킬 5가지 시나리오>라는 챕터에서 ‘G2: 미국과 중국의 공조체제’, ‘조화: G20이 제대로 굴러가는 세상’, ‘냉전2.0: 혹은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분열: 지역별로 나누어진 세계’, ‘시나리오X: G서브제로 등의 5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냉전2.0’이 ‘G2: 미국과 중국의 공조체제’보다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이야기하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가 그의 동료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유명한 뉴욕대 교수 - 보다 낙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이 책도 일종의 묵시록처럼 읽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책은 리더가 사라진 ‘G제로’ 시대를 따라가면서 국가 간, 대륙 간에 놓인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를 설명하고 그것의 어려움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식량, 기후, 지역 분쟁, 미국/중국/유럽/일본/러시아/인도 등 주요 나라의 정세와 서로의 이해관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각 나라마다 그들이 생존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모색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국제 정세에 대해 이해가 없었던 독자에겐 매우 유용한 입문서이자, 탁월한 식견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 정치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읽기 어려운 학술 서적도 아니고 그렇다고 읽기 쉬운 수필도 아니라는 점에서, 저자는 적절한 수준에서 독자들에게 깊은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은 에세이와 같아야 한다. 에세이는 논평과 같아야 한다. 논평은 블로그 포스팅과 같아야 한다. 블로그 포스팅은 트윗과 같아야 한다. 그리고 트윗은 여태껏 한 번도 트윗되지 않은 새로운 글이어야 한다.

- 331쪽




리더가 사라진 세계

이언 브레머저 | 박세연역 | 다산북스 | 2014.02.25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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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지음), 김정환(옮김), 서돌 




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주저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처럼 내 인간성과 인품이 과연 강한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되는지 고민하는 탓이다. 그렇다면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자란 어때야 하는가 걸까.



그렇게 하려면 경리, 회계 업무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귀하의 매력, 즉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성과 인품으로 그들의 믿음을 얻어야 합니다. (26쪽)



사원들 위에 군림하는 경영자가 아니라 실력과 실적을 쌓아 존경받는 경영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121쪽)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을 묻는 이들이 많은데, 세상에 그런 비결 따위는 없습니다. 귀하가 부단히 배우고 노력하여 얻게 된 경영철학을 사원들과 공유하려면, 모든 부서를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128쪽)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일본 최고의 경영자들 중 한 명인 이나모리 가즈오 - 교세라와 KDDI의 창업자이며 얼마 전 위기에 빠진 JAL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 가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세이와주쿠 경영 아카데미(일종의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일본 전역으로 확대되었다)의 여러 사장들이 경영에 대해, 사업에 대해, 사람에 대해 던진 질문에 대해 답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실제 회사의 경영자가 되었을 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질문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책 내용은 마치 도덕 교과서 같다. 경영 전략에 대한 책도 아니고 처세술에 대한 책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업이란 곳도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임을 이나모리 가즈오는 밑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동체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리더라면, 사장이라면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세전 이익이 매출액의 10%를 넘지 못하면 사업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중소기업의 이익은 미래의 임금 인상을 대비하는 자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한 "회계를 모르면 뛰어난 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경영자는 직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동시에 그들과 정신적인 유대감으로 강하게 맺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짧지만, 강력한 어조로 회사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바로 사장의 태도, 인품,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이야기한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수치로 설득하며 "기업의 목표와 계획에는 경영자의 강렬한 의지가 담겨" 져야 한다고. 


혹시 미래에 사업을 꿈꾼다면, 또는 지금 사업을 하는 경영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회사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저 | 김정환역 | 서돌 | 2012.05.21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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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eadership Lessons from the IBM Executive School> 이라는 제목의 포보스 칼럼를 요약해본다. 현대 경영 환경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덕목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기만 하는 모양이지만, 나 또한 이 덕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자주 리더십 관련 글들이나 책을 읽고 되새길 수 밖에 없다. 머리로 아는 것을 몸으로 익히는 건 몇 배로 힘들다. 그러니 지속적으로, 자주, 반복해 읽고 되새겨야 올바른 리더가 될 것이다. 




