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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어느 블로그에 들어가 주말에 전시를 보았다는 글을 보고, 전시를 보러다니는 사람은 많은데, 왜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적을까, 짧게 생각하고 적었다. 아직도 작가들을 만나면 작품 가격 높이지 말고 일년 생활비, 작품 제작 기간을 고려해서 최대한 낮은 가격에 팔면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작품이 소장될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하지만, 그게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또한 잘 알기에, 말하곤 후회한다. 어찌되었건 내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고 떠나온 미술계에 대해선 아직도 관심이 가고 수시로 전시를 보러가고 작가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탓에,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것이나 구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그것을 대중화시키는 건 참 멀리 있는 일이라는 게, 힘 빠지게 한다.  



미술작품을 사기 위해선 여러 제반 조건이 따라야 한다. 돈은 그 다음 문제다. 


우선 작품을 걸거나 설치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 회화를 구입할 경우에는 그 작품을 걸 수 있는 빈 벽이 있어야 하고, 설치나 조각일 경우에는 그 작품을 놓아둘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 


공간이 확보된 다음에는, 그 공간에 어울리는 최적의 작품을 구해야 한다. 집이 화이트큐브가 아닌 이상, 마음에 든다는 건 그 작품을 걸 수 있는 환경(분위기)가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집에 걸 수 있는 작품은 전적으로 다른 일이다. 혼자 산다면 좋겠으나, 가족과 함께 산다면, 집안에 작품을 둔다는 건 같이 사는 사람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일이다. 몇 해전에 만났던 어느 컬렉터는 아예 빈 방 하나에다 작품들을 놓아두고 있었다. 아이도 없었고 그만큼 경제적 능력도 되는 덕분에 다수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었지만, 예외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전문 컬렉터는 이런 예외적인 경우가 많다) 


아이가 있다면 교육적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표현방식이나 소재/주제가 과격하거나 일반인이 소화시키기 어려운 작품(대부분이 현대미술이겠지만)은 집 안에 놓아두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팔 수 있는 작품은 지극히 제한적이 된다.


일본 미술 시장이 작은 작품 위주로 형성된 것은 작은 것을 좋아하기도 하거나와 무엇보다 실내공간이 작은 탓이다.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선 꽤 큰 작품들이 잘 팔리는데, 컬렉터 대부분이 다들 집이 크기 때문이다. 


미술작품을 사거나 판매한다는 건 의외로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탓에, 최초의 구입자가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막상 몇 백만원 수준을 자금을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작품 구입까지는 엄청난 고민을 하고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는 애호가들의 극소수만이 미술작품 구입자가 될 수 있다. 


한때 내 꿈은 내 주위의 젊은 동료들이 1년 할부로 몇 백만원 수준의 작품을 구입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걸 하려고 보니, 먼저 갤러리나 미술관에 그들을 오게 만들어야 했고, 그들 스스로 작품 구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이건 불가능. 그 다음은 취미 미술하는 이들로 하여금 컬렉터가 되게 하는 길이었지만, 한국은 도리어 취미로 미술에 발을 들인 이들이 몇 년의 수련을 통해 전업작가가 되고 그들도 작품 판매 대열에 합류하는 기현상이! 이들 중에는 뒤늦게 자신의 소질을 깨닫아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달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정말 취미로 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나 현대 미술에 대해선 관심과 식견을 갖추지 못한 채 그저 감투 놀이만 할 뿐이었다.  


결국 내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 채 쫓기듯 미술판을 나왔지만, 아직도 미련을 가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젠 그저 수줍은 애호가로 남기로 했지만, 아직도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 걸 보면,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 것이다. 


내 경우에도, 가지고 있는 몇몇 작품을 보이지 않는 구석에 쌓아둘었다. 너무 현대적이라 같이 사는 이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벽에 걸지 못했다. 어떻게든 이사를 가야 하는데 말이다. 



***


미술작품 구입에 대한 포스팅을 여러 개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글을 아래 글 밖에 없구나. 시리즈로 한 번 올려볼까. 


2011/08/13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투자보다 먼저 미술 감상의 태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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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2016 (Korea International Art Fair)

10.13 - 16. 코엑스 



매년 키아프를 가다가 최근 몇 년 뜸했다. 정신없이 바쁘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미술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도 했고 미술 종사자들과의 교류도 많이 끊어졌다. 한 달에 두 세 번씩 보러 가던 전시도, 지금은 몇 달에 한 번 갈까 말까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살아간다는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그 사이 미술 애호가가 늘었나 기대해보기도 하지만, 늘 그렇듯 미술 애호가도, 미술 시장도 제 자리 걸음이다.


독서 인구를 조사해봤더니 늘지는 않고 책 읽는 사람들은 더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나. 미술도 그런 건 아닐까. 어느 순간 부의 상징처럼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소장한 사람들끼리 서로 환담을 나누고. 그래서 책 읽는 사람이나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자기 주위에 그런 사람들만 있으니 옛날보다 늘어났을 것이라 오해한다. 실은 온라인의 발달로 끼리끼리 교류가 더 편해졌을 뿐인데. 


아트페어는 역시 아트페어다. 미술관에서의 전시와 아트페어에서의 전시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고, 아트페어는 일종의 시장이고 박람회다. 그래서 아트페어에서 볼 수 있는 작가나 작품의 스펙트럼은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아트페어에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작품이 팔리지 않는 작가라고 오해해서도 안 된다. 다 팔려서 아트페어에 나올 작품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키아프의 스페트럼은 많이 좁다고 할까. 일종의 축제여야 하는데, 올핸 그런 분위기도 없는 것같고 그런 작품들도 드물었다. 시장성 뿐만 아니라 예술성을 가진 작품들도 많이 선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가령 최근 많은 기업들에서 아트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업들의 예술 수집 활동을 보여준다거나 .... 하지만 시장성은 더 강화된 걸까. 2015년 180억원에서 2016년 235억원으로 거래액이 늘어났다고 하니, 내년엔 좀 더 나아지려나. 