1. Great Leaders Thrive on Ambiguity. 위대한 리더들은 애매모호함을 즐긴다. 

Yes나 No로 결정되기 힘든 패러독스를 즐기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2. Great Leaders Love Blank Sheets of Paper. 위대한 리더들은 문서의 빈 칸을 사랑한다. 

리더는 빈 칸 만들고 관리자는 빈 칸을 채운다. (의역하자면 질문하고 문제 발견하기를 좋아하는 것) 


3. Great Leaders are Secure People. 위대한 리더들은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secure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고민스럽지만) 성공적인 경영자들은 의견의 대립을 좋아하고 도전을 갈망한다. 장차 내일의 라이벌이 될 만한 도전적인 인재들을 최선을 다해 찾고 그들과 함께 일한다. 


4. Great Leaders Want Options. 위대한 리더들은 선택을 원한다. 

그들은 다양성의 지지자이며, 의견들이 다양해지길 원한다. 그래서 그 의견들 중 하나를 선택하길 바란다. 


5. Great Leaders are Tough Enough to Face Facts. 위대한 리더들은 집요하게 사실들과 대면한다.

그들이 듣기 원하지 않는 사실일지라도 진실 앞에서 열려 있음을 뜻한다. 어떤 경영자는 자신의 회사에서 그가 잘못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이에게 현금 리워드를 주기도 했다. 


6. Great Leaders Stick Their Necks Out. 위대한 리더들은 무모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평가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측정하며 평가받기를 원한다. 그들은 측정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는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또한 그들이 잘못했다는 평가 등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7. Great Leaders Believe in Themselves.위대한 리더들은 그들 스스로를 믿는다.

조언, 선택, 강력한 동료를 갈망하는 동시에 그들의 신념, 판단을 공유한다. 


8. Great Leaders are Deep Thinkers.위대한 리더들은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이들이다.

위대한 리더들은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움직인 제너럴리스트이지,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다. 그들은 그들이 찾는 답이 비즈니스 바깥에서, 그리고 아마 완전히 연관없는 훈련(교육)에서 떠오를 것임을 알고 있다. 항상 사실들의 표면 밑바닥까지 내려가 깊이 있게 탐구한다.  


9. Great Leaders are Ruthlessly Honest with Themselves. 위대한 리더들은 가차없이 그들 스스로에게 정직하다.

자기 인식(self-knowledge)은 아마 위대한 리더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일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당신 자신의 인생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기업의 목표를 만들 수 있을까?


10. Great Leaders are Passionate. 위대한 리더들은 열정적이다. 

위대한 리더들은 모두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해, 그들이 왜 그것을 하는가 에대해 깊이 고려한다. 아마도 그들은 가장 중요하게 사람들에 대해서 걱정할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 비즈니스(people business)이고, 열정적으로 사람에 대해 마음을 써야 한다. 직원들이든, 고객들이든, 관계된 협력사들이든, 주주들이건 간에, 이것이 리더십의 본질적인 가치이다. 




현대 기업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마치 자신을 눈폭풍이 몰아치는 극지방에 자신을 내모는 것과 같다. 이런 생각이 들수록 나는 내 스스로에게 엄격해지고자 노력한다. '솔선수범'이란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리더가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건 이미 설득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지 않아도 잘 되는 기업들이 많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길은 아니다. 


리더십에 대한 책을 사회과학적으로 읽자면, 자본주의 사회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종교적 윤리 같지만, 이를 알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다르다. 학문적 견지에서야 어떻게 되었건 나는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 전진해야만 한다. 


(영어로 읽는 것과 이를 한글로 옮기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번역은 결국 영어도 잘해야 되고, 한글도 잘해야 된다. 중요한 문장만을 옮겼는데, 실은 한글로 옮기는데 시간이 걸릴 듯해 건너뛴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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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존 F. 케네디는 "함께 별을 탐험하고, 사막을 정복하며, 질병을 뿌리 봅고, 해저 깊이 탐색하고, 예술과 상업을 장려합시다"와 같이 탐사, 별, 사막, 해저 등과 같은 이미지 중심의 단어를 사용한다. 반면 낮은 리더십 평가를 받은 지미 카터는 "최근 우리의 실수를 기회로 국가의 기초 원칙으로 되돌아가 헌신하는 기회로 삼도록 합시다. 우리가 정부를 경멸하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와 같이 거의 개념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연구팀은위대한 리더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리더의 비전을 자신의 마음에 그릴 수 있도록 소통하며, 따라서 이미지 중심의 단어를 더 많은 사용한다고 결론지었다. 