이번 키아프에서는 참가한 지방 갤러리 수준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낯선 갤러리들이 많고 그 갤러리들이 전시한 작가들도 새로웠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큰 모험인가는 갤러리 일을 해본 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하는 젊은 갤러리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교과서같은 말을 적어보지만, 쉽지 않다. 그런 갤러리들을 많은 애호가들이 지지해 주어야 하고 작가들도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비평이나 담론의 문제가 아니라 역시 시장의 문제다. 시장이 뒷받침해주어야만 좋은 갤러리가 살아남는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맨날 미술 평론가들이 떠들어봤자 아무 소용없다. 작품이 팔려야 된다. 그래야 갤러리도 임대료 내고 전기세 내고 작가들은 캔버스 사고 물감 살 수 있다. 공적 기금만 바라지 말고 말이다. (공적 기금과 갤러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한때 꿈이 갤러리 운영이었는데, 이제 꿈 많던 철없던 시절의 백일몽같은 게 되어버렸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걸 보면, ... 아직 철이 덜 든 건가. 2016년 키아프에서 만난 기억 남는 작품 몇 점의 이미지를 올려본다. 




홍경택의 작품이다. 홍경택은 늘 그렇듯 정답이다. 홍경택의 작품은 실제로 봐야 안다. 그 날카로움, 그 치열한 날카로움 속에 담긴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김덕용의 작품은 언제나, 그 재료가 주는 따뜻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우리를 이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랜만에 김덕용의 작품을 보았다. 


안창홍의 작품이다. 역시! 팔렸다. 


김택상의 작품이다. 기존의 단색화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알아차리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동시에 최근 한국 단색화에 대한 재조명도 다소 부담스럽다고 할까. (그나저나 김택상 선생님께 한 번 연락드리고 만나야 하는데 말이다.) 


 

김현숙의 작품이다.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해 보였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 성실성이다. 그 다음이 재능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훌쩍 뛰어오르는 순간이 있다. (몇 년 만에 얼굴을 뵈었는데, 그대로였다.)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의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니, 설명을 생략해도 될려나. 하지만 이런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던 20세기 중후반과 달리 지금은 너무 쉽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 


가끔 읽게 되는 미술 잡지에서 매달 가볼 만한 전시를 노트하곤 하는데, 가는 일은 거의 없다. 하긴 아는 이가 전시를 하고 전시 기획을 해도 못 가는 마당에. 2017년에는 좀 달라지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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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미술사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되거나 미술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정해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뚜렷한 작품관과 작품이 지닌 가치를 읽고 또 만들어 갈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눈 밝은 큐레이터나 컬렉션 어드바이저, 시장분석가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이지윤, 중앙선데이, 2011.5. 15 




조만간 KIAF가 시작된다. 미술 시장의 활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한 두 점씩 꾸준히 사서 보관할 것이다. 


미술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에는 '작품을 보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나고,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된다. 


이지윤씨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직하고 신뢰을 쌓을 수 있는 전문가 만나긴 한국 미술 시장에선 참으로 어려운 것을 아는 까닭에, 결국 컬렉터의 몫으로 남게 된다. 


내가 곧잘 하는 말은 미술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하면, 미술 작품이 가지는 흥미로움, 순수함, 즐거움, 아름다움이 사라질 수 있으니,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신의 보는 눈(안목)도 자연스레 올라갈 테니. 




* '미술 작품 구매'라는 키워드로 이 포스팅이 노출되고 있었다. 이에 미술 작품, 미술 투자와 관련하여 포스팅한 것들을 모아 보았다. 



2011/08/13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투자보다 먼저 미술 감상의 태도부터

2009/01/07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을 위한 Online Market?


2008/12/0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작품의 가격


2008/11/03 - [책들의 우주/예술] -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론 데이비스


2008/09/1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2008/09/2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세계 미술 시장(Global Art Market)


2007/11/1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에 대한 메모 1


2007/10/28 - [책들의 우주/예술] - 미술시장의 유혹, 정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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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 라는 문장에 공감합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이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미술 시장이 왜곡되는 것같아요. ~ 크지도 않은 시장인데... 도리어 미술 애호가들은 위축되고 사고 싶은 작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같아요.




KIAF 2011
(Korea Interanational Art Fair 2011)
2011. 9. 22 - 9. 26

코엑스 1층 A&B Hall   http://kiaf.org


어제 퇴근 길에 키아프에 다녀왔습니다. 국내 최고의 국제 아트 페어라고 하지만, 국제적인 아트페어와 비교한다면 갈 길이 먼 행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 미술계 내에서도 논란이 많은 행사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생각는 미술 쪽에 한 때 몸 담았던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한국의 미술 애호가들에게 이런 행사는 놓치면 안 되는 아트페어임에는 분명합니다. 

여유가 되어 홍콩 아트페어나 상하이 아트페어, 혹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를 가지 못할 바엔, 키아프는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세계 미술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이나, 작품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고 해외 갤러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나라 미술 동향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이니깐요.

입장료가 15,000원 정도로 다소 비싸네요. 대신 도록은 25,000원입니다. (몇 년 전에 갔던 프랑스의 피악FiAC은 입장료와 도록을 합쳐 약 10만원 정도 쓴 것과 비교한다면 저렴한 아트페어입니다.)
 
길게 포스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다음 주 월요일까지 하는 행사라 리뷰는 이 정도에서 끝낼까 합니다. 주말에 시간된다면 한 번 놀러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


마음에 드는 몇 작품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Issac Julien의 작품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보았는데, 실제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리고 김택상의 작품은 제가 블로그를 통해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작품은 더 좋더군요!

Pertti Kekarainen는 처음 보는 작가였습니다. 사진 작품인데, 꽤 흥미롭더군요. 자료를 한 번 찾아볼 생각입니다. 도록도 한 권 구입했는데, 서재 책상 위에 올려놓고 펼쳐보지도 못했네요.  



Issac Julien
Glass House, Prism(Ten Thousand Waves)
180 x 483 cm, 2010 



Pertti Kekarainen 




김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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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획, 특히 대형 미술 전시 기획의 어려움은 수익만 쫓아가는 비즈니스의 속성, 그리고 그것과 무관하거나 아직 한국적 풍토와 잘 맞지 않는 예술성, 작품성을 서로 만나게 하는 데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아트페어도 마찬가지다.

4 29일부터 5 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포토2010도 그런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 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트페어에도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이 존재한다. 결국엔 공통된 관심사와 목적, 팀웍이 중요하다. 내가 갤러리스트로 나갔던 아트페어, 혹은 주관했던 아트페어에서 결국 중요했던 것은 팀웍과 참가한 작가나 갤러리의 작품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마인드였다. 적고 보니, 참 어려운 일이었음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서울포토2010의 특별전 'Rawvision'의 큐레이터가 아끼는 동생이라, 유심히 살펴보려고 했으나, 
부스 디자인이 매우 좋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공간 구성으로 인해 사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어느 곳에선 사람들로 비좁았고 어느 곳에선 낯설 정도로 한산했다.

특별전의 기획 의도는 분명하다.

저는 작업의 예술성, 문화 예술 및 사회 공헌 활동, 기업의 경영 능력 및 비전 창출 능력(RAWVISION)을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환기시켜야만 한다는 측면에서 특별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감각과 소양, 경영 능력과 실천의 중요성을 작업에서 보여 주고 계신 총 여덟 분들의 작업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 최재원, '특별전 도록'에서



 

사실 예술가들은 지성, 통찰력, 포지셔닝과 실현 능력, 펀딩, 생계유지와 리터러시literacy, 로컬이 아닌 국제적 차원의 경쟁, 테크놀러지 업데이트를 선두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생존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고 또 실천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그것은 <RAWVISION>에 선정된 여러분들께서 제각기의 자리에서 보고 계신 현장의 세계상과 과연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최재원, '특별전 도록'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차원과 예술을 창조하는 차원의 유사함,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를 대비시키며, 한국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예술가들의 분발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사진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나를 흥분시키는 작가를 만나기란 참 어려운 일이 되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의 잘못이다. 하지만 세계는 앞을 향해 움직이고 옆 나라 일본의 흥미로운 사진작가와 대단한 내공을 지닌 스페인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난 건 서울포토2010의 즐거움이었다. 또 특별전에서 만난 사진작품들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행사장 내 커피빈에 앉아서...  

 

스페인의 사진작가들 부스를 지나며... 


전시를 보고 난 뒤, 봄밤,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예술과 정치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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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전 세계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대단한 호황이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서울옥션, K옥션을 비롯하여 수십개의 아트 옥션 회사가 생기고 새로운 갤러리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떤가. 소리소문없이 아트 옥션 회사가 문을 닫고 갤러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직 사람들은 그러한 호황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미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올까? 2006, 2007년과 같은 시기가.

나는 단호하게 그런 시절은 오지 않고, 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미술 작품을 오직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을 때, 실패하기 가장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어찌 어느 순수한 영혼의 치열한 결과물을 돈으로만 환산하고 접근하려고만 드는 태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미술 작품을 돈으로 환산하기 위한 절대적인 기준이나 계량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도리어 나는 현재의 한국 미술 시장의 수준이 정상에 가까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장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IMF이후 한국 기업의 체질 강화가 이루어졌듯이 한국 미술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세 주체 작가, 갤러리, 컬렉터 의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주제 넘게 아직 경험이 일천한 내가 나설 문제는 아닌 듯하다. 실은 며칠 전 서울오픈아트페어에 갔다 왔다. 눈에 작품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수선한 요즘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실은 세계 미술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의 수준 높은 작가와 작품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국에서 그런 작가를 만나기도 어렵고 그런 작가를 만난다고 하더라도 대형 갤러리 전속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소형 갤러리는 경쟁력 있는 작가를 만나기 어렵고, 그런 작가를 찾아 다니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술 시장 바닥을 나와 회사를 다니는 것이 홀가분하기는 하지만, 내 생각대로 한 번 해보지 못한 게 미련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그러다 보니, 조만간 새로운 미술쪽 일을 하나 해볼 생각이다. 잘 될 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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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이른 오후는 다소 한산하다. 하지만 관람객들의 눈초리는 예사롭지 않았다.

오후에 텔런트 박상원 씨가 왔다. 그의 사진은 언제 이렇게 사진 작업을 해왔는가 싶을 정도다. 오후 3시 팬 사인회를 했다. 자신의 팜플릿에 사인을 해 많은 사람들에 주었다. 그의 일상에 여유를 주는 것이 두 가지 있다면, 아마 그것은 연기와 사진 작업일 게다.

사인을 해주는 사진 작가 박상원.

아빠 손을 잡고 KASF 2009에 온 두 꼬마. 잔뜩 작가들의 전시 팜플릿을 챙겼다.

시간이 지날 수록 각 전시실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작품을 보는 관람객.



Korea Art Summer Festival 2009는 오는 9일(일요일)까지 강남 대치동 학여울역 SETEC에서 진행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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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트페어가 오픈했다. 오프닝 행사 사회를 보았다. 손님들도 많이 오고 정신없는 하루였다. 내일도 강행군이다. 

 

Korea Art Summer Festival 2009는 이번 주 일요일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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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파아란 영혼입니다. : )

다음 주 수요일(8월 5일)부터 일요일(8월 9일)까지 강남구 대치동 3호선 학여울역에서 제 2회 '코리아 아트 섬머 페스티벌'를 개최합니다. 'Go, Go, Art Vancances'라는 부제도 붙여보았는데, 아직 사람들의 반응은 잘 모르겠네요. 부제가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꽤 재미있고 대중친화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찍 이런 글을 올려야 했는데, 좀 늦은 감이 있네요. 제 바쁜 생활과 게으름을 탓해야 겠지요.

언론사 담당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언론 보도가 되지 않았어요. 신생 아트페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도 하거니와, 휴가철인 관계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탓이죠.

(원래 보도자료는 7월 말 8월 초에 전달하는 건 금기시되는 것입니다만..)

올핸 제가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아트페어 준비는 평일 밤이나 주말에만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 다른 이들의 손을 빌리게 되었고 제 스스로 다소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분도 많네요. 특히 마케팅, 기획이나 홍보 쪽으로...