- 김호(더랩에이치 대표), '개념중심의 단어 Vs. 이미지 중심의 단어' 

(살림출판사에서 나오는 매거진 1/N 창간호 중에서 인용)  



확실히 이미지 중심의 단어로 묶어 이야기할 때, 호소력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비유나 사례를 들어 전달하곤 하지만, 실은 그렇게 이야기할 기회란 거의 없다. 왜냐면 실제 업무에서 생기는 대부분 경우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설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호 대표의 저 언급은 관리자 급 이상이라면, 늘 마음 속에 두고 새겨야 할 것이다. 일을 시키기란 쉬워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더구나 마음을 얻고 동기 부여를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어떤 단어와 문장으로 이야기하는가이다. 





* PT의 달인, 스티브 잡스도 여기에 능했다. 

2012/01/16 - [Business Thinking/조직/리더십] - 조직에서의 언어의 중요성: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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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해놓은 아티클 하나를 읽었다. 포스코 사내전문코치인 앙정훈의 글로,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실렸던 케이스스터디이다. 

'직원 기대 관리(Employee Expectation Management)'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중간 관리자로서 저런 단어를 보면, 솔직히 가슴이 턱~하고 막힌다. 왜냐면 중간 관리자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하고, 대체로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이다.

이 글은 포스코의 고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씌여졌다. 그리고 아래는 하나의 일화. 


1968년 포철이 1기 공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쓸 때 세계은행 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자페는 한국의 융자 신청을 거절하고 브라질의 제철소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세계은행에 권고했다. 그리고 약 20년 후인 1986년 자페는 박태준과의 대화에서 "그 때 나는 틀리지 않았다. 종합제철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고려해야 할 내수규모, 기술수준, 원자재 공급 가능성, 기업과 신용 위험, 시장성 등 여러 가지 용인들을 분석했을 때 내 판단을 틀리지 않았다. 단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박태준 당신 하나 뿐이다."라고 인정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마음의 연대를 고민하라.", 양정훈.동아비즈니스니리뷰. 2012년 102호



조직이 수평화되고 의사결정구조가 간단해지면, 시스템적으로 움직여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리더십의 필요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도리어 리더십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더구나 CEO 리더십. 


이 글에는 포스코에서의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직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만족할 수 있겠금 리더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가령, '한 발 앞서 읽어내고 움직여라', '솔선수범이 제일이다'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너무 익숙한 문장이지만, 실은 이게 얼마나 어려운 지는 경험해 본 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메모했다. 


오전 아홉시삼십칠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의 고요하고 축축했던 대기가 순식간에 도시 사람들의 부산스럽고 경박스러운, 하지만 삶에 대한 열정, 혹은 끌려다니지만 포기하지 않으려는 신념에 찬 동작들로, 그리고 4월 태양과 지구 사이를 오가는 햇빛으로 인해 봄 특유의 온화함으로 갈아입는 시간, 문득, 아직 내가 가야할 길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이라든지, 문제 해결 능력이라든지... (4월 5일)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 짧은 글이었지만, 이 글은 리더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글이었다. 아마 조만간 한국의 기업인들이라는 책이 나오지 않을까? 출판사 관계자라면, 다른 나라의 CEO 케이스 스터디는 많이 있지만, 한국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이를 모아서 한 번 펴내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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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용하던 이글루스 블로그를 다시 살펴보다, 아래의 인용글을 다시 여기에서 올린다. 2005년 2월에 올렸으니, 포보스 코리아에는 2005년 1월에 실렸을 것이다. 그리고 ...  