하지만 전시 작가의 수도 늘어났고 전시 작품의 수나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고생을 많이 했죠. 특히 나무로 된 전시 공간은 작년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좋아졌습니다. 힘든 섭외였지만, 다수의 연예인 작가들도 참여합니다.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주소, 또는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그러면 초대권을 일반 우편으로, 또는 이메일로 프린트할 수 있는 티켓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니면 입구에 오셔서 저를 찾으셔도 됩니다. : )
(* 우편물은 이번 주 금요일에 일괄 발송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다음 주 월, 화에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 yongsup.kim@yahoo.com 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장소. 3호선 학여울역. SETEC.
날짜. 8월 5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오픈...
          매일 오전 11시 부터 오후 8시까지... 8월 9일 일요일까지.
입장료: 5,000원 (하지만, 입구에서 저를 찾으시면 됩니다.)


(작년 행사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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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파아란 영혼입니다. : )

다음 주 수요일(8월 5일)부터 일요일(8월 9일)까지 강남구 대치동 3호선 학여울역에서 제 2회 '코리아 아트 섬머 페스티벌'를 개최합니다. 'Go, Go, Art Vacances'라는 부제도 붙여보았는데, 아직 사람들의 반응은 잘 모르겠네요. 부제가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꽤 재미있고 대중친화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찍 이런 글을 올려야 했는데, 좀 늦은 감이 있네요. 제 바쁜 생활과 게으름을 탓해야 겠지요.

언론사 담당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냈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언론 보도가 되지 않았어요. 신생 아트페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도 하거니와, 휴가철인 관계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탓이죠.

(원래 보도자료는 7월 말 8월 초에 전달하는 건 금기시되는 것입니다만..)

올핸 제가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아트페어 준비는 평일 밤이나 주말에만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 다른 이들의 손을 빌리게 되었고 제 스스로 다소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분도 많네요. 특히 마케팅, 기획이나 홍보 쪽으로...

하지만 전시 작가의 수도 늘어났고 전시 작품의 수나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고생을 많이 했죠. 특히 나무로 된 전시 공간은 작년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좋아졌습니다. 힘든 섭외였지만, 다수의 연예인 작가들도 참여합니다.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주소, 또는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그러면 초대권을 일반 우편으로, 또는 이메일로 프린트할 수 있는 티켓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니면 입구에 오셔서 저를 찾으셔도 됩니다. : )
(* 우편물은 이번 주 금요일에 일괄 발송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다음 주 월, 화에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장소. 3호선 학여울역. SETEC.
날짜. 8월 5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오픈...
          매일 오전 11시 부터 오후 8시까지... 8월 9일 일요일까지.
입장료: 5,000원 (하지만, 입구에서 저를 찾으시면 됩니다.)


(작년 행사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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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주만 있으면 아트페어 오픈이다. 작년보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후원 부분에서는 다소 모자란다. 실은 내가 좀더 많은 시간을 내어 움직였다면 좀 나았을 거란 생각을 해보지만,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는 구조였다.

어젠 회의를 끝내고 집에 오니, 새벽 4시였다. 심하게 허기를 느꼈지만, 참았다.

일요일 아침, 몽롱한 상태에서 쳇 베이커의 보컬을 듣고 있다. 오랜만이다.

익숙하고 정들었던 음악을 들으면 맥주 생각이 나는 무슨 까닭일까. 누구의 말대로, 까페를 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일일까. 스폰서 알아 보고 까페 할까. 하긴 갤러리 까페하면서 내 요리에 와인 팔고 좋은 음악 틀면... 이런 철부지 같은 공상은 종종 지친 몸과 마음에 잠깐의 도피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전시장 부스 구성이 나왔다. 이젠 어떻게 부스를 배정하는가 이다. 결국 이번엔 작가들이 스스로 알아서 보지 않은 상태에서 골라가는 방식(랜덤 선정)을 택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나쁜 부스는 없다. 전시장 디자인이 제법 잘 나왔다.



스텝 증을 만들어야 한다. 작년에는 Art Fair 코디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최소로 줄일 예정이다. 기대했던 성과를 작년에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의 운영이 필요하다.



쳇 베이커의 'I Fall in Love too Easily"
... 과연 나도 그럴까. 그러기엔 나이가 너무 많거나, 두려움이 너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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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Web Service 회사엘 다니고 있다. 그리고 나는 동시에 여름에 할 아트페어(Korea Art Summer Festival 2009) 준비도 하고 있다.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트페어 준비는 주로 주말에 한다. 그러나 이것도 내가 시간이 빌 때에나 가능할 뿐.

사정이 이러다 보니, 아트페어 준비 일이 많이 밀렸다. 이런 연유로 아트페어 쪽 일을 도와줄 친구를 구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어렵다. 대학을 졸업한지 몇 년 이내인, 경험은 적으나 배우려는 열정이 넘치는 여자 친구로 뽑으려는 중인데, 막상 일이 어렵게 느껴진 탓인지 힘들게 뽑은 한 친구는 일을 좀 같이 해보려고 하니, 하기 어려울 것같다고 말한다.

아트페어 기획이나 운영을 한 번 경험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배울 수 있을 텐데, 그 기회를 버린 것이 아쉽기도 하고, 마음에 들었던 친구인데 내 마음도 그리 편칠 못하다. 급여라고 할 정도도 되지 못하는 수준이라, 미안한 마음을 너무 들어, 돈을 들여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가르쳐줄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오랜만에 작년 행사 사진을 정리해본다. 무척 힘들게 준비했지만, 보람도 많이 느낀다. 작년 행사를 잘 치른 탓에(재정적으로는 엉망이 되어버렸지만), 올해 유사한 아트페어가 한 두 개 생겼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좋은 아트페어가 될 것같다.





위 사진 어딘가에 내가 숨어 있다. 오프닝행사 준비 많이 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모델라인 출신 친구가 사회를 보기로 했는데, 갑자기 사라져버렸고 오프닝 전에 어떤 분이 오셔서 자신이 보내준 화분이 왜 밖에 있냐고 난리를 피우는 통에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원칙적으로 아트페어 행사장 안으로는 화환이나 화분을 들고 갈 수 없다. 하지만 이걸 막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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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피악(FIAC, The Foire Internationle d'Art Contemporain)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와 루브르에서 열렸다.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를 이틀 연속 방문해 모든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본 것과 비교한다면, 이번 피악 방문은 너무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피악이 열리고 있는 그랑 팔레(Grand Palais) 정문. 지난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 곳 그랑 팔레를 비롯해, 루브르 박물관 내의 전시 장소(Cour Carree Du Louvre), 튈리즈 정원(Jardin Des Tuileries)에서 열렸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공간의 특성 상, 작품 하나하나에 주위를 기울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한 번 본 작품은 다시 한 번 더 봐야 하고, 구입하였을 때는 그 작품이 실제로 놓이는 공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아트페어에서는 이런 고려를 할 틈이 없다. 마음에 드는 작품인데, 가격까지 흡족하다면 구입할 수 밖에 없다.

해외의 몇몇 갤러리들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아트페어 참여를 공식적으로 알리고 원하는 작품들을 그 때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고객이 원할 때 무조건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페어라는 행사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랑 팔레의 유리 천정 아래로 가을 파리의 햇살이 밀려들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가끔 그림자가 생겨 작품 위로 올라올 때만 제외하곤 전시장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피악이 열리기 전 런던에서는 프리즈 아트페어가 열렸다. 흥미로운 사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 미술을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런던의 아트페어를 건너뛰고 뉴욕의 몇몇 갤러리들이 곧장 피악으로 향했다는 사실이다.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 속에서 프리즈 보다는 피악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VIP 프리뷰 때에는 영화 배우 데니스 호퍼(Dennis Hopper),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회장 등 명명이 자자한 대형 콜렉터들과 전 세계 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이 참여하였다고 전해진다(데니스 호퍼가 유명한 콜렉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랑스의 명배우 알랭 들롱도 많은 미술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얼마 전 경매를 통해 자신의 모든 작품을 팔아 다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전문적인 안목으로 모은 작품들이 아닌 탓에 그의 배우로서의 명성에 비한다면 그가 모은 작품들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내 눈을 사로잡은 풍경화 하나. 온통 녹색임에도 불구하고 힘있고 간결한 터치와 구도는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런, 데이빗 호크니의 2008년도 작품이었다. 역시 대가는 틀리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작년에 비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었던 터라, 피악에 대한 미술 관계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그렇다면 피악의 결과는? 몇몇 뉴스들을 살펴보니,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거품이 끼인 듯, 호황을 구가하던 최근 미술 시장 분위기 속에서 진짜 작품을 찾으러 다니는 콜렉터들이 보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작품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작가와 작품의 가치를 따져 묻는 그들의 태도에서 일부 관계자는 미술 시장이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 미술 시장이나 작품의 수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다소 논쟁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기 때문에 삼가 해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피악에 나온 조각이나 설치 작품들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미술 시장 내에서 소화시키는 그들의 수준은 매우 부러웠다. 미술 작품은 다시 시장에 팔려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보면서 즐기고 감상하기 위함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돈 되는 작품은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 어떤 것인가를 많은 작품들을 보고 감상하는 동안 자연스레 알게 되는 어떤 것이다. 혹시 며칠 간의 여유가 된다면, 해외의 세계적인 아트페어에 꼭 가보길 권한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작품들의 가격은 어떤지, 그렇게 자신의 예술 경험을 늘리다 보면, 작품 보는 눈이 생기게 될 것이다.

Lionel Esteve의 2008년도 작품이다. 돌을 올려놓은 것같지만, 돌에다 금빛의 플라스틱 소재를 붙여놓았다. 돌이 가지는 자연적 속성은 이 플라스틱 소재로 인해 다소 무뎌지면서 인공적인 느낌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런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테이블 위의 돌을 보았을 때의 시각적 즐거움은 꽤 좋았다. 


골판지에다 아무렇게 그려놓은 듯한 이 작품은 그랑팔레을 들어서는 사람들의 눈을 바로 사로잡는다. 누구인가 하고 살펴보았더니, 타피에스였다. 


 

장  미셸 아틀랑의 작품이다. 20세기 중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추상 화가로 프랑스 내에서는 대단한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는 1913년도에 태어나1960년도에 죽는다. 이번 피악에 나온 작품들은 20세기 전반기의 작품들이었다. 제작된 지도 이미 50년 이상 지난 작품들인 셈이다. 따지자면 이 정도는 약과다. 다른 프랑스 갤러리에서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 중 한 명인 키르히너의 1910년대 작품을 내놓기도 했으며, 다른 갤러리에서는 에밀 놀데의 20세기 초반 작품들을 무더기로 가지고 나오기도 했다. 



설치와 조각 작품들의 작가 이름과 제목은 모두 확인하지 못했다. 여기저기 메모해놓은 작가 이름들도 일일히 인터넷으로 찾아 실제 작품의 작가가 맞는지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하지만 확실히 조각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또한 조각 작품들에 대한 수요도 꽤 있는 듯, 대부분의 갤러리에서 조각 작품들을 가지고 나왔다.

 

Fiac에 갔다온 흔적. 입장료는 25유로, 카타로그는 35유로,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Fiac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카타로그를 20유로에 온라인 판매를 한다고 한다. 거의 팔리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너무 비싸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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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핫. 이런 영광이.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도 더 올리고(아직까지 사진 정리가 안 끝나서.. ㅡ_ㅡ;), 글도 좀 더 길게 적을 걸 그랬어요. 때늦은 후회를.. ㅎㅎ

  • 파란하늘 2008.11.06 01:50 신고

    파리의 미술축제, FIAC에 가다.
    프랑스 파리 미술 축제 우와 저도 가고 싶어요
    외국에 ㅠㅠ
    추천 누르고 갑니다.