사람은 읽은 것을 금세 잊어버리고 실수했던 것들도 시간을 지나치면 다시 실수하게 된다. 그래서 외과의사 아툴 가완디는 '체크! 체크리스트'라는 책을 통해서 대다수의 실패(실수)는 알고 있는 것을 부주의하게 다루어 일어나고, 이 부주의한 실수를 막기 위해서 '체크리스트'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체크!체크리스트 소개 리뷰 http://intempus.tistory.com/1408 )

하지만 '체크리스트'만으로 가능할까? 테니스선수가 테니스를 잘 하기 위해서 매일같이 테니스 치기를 연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듯이, 직장에서의 업무 처리도 이런 식의 끊임없는 반복과 되새김질이 필요할 것이다. 노년의 피터 드러커야, 자택 거실에 앉아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편하게 말했겠지만, 자유분방한 아트홀릭(예술애호가)이면서 빡센 업무를 처리하는 중간 관리자 월급쟁이인 나에겐 아래에 적혀있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에 참으로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할 수 밖에 없으니... 

그러나 잊지 않기 위해, 실수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반복과 되새김질은 필수다. 그래서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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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 피터 드러커와의 대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95년 전 태어났다. 이제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데다 청력도 거의 잃었다. 1년 전 언론 인터뷰를 중단했지만 2004년 10월 하순 예외적으로 포브스와 회견했다. 복음주의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의 창시자인 릭 워런(Rick Warren) 목사가 권유한 덕이다. 그들의 교분은 워런이 드러커에게 자문을 구한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우리는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에 있는 드러커의 검소한 자택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지도력에 대한 드러커의 견해를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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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이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성공한 리더는 스스로에게 “내가 원하는 게 뭐지”라고 묻지 않고 “일손이 달리는 일이 뭐지”라고 묻는다. 그리고 “돋보이는 그 일들 가운데 내게 맞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라고 자문한다. 능숙하지 않은 일을 붙들고 씨름하지 않는다. 필요한 일은 반드시 실천하지만 직접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철강왕 카네기는 노년에 이런 묘비명을 준비했다. “여기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돕게 만든 한 사내가 잠들다.”

중요한 것부터 처리하라 일 처리는 뛰어나지만 우선순위를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사소한 일은 완벽하게 해치운다.

인기의 덫을 피하라 유능한 리더는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목표를 설정할 줄 안다. 그리고 ‘노’라고 말할 줄도 안다. 한 번 거부하면 끝까지 거부한다.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리더는 자신에게 “가망 없는 일을 언제 그만둘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리더에게 가장 위험한 덫은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성공이다. 주변에선 입을 모아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고 부추긴다. 그래서 한 번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그때쯤 성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라 CEO는 조직에 갇힌 몸이다. 사무실에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다가와 뭔가 부탁한다. 문을 잠가도 소용없다. 부수고 들어온다. 다른 곳에 비밀 사무실을 마련하라.

조직은 어떻게 붕괴되는가 CEO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직원들이 추측해야 할 때라면 조직은 와해된다. 직원들 추측이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CEO는 “이것이 내 관심사”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여러분의 관심사는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이것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았는데, 이유는”이라고 물어라. 직원들이 제시한 우선순위를 철저히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하라. 그리고 나서는 대화 내용과 결정 사항, 실행 시한을 메모로 건네라.

사업가에서 대기업 CEO로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해 보자. 다른 사람을 흉내 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것이 각자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확신이 서지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일을 시도하지 말라.

유능한 리더의 실수 내가 함께 일한 매우 유능했던 인재 가운데 한 사람이 2차대전 전의 독일 총리 하인리히 브뤼닝이다. 그는 핵심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재정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맡겼어야 했다. 브뤼닝은 예산문제에 많은 시간을 낭비했지만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했다. 엄청난 실수였다.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전문가인 체하지 말라. 자신의 강점을 개발하고 필요한 다른 일은 적임자에게 맡겨라.

카리스마는 허상이다 지난 100년을 놓고 볼 때 매우 유능한 미국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이 해리 트루먼이다. 트루먼에게는 카리스마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밑에서 일해본 사람들 모두 그를 흠모했다.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 번 ‘노’면 끝까지 ‘노’였고, 누구에겐 ‘예스’인데 다른 이에겐 ‘노’라고 말하는 법이 없었다.

(포보스 코리아 2005년 1월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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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페퍼의 <<권력의 경영>>(지식노마드, 2008)를 다 읽었다. 이 책에서 제프리 페퍼는, 사람들이 직접 드러내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주제 ‘권력Power’에 대해 흥미로운 시각과 통찰을 선사한다. 나 또한 '권력'이나 '정치'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책에게 소중한 독서 경험을 주었다. 

권력의 경영
제프리 페퍼 저/배현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따로 올리기로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예로 등장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애플Apple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며칠 전 나는 페이스북 담벼락에 이렇게 적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1992년도에 출판된 제프리 페퍼의 책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자주 사례로 등장하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 1980년대 잡스의 창의성과 리더십은 제대로 먹히지 못했다. 그런데 2000년대 그의 창의성과 리더십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약 20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말 그렇다. 그 사이 세상이 변했고 사람들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잡스가 변한 것일까. 누군가가 여기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스티브 잡스에 대한 매니아적 일방적 찬사가 아니라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자주 존 스컬리John Scully와의 권력 게임에서 패배한 스티브 잡스에 대한 내용이 전부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성공적인 사례로 등장하는 거의 유일한 사례를 한 번 옮겨볼까 한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아래 사례는 그의 연설 스타일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 책의 15장 ‘상징적 행위: 언어, 행사, 배경’에서 스티브 잡스가 가지는 탁월함을 보여주는 한 예가 있어, 인용하고자 한다.


그 무렵, 미 대륙 저편의 회사에서도 언어의 중요성과 위력을 보여주었다. 1983년의 가을은 애플컴퓨터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그해 9월 마지막 주 <비즈니스 위크> 커버스토리는 IBM을 퍼스널 컴퓨터 전쟁의 승자로 선포했다. 애플 III는 실패했고, 리사는 잘 나가지 않았으며, 심지어 애플II도 판매량이 떨어졌다. IBM이 피넛을 - 나중에 피시주니어로 이름이 바뀐다 - 출시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영업 조직은 걱정에 휩싸였고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더욱이 컴퓨터 판매에서는 “예측이 그대로 들어맞기 마련인데, 이는 신뢰 상실이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판매 감소가 더 큰 손실로 이어지며, 더 큰 손실은 신뢰 하락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순환이 사업 전반을 하수구로 물이 흘러 내려가듯 만들기” 때문이다. 가을 영업 총회에서는 영업 조직과 독립 배급업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잡스와 머레이는 건물 바깥쪽 복도에 엎드린 채 잡스의 연설문을 작성했다. … 매킨토시는 전자를 엄격한 논리 법칙에 따라 조작하도록 설계된 실리콘과 철의 인공적 결합물이다. 그것의 호소력은 논리를 초월했고, 잡스의 강렬한 연설도 마찬가지였다. 잡스는 이렇게 설파했다. 매킨토시는 단순한 ‘생산도구’가 아니라 인간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기계이다. …… 이것은 신화적 체험이다. 당신이 그것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 당신이 거기에 ‘반응’하는 데 필요한 것은 - 오직 당신 자신의 직관 뿐이다. 또한 그것을 팔기 위해, 잡스가 할 일이란 오직 감정을 갖고 노는 것뿐이었다.


매킨토시를 소개한 1984년 1월의 연례 회의에서도 반복된 잡스의 연설은 IBM이 저지른 실수, 제로그래피 즉 건식 전자복사의 특허권을 사들이지 않은 것, 미니 컴퓨터나 퍼스널 컴퓨터 둘 중 아무 것도 진지하게 여기지 않은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 다음 연설문은 퍼스널 컴퓨터 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는데도, IBM이 독식하려는 야욕을 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빅 블루가 정보 시대를 통째로 지배할까요?” 잡스가 마침내 외쳤다. “조지 오웰이 결국 ‘옳다는’ 말입니까?”
“아니요!” 사람들이 소리쳤다. … … 사람들이 그러고 있던 와중에, 천장에서 거대한 스크린이 내려왔다. 60초 짜리 단편 블록버스터(유명한 ‘1984년’ 매킨토시 광고)에서 드라마가 펼쳐졌다. … … 바로 그 순간 영업 총회는 일변했다. 온갖 패배주의는 사라지고 행복감이 자리를 잡았다.