    • 서유럽의 아트페어는 참 좋습니다. 작품 수준도 높고 한국처럼 사진 찍으러 다니는 학생들도 없고(한국의 KIAF를 갔다가 엄청 놀랬습니다)...
      혹시 유럽 여행을 생각하신다면, 아트페어가 있는 시즌도 매우 좋습니다. 독일(퀼른, 칼스루헤), 스페인(아르코), 프랑스(피악), 영국(프리즈)에 가면 무척 좋아요. : )

  • 저는 그림그리는 사람입니다.
    올해 피악아트페어를 보러 가볼까 정보를 찾고 있었는데 피악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더군요.
    님의 포스팅이 너무 반갑네요^^
    서유럽아트페어를 많이 보러다니신 듯한데 저는 회화적인 현대미술을 많이 보고 싶은지라...
    혹시 어디가 가장 좋을지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 페인팅은 프랑스보다 독일 쪽이 좋습니다. 퀼른 아트페어가 현대적인 회화 작품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피악아트페어도 좋고요. 아트페어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미술관까지 본다면~.. 파리가 좋겠죠. 그 외 바젤이나 아르코도 명성만큼 대단한 작가들과 갤러리가 참여하니 추천합니다. ^^


일을 하다가 문득 지난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신비로왔다. 내가 사랑하는 예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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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이지 마세요. 나는 사랑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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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각은 공간을 새롭게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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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i 2008.07.26 19:55 신고

    don't kill me i'm in love.. ㅋㅋ 맘에 쏙 드는 문굽니다^^
    전시 준비는 잘 되세요? 바쁘시겠지만 더운데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 이틀 후면 오픈입니다. 아마 오픈하고 난 뒤엔 더 정신없이 바쁠 것같아요. 엄청 큰 행사가 신경쓸 것들이 너무 많네요. ㅎㅎ


테이블 위에 놓인 낯선 요리를 본다. 꼭 이국의 젊은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눌 듯한 느낌이다. 포크로 조심스럽게 하나를 찍어 먹는다. 창 밖으로 어둠이 내리고 비가 내린다. 한 나라의 요리는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하지만 내 천박한 허기는 낯선 요리를 깊게 음미할 기회를 여지없이 박탈해버린다. 마치 대부분의 소년들이 가진 거칠고 사나운 욕정이 순결한 사랑을 고백하는 소녀들에게 상처를 내듯이(아니면 그 반대든지).

낯선 요리에 반한다는 것은 이국의 대기와 대지 속에 온 몸의 감각을 맡기는 것과 같다. 독일 요리는 순박하다. 화려한 기교나 장식은 없다. 낯선 이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수줍은 듯 말을 건네다가, 상대의 호의를 느끼는 순간 편한 미소로 다가온다. 독일의 요리는 이런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선 보였다.

하지만 입맛만큼 세상에 보수적인 것은 없다. 어느 과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서른세 살 이후 먹게 되는 낯선 음식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서른세 살 전에 먹었던 음식의 맛을 기억해두고 이를 계속 찾게 된다는 것. 외국 생활을 오래 했지만, 밥이나 김치, 고추장을 끊임없이 찾게 되는 것도 우리들의 보수적인 입 탓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여러 번 낯선 음식에 당황스러워한 경우가 있다. 이 점에서 호텔의 가지런한 아침식사만큼 부담 없는 것도 없다. 빵과 우유, 주스, 햄과 샐러드, 계란으로 이루어진 아침 식사는 지친 여행객에게 건조하지만 짧고 깊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메세 칼스루헤로 향하는 길. 밤새 내리는 비는 온데간데 없고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거리에 부서져 내렸다. 눈이 부셨다. 몇 천 명 정도 사는 듯 보이는 배드 해른알브는 우리의 작은 읍을 연상시켰다. 칼스루헤에서 배드 해른알브까지 전철로 약 40분 정도 걸린다. 이렇게 보면 그렇게 멀게 생각되지 않지만, 자동차로도 삼사십 분 이상 달려야 하는 꽤 떨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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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구밀도가 부러웠다. 그래서 독일의 자연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고 삶은 윤택해보였다. 다만 사람들 성격들이 내성적이고 조심스러워, 다소 심심하거나 쓸쓸할 경우가 많은 듯 보이는 것을 제외한다면.


아트페어의 첫 날은 VIP 프리뷰이다. 아트페어는 그 나라나 그 지역의 사회 저명 인사나 미술 수집가, 언론매체 종사자 등 VIP로 볼 수 있는 일군의 사람들에게 먼저 프리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아트페어마다 프리뷰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 어느 아트페어의 경우에는 프리뷰 때 상당수의 작품이 팔려나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느 아트페어에서는 프리뷰 땐 살만한 작품을 점 찍어 놓고 며칠 지나 구입해 가는 경우도 있다. 어느 때에는 마지막 날 아트페어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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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로 붐비진 않지만, 가장 신경쓰이는 날이 바로 첫날 프리뷰 때이다. 프리뷰 때 방문한 고객들 중 작품을 구입할 생각이 있는 일부는 아트페어 기간 중에 다시 들려 작품을 구입해 간다.


최근 들어 미술 비엔날레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아트페어의 위상이 높아지고 대한 미술계와 대중의 관심도 늘고 있다. 전자가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인데 반해, 후자는 갤러리들과 고객들을 위한 대규모 시장이다.

새로움으로 포장한 평론들, 일반인들에게는 어렵지만 현대 미술의 방향을 결정지을 지도 모르는 작품들, 현대적인 용어들로 작품들을 나누고 설치하고 설명하는 비평가들과 전시 기획자들,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예술가들. 관람객들은 작품들을 보기 위해 들어온다. 갤러리스트들도 있을 것이고 미술 잡지의 기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엔날레의 주인공은 예술가와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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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 칼스루헤와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오직 아트페어를 보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흰 벽면에 작품이 걸리고 그 옆에는 제목, 작가이름, 크기, 재료, 제작연도, 그리고 가격이 적힌 메모가 있다. 갤러리스트들은 어느 관람객이 작품을 구입할 사람인지 유심히 살핀다. 콜렉터들은 손에 작은 수첩 하나를 들고 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을 경우에는 갤러리 이름, 부스 번호, 그리고 작품 이름과 가격을 적는다. 적게는 몇 천 유로에서 많게는 몇 만 유로 이상 나가는 작품을 사기 위해서 그들의 들이는 노력은 매우 대단하다(미주1). 여기에서 예술가는 매우 드물게 노출된다. 한 점이라도 더 팔려는 갤러리스트들과 좋은 작품 하나를 고르려는 콜렉터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정쩡하고 불안한 표정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것이 바로 아트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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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Schiela의 작품이다. 그의 홈페이지는 http://www.schiela.de/ 이다. 꽤 흥미로웠던 수채화였다. 한국에서도 극사실주의 작품이 유행이지만,  세계적으로도 추상 작품보다는 구상 작품들이 최근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재털이, 병뚜껑, 옷감, 과일 등이라면 외국 작가들은 일상의 풍경, 사람의 표정, 어떤 몸짓이라는 점이다. 어느 작가가 살아남느냐는 작품의 시작부터 이미 결정이 나있는 셈이다(그런데 가격도 보이는데, 지워야 되는 건가).