사족을 달자면, 잡스는 파란색 로고로 상징되는 IBM의 별명 ‘빅 블루’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를 한데 엮어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 영업 총회와 쿠퍼티노에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잡스가 그토록 대가답게 사용한 상징 관리로 인해 애플의 시장 지위나 테크놀로지, 실질적인 은행 잔고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정작 변한 것은 조직이었다. 직원들, 그리고 경쟁자들과 잠재 고객들이 조직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것이 전부였고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 제프리 페퍼Jeffrery Pfeffer, <<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 배현 옮김, ㈜지식노마드, 2008년, pp 409 - 411



위 인용된 내용 중에 다시 인용된 부분(흰 색 박스)의 책은 아래와 같다.

- Frank Rose, West of Eden: The End of Innocence at Apple Computer (New York: Viking Penguin, 1982)



프랭크 로즈Frank Rose는  Wired의 객원편집자로, 최근 <<콘텐츠의 미래 The Art of Immersion: How the Digital Generation Is Remaking Hollywood, Madison Avenue, and the Way We Tell Stories >> (최완규 옮김, 책읽는수요일)라는 책이 번역되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 애플 컴퓨터의 '1984년' 광고 



* 아래 링크는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에 대한 아주 좋은 아티클이다. 일독을 권한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경고:함부로 따라 하다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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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 관한 한 내가 아는 두 가지 극단적인 사례가 있다.

한 리더는 아침에 와서 모든 직원들의 책상을 닦고 사무실 청소를 한다. 그는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 그것은 그들이 일을 성실히 하고 있다는 것. 그 다음은 그는 아무 것도 모른다. 직함이나 부서로 그들이 하는 일을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직원을 신뢰하고 사랑하며 그들이 최선을 다해서 일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는 그 일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만, 묻지도 간섭하지도 않는다. 마치 브라질의 샘코 같은 회사라고 할까. 그런 회사가 있고 그런 리더가 있다.

또 다른 리더가 있다. 그의 책상 위로 무수히 많은 문서들이 올라왔다가 사라진다. 그의 이메일함은 폭발 직전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철두철미함으로 사소한 것 하나하나 놓치는 법이 없다. 그는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이며, 탁월하면서도 빠른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고 조정하며 지시를 내린다. 그래서 그 회사에는 탁월한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새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잊어버린다. 그리고 리더가 명령하는 대로만 따라간다. 그런데 그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이유는 탁월한 일당백의 리더를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리더가 사라졌을 때, 그 회사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실은 그 리더가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옆에서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일 것이다.

술자리에서 나는 직원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모티베이션의 역량이 필요하다. 즉 회사가 원하는 종류의 일을 직원들 스스로 찾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여기게 만드는 동기 부여의 능력이다. 그 다음은 적극적인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 권한 다음에 책임이다. 한국의 회사에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업무가 많다. 한국의 기업이 군대로부터 업무 처리를 배워서 그런 걸까. 1960 ~ 70년대 한국 최고의 조직은 군대였고 군대에서 업무 처리 능력을 배운 이들이 한국의 기업을 성장시킨 탓일까?

책임 다음은 실패에 대한 가치를 깨우치는 것이다. 이는 개인에게도 요구되며, 회사에게도, 한국 사회 전체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큰 오해를 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모습이 이 사회 전반에 투영되고 반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모이면 한국 정치를 욕하지만, 실은 사람들이 뽑은 사람들로 구성된 것이 한국 정치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이는 회사를 포함한 모든 조직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리더십이란 모든 것을 직원들에게 맡기는 어떤 리더와 모든 것을 하나하나 관여하고 조정하고 지시하는 어떤 리더 사이의 스펙트럼일 게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해야 하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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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적으로 서비스 개선을 시도했지만, 다른 일들에 우선 순위가 밀리고 담당 업무가 바뀌고 부서를 옮기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 … 아마 그랬을 것이다.

오래된 계약의 보증금. 보증금은 다시 돌려줘야 할 돈이므로, 서비스 개선이 뒤로 밀려 이젠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돌려달라는 연락을 받고 잠시 상념에 잠긴다.

실은 그 사이 복잡한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복잡하지 않는 회사가 어디 있을까. 그런데 나는 사장의 역할,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다시금 반추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오늘도 새로운 수익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이것이다’ 싶으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다. 그러다가 그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면, 이젠 어김없이 구조조정을 한다(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이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회계적으로 간단하게 고정비용부터 줄인다.