주1) 한국과는 달리 미술 작품에 대한 투자의 개념이 달라서, 유럽에서는 작품을 구입해 오래 보관한다. 젊은 청년이 구입한 작품은 그가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고 이 세상을 떠날 때에도 작품은 그 때 그 자리에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작품의 가격은 오랜 시간 후에 작품의 가격은 극단적으로 나누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구입했던 때보다 오른 경우가 많고 어느 경우에는 문화재로 인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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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겨울이면 조용하고 은밀한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그것은 곱고 차가운 햇살 아래에서 다듬어지며, 창 밖의 불길한 어둠을 가르며 내리는 흰 눈으로 감추어진다. 가끔 깊고 무거운 막다른 골목길까지 걸어 들어오는 행인의 구두 밑에서 사각대는 눈 소리는 내 사각의 방이 가진 쓸쓸한 온기를 터질 듯 한 컷 부풀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기 전, 서울엔 눈이 내렸다. 그것이 내가 올해 본 마지막 눈이었다.

사진

공항 가기 전 날 찍은, 어느 건물 옥상 사진. 옥상에 새겨진 저 무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곧바로 Art. Karlsruhe가 열리는 Messe Karlsruhe로 갔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중이었고, 유럽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이미 와서, 전날 항공화물로 도착한 작품들을 꺼내 놓고 작품을 전시장 벽에 설치하고 있었다.

작품 설치 중

Painting과 Photo 작품들 뿐이라 그리 어렵지 않지만, 시간은 꽤 오래 걸렸다.평행선을 벽면에 비추어주는 기계다. 저 기계, 건축 현장에서나 볼 만한 기계라고 생각했는데, 작품 설치 때 꽤 요긴하게 쓰인다.


한 시간 정도 작품을 설치하다가 미리 예약해놓은 호텔로 갔다. Karlsruhe 인근의 Bad Herrenalb에 있는 Treff Hotel이었다. 그런데 ‘Karlsruhe 인근’이라기 보다는 꽤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우리는 Karlsruhe에서 나와, 숲 속으로 무려 30분이나 들어갔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낯선 브랜드의 GM 자동차에 붙은 네비게이션 뿐이었다. 그것도 딱딱한 독일식 억양의 아줌마 목소리의 영어로 설명하는.

서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프랑크푸르트에서 다시 칼스루헤로, 칼스루헤에서 배드 헤른알브로, 나는 지쳐 금방 잠이 들었다. 시차도 피곤함에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새벽에 깨는 잠은 어쩔 수 없었다.

호텔방

두 명이 쓸 수 있는 방에 혼자 머물렀다. 지금 보니, 약간 우울한 풍경이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고 정신없는 일정이었다.


아침이 왔다. 낯선 풍경이었다. 독일의 숲이란 이런 모습이었구나. 침엽수로만 이루어진 유라시아 대륙 서쪽중간에 위치해 있는 숲은 겨울에서 봄을 향해가고 있었다. 간간히 새소리가 들렸고 어디선가 교회 종소리도 들리는 듯 했다. 집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올랐다. 아침을 알리는 사람들의 소리 없는 메시지. 그러고 보니 호텔 조식 사진을 찍어둘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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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이란 단어는 이국에 나가보면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그 기분도 사라진다. 일상의 힘은 놀랍다. 끊임없이 뭔가를 처리해야만 하는 일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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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조금만 운전해 가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것이 산인데, 독일에선 그렇지 않았다. 낮은 언덕을 만나기도 어렵다. 이 곳이 난 어딘지 모른다. 베드 헤른알브에서 메세 칼스루헤로 가는 길 중간에 맞주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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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트스피드를 잘못 맞추었다. 여유를 가졌다면 사진을 많이 찍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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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루헤 인근에 바덴바덴도 있고 베드 헤른알브가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도 인근이다. '인근'이라는 표현이 좀 모호한 감이 없진 않지만.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서로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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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에 다녀오셨군요.....+_+
    사진을 접하는 저에겐 이국적인 느낌이 화악 다가오네요. ^^

  • noi 2008.04.24 21:58 신고

    건물 옥상 사진이 특이하네요. 미술 작품인 줄 알았어요.. 방 사진도 전 좋은데요. 고적해 보여도 분위기 있고.. 창밖 풍정도 좋고..
    건강하시죠?^^

    • 저 옥상이 최근 어떻게 변했는지 조만간 올려볼께요. ^^.. 아, 요즘 건강이 아주 안 좋아졌어요. ㅡ_ㅡ;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술로 해결하려는 습성이 20대 초반부터 굳어진 탓인지, 건강 해치는 걸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네요. 크크.

    • noi 2008.04.26 00:00 신고

      이런, 건강을 해치시면 아니되지요. 술 많이 드시나봐요.. 사알짝 줄여보심이.. 헬스 하시는 거 같던데 운동도 좀더 하시구여.. 말이 쉽지만서두^^

    • 바쁜데 해야할 일은 계속 쌓이고 스트레스는 받고 ... 아, 디오니소스는 우리들 청춘과 너무 가까이 있는 것같아요. 한강에서 자전거 탄 지도 꽤 되었네요. 피트니스 센터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가는데, 좀 분발해야겠어요. 그리고 감사. 꾸벅. ^^



2월 26일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3월 5일에 돌아왔다. 그 사이 할머니께서 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서울에 돌아오니, 그 사실이 주위를 떠나지 않으면서 날 아프게 했다. 부쩍 나이가 들어버린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말씀이 없어셨고 이미 창원에는 봄이 온 듯 따뜻하기만 했다.