결국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것이고, 투자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이 사업장을 폐쇄하고 사람을 자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잘못된 의사결정에는 늘 그렇듯 기업의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체로 그들은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기업의 섣부른 의사 결정과 그것의 실패에 대한 대가를 우리는 너무 손쉽게 기업 구성원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의사결정이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도 실패하였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실은 그런 경우는 너무 많다. 정치권의 잘못된 의사 결정, 기업주의 잘못된 의사 결정, 리더의 잘못된 의사 결정에 대해 우리 사회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 조직의 구성원에게 책임을 지운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아직 해답은 없지만, 적어도 이런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만약 내가 그런 위치에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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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국사회] 땀에 젖은 지폐 넣지 마세요 / 진중권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82507.html 

최근 한진중공업 사태도 어쩌면 이런 일의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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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이 문장 때문이었다.

"Power without love is reckless and abusive, and love without power is sentimental and anemic"
- Martin Luther King Jr.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이 문장으로부터 시작한다.

힘이란 제대로 이해하자면 목적을 달성하는 역량일 뿐이다. 힘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가져오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 역사상 크나큰 문제 중에 하나는 사랑과 힘이라는 개념이 보통 반대되는 것으로 (그것도 완전히 극과 극으로) 대비되며, 그리하여 사랑은 힘의 포기와 동일시되고, 힘은 사랑의 부정과 동일시된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사실은 사랑이 없는 힘은 무모하고 폭력적이며, 힘이 없는 사랑은 감상적이고 나약하다. … 엄밀히 말하자면 도덕이 결여된 힘과 힘이 결여된 도덕의 충돌이 우리가 맞닥뜨린 중대 위기의 원인이다.
- 마틴 루터 킹,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Where Do We Go From Here?) 중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리더십 책으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추상적이다. 다른 책들이 구체적인 방법론에 치중하고 있다면, 이 책은 저자의 경험,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에서의 역할, 대화, 그리고 갈등 속에서 그는 사랑없는 힘은 무모하고 폭력적이며, 힘이 없는 사랑은 감상적이고 나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힘과 사랑의 균형이야말로 리더의 역할이라고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기대고 있는 것은 마틴 루터 킹의 연설에서 시작해 자주 칼 구스타브 융과 신학자 폴 틸리히였으며,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사랑과 힘이다.

새로운 사회현실을 공동 창조하기 위해서는 서로 긴장관계에 있는 전혀 다른 두 가지 근본적인 동력을 활용해야 한다. 바로 힘과 사랑이다.

폴 틸리히는 힘(Power)을 “강도를 높이고 외연을 확장하면서,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의 동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의미에서 힘이란 목표를 달성하고 업무를 완수하고 성장하는 동력이다. 틸리히는 사랑(Love)을 “분열된 것을 통합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이란 실제로 분열되었거나 그렇게 보이는 것들을 다시 연결하여 하나로 만들어주는 동력이다.
- 25쪽


 

힘과 사랑은 각각이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함께 활용하기가 쉽지 않은 요소들이다. 힘은 ‘발전적인(generative)’ 속성과 ‘퇴행적인(degenerative)’ 속성을 모두 갖고 있으며, 힘만큼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랑 또한 발전적인 속성과 퇴행적인 속성을 모두 갖고 있다.
- 31쪽


저자는 사랑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힘의 가치도 사랑이라는 기반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 조직에서는 어떻게?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방법이나 방법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 않는 대신, 그 자신이 경험했던 여러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저자가 책에서 인용한 내용 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스위스에서 군사작전이 펼쳐지는 도중이었다. 알프스 산맥에 배치된 소규모 헝가리 파견 분대의 젊은 중위가 얼음으로 뒤덮인 황무지로 정찰대를 파견했다. 파견 직후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틀을 내리 내렸고 정찰대는 돌아오지 않았다. 당연히 중위는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에 괴로워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사흘째에 정찰대는 돌아왔다. 어디에 있었나? 어떻게 돌아왔나? 이어지는 질문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주머니에서 지도를 찾아냈습니다. 그러자 모두 냉정을 되찾았지요. 저희는 천만을 치고 눈보라가 멎을 때까지 버텼고, 눈보라가 멎자 지도를 갖고 방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왔습니다. 중위는 대단한 역할을 했던 지도를 달라고 해서 꼼꼼히 살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은 알프스 산맥 지도가 아니라 피레네 산맥 지도였다.
- 206쪽


어쩌면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은 아닐까. 그런데 그것은 어떤 방법 같은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규준이 있는 사랑이 아닐까.

사랑은 힘을 퇴행적이 아닌, 발전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힘은 사랑을 퇴행적이 아닌, 발전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그러므로 힘과 사랑은 분명 상호보완적이다.
- 31쪽



이런 저런 생각이 무수히 스치는 밤이다. 과연 나는 사랑과 힘을 아는, 그리고 그것의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까. 이 책은 리더십이란 어떤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적고 있지 않다. 도리어 팀이나 조직, 회의나 협상 등에서 조정을 도맡아,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하였던 저자의 경험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이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사랑과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할 뿐이다. 그런데 이 말이 현재의 나에게 와닿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인용구를 옮기며 글을 마친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니야, 창조지”
- 뮤지컬 <렌트Rent> 대사 중에서



포용의 리더십 - 8점
아담 카헤인 지음, 강혜정 옮김, 제프 바넘 그림/에이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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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리더가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직장 생활 초기 전략과 아이디어가 사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여겼다. 그리고 조금 더 경험이 쌓이고 난 다음에는 전략과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실행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쌓이자, 결국 모든 일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적합한 사람을 골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것. 그리고, 

그 전에 나는 적합한 사람일까? 또는 적합한 사람을 고를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과연 나는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어넣고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으며,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여 성공시킬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의문들이 마치 새벽 호수의 물안개처럼 펼쳐졌다.

최근에 내 마음에 들었던 문장 하나를 이메일 서명에 붙여놓았다. 래리 보시디 Larry Bossidy의 글, "At the end of the day, we bet on people, not strategies."을.

하지만 오늘 존 G. 휘티어의 문장으로 바꾸었다. "For all sad words of tongue and pen, The saddest are these, 'It might have been'." (혀와 펜에서 나오는 모든 슬픈 단어들 중에서 가장 슬픈 것은 ‘그렇게 될 수 있었을 텐데..’이다.)

때늦은 후회도 좋다. 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었을 텐데’를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월요일 오전, 내가 다시 ‘It might have been’을 주절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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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업용 블로그 검색중에 지나갑니다.

    자신이 바라는 우상에 그 사람을 맞추려고 하는게 리더쉽이 되어가는 요즘입니다.

    자신의 능력이 리드당할 수 있도록 그걸 표현하고 노력하는 것도 리더쉽에 하나겠죠.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 - 10점
데니스 N. T. 퍼킨스 지음, 최종옥 옮김/뜨인돌




데니스 N.T.퍼킨스(지음), 최종옥(옮김),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 뜨인돌출판사


살아가는 건 어떤 것일까. 조선 시대에 태어난 어떤 이는 죽을 때까지 그 고장을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뜻밖의 병에 걸리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는 삶을 살다가 죽을 것이다. 근대자본주의문명은 삶을 전투로, 극한 상황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겨우겨우 살아나갈 수 있는 어떤 곳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니스트 섀클턴은 실존인물이며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이다. 그는 643일간 남극 대륙 속에서 죽음을 넘나들며 28명의 대원들을 무사히 귀환시켰다. 이 책은 이러한 섀클턴의 남다른 지휘력에 대한 책이다. 그래서 거친 비즈니스 세계 속에서 회사를, 동료를, 직원들을 이끌고 나가는 경영진들을 위한 책이며 리더가 되기 위해 꼭 읽어봐야 될 종류의 책인 셈이다.

하지만 현실의 삶을 실제로 남극에서 조난당한, 극한 상황과 대비시킬 만큼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으로 변해버렸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많은 직장인에게 많은 영감을 주겠지만, 그만큼 삶이 힘들어졌다는 사실에 대해선 어떤 의문도 던지지 않는다.

이런 의문을 던지는 것은 인문학자나 예술가의 몫이니, 이 책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섀클턴의 리더십을 배우고 습득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세계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실용서로선 보기 드물게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
(2012년 1월)
현재 이 책은 절판이다. '어니스트 새클턴'은 리더십 관련 책이나 강좌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새클턴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이고, 구해서 한 번 읽어보는 건 무척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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