독일 칼스루헤는 신기한 듯 조용하고 깨끗했다. 국제 아트 페어라고 했지만, 모든 자료들은 독일어로만 제공되었다. 의외로 영어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적었다. 역시 유럽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에 들었다.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이 있었고 사적 공간의 폐쇄성을 의식한 듯 독일인들은 대화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버마스의 이론은 나오게 되는 계기도 이러한 독일의 특수성에 기인한 듯했다. 독일인들은 친절했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에 비하면, 한국인들은 대부분 불친절하고 웃음이 없다.

특히 물가는 서울보다 상당한 수준으로 낮았으며, 생필품의 질도 우수했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찍어온 사진 정리만으로 몇 시간이 걸릴 것같다. 커피와 와인을 사왔다. 한국에서는 2만원은 줘야 살 수 있는 커피가 그 곳에서는 5천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프랑스 와인이 프랑스보다 더 싸다고 할 정도이니. 몇 달 정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들었다. 그러나 오래 있으면 분명 외로움을 심하게 느낄 수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Messe Karlsruhe Hall 2에서 작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다음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일반 공개에 앞서 VIP 프리뷰를 한다. 프리뷰를 통해 작품 구매에 대한 우선권을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호텔 창 밖 풍경. 호텔은 Karlsruhe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Bad Herrenalb에 위치해 있었다. 바로 옆이 스위스 바덴바덴이라서 그런지 욕실 물이 매우 좋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마지막 날 하이델베르그 성에 갔다. 흥미로웠다. 최초엔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현재 볼 수 있는 건물들은 르네상스 양식이다. 2차 세계 대전 때 상당수의 건물들이 파괴되었으며, 이후 복원되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하이델베르그 성에서 한 장 찍었다. 사진 찍지 않기로 유명한 나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독일에도 봄이 오고 있었다. 대륙 중간의 변덕스러움이 있었지만, 노란 개나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있었다.




Comment +8

  • 사진 잘봤습니다.
    할머님께서는 좋은 곳으로 가셨을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외국에서 가족의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더군요. 감사합니다.
      사진 찍기가 조금씩 늘어가는 듯했는데, 사진은 더 안 좋아진 것같아요. 그냥 오토로 놓고 찍으면 될 것을 셔트속도나 ISO나 조리개 등을 맞추고 찍다 보니, 엉망이 된 사진들이 꽤 많이 나왔어요. T_T;

  • 윤민맘 2008.03.09 17:37 신고

    그새 나이가 많이 들었네요, 지하련씨.

    • 아트페어가 끝나고 엄청 피곤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런거야. T_T;; (그러게, 아직까지 싱글인데, 피부가 예전만 못하니)

  • 보선 2008.03.09 22:33 신고

    실물보다 훨 좋은데,,,,
    멋진풍경과 잘어울리는데요~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동안 안보이시길래 독일 가셨나했더니.. 역시나.


오늘 오후 2시에 출국한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가 다시 이스탄불로 가는 여정이다. 이스탄불 공항 세관에 낼 서류들을 준비하고, 짐을 꾸렸다. 우습게도 해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 때문에 해외에 처음 나가면, 계속 일 때문에 나가게 되는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하긴 내년에도 계속 일 때문에 나가게 될 예정이니.

이번 일을 준비하면서 영어가 조금 늘긴 했으나, 아직 간단한 생활 영어 수준이다. 가서 어떻게 설명은 할 것같은데, 행정적인 절차가 다소 걱정이긴 하다. 영문 보도 자료도 만들어야 하는데, 미처 챙기질 못했다. 의외로 할 일이 많아, 시간에 쫓겼다. 그 사이, 돈을 벌기 위해 원고 집필 때문에 더 바빴다. 또 감정적인 혼란 상태에도 여러 번 빠져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이스탄불에 가서도 원고 집필이 예정되어 있다. 납기일에 쫓기다 보니. ㅡ_ㅡ;)

Art Fair 참가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참가할 수준의 작가가 있고, 참가 비용만 있으면 된다. 다행히 나만 Art Fair 참가 경험이 없지만, 준비하는 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내년에는 아마 나 혼자 준비해야할 것 같은데 말이다. Contemporary Istanbul 아트페어의 분위기에 대해선 도착해서 올리도록 하겠다. 다행히 인터넷이 되는 호텔로 예약을 했다.
(그런데 Google Map에서 확인해보니, 행사 장소와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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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회째를 맞는 Contemporary Istanbul Art Fair는 이슬람 경제/문화권의 국제도시이며, 비잔틴 문화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며 동양과 서양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Istanbul에서 열리는 신생 아트페어이다. 최근 Art Fair는 기존 4대 아트페어의 위상과 경쟁력이 다소 약화되면서, 각 지역별 Art Fair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Contemporary Istanbul은 2회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7~80여개의 Gallery가 참여하고 있으며,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지역의 편중없이 참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Art Fair이다.

미술 시장은 크게 1차 시장 Gallery, 2차 시장 Art Fair, 3차 시장 Auction으로 나누어진다. 이 중 Art Fair는 B2C의 측면과 B2B의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또한 미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Art Fair보다는 비엔날레를 중요하게 취급되었으나, 최근에는 Art Fair 주최측의 다양한 부대 행사와 프로그램 등으로 인해 미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손색없다고 할 수 있다.

Contemporary Istanbul Art Fair는 터키 Istanbul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리며 행사는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이다.

한국에서 참여하는 갤러리로는 한불문화교류협회 '내-안에'의 A&B Gallery, Misool Sidae AKA Seoul Gallery 등이다. A&B Gallery는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불문화교류협회 '내-안에'(Nez-A-Nez)의 전속 갤러리로서 최근까지도 서교동에 전시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내-안에'의 사정으로 인해 잠시 휴관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A&B Gallery는 매년 독일 칼스루헤 아트페어, 독일 퀼른 아트페어에 참가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의 여러 갤러리에서 다양한 전시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이번 Contemporary Istanbul Art Fair에서 참가하는 작가로는 강창열, 장동문, 오태환, 김석중, 박해수, 박문관, 손광배, 권무형 등이다. 이 중 강창열, 장동문, 오태환, 김석중, 박해수는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박문관, 손광배, 권무형은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권무형은 최근 유럽에서 높은 평가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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