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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 커피

점심을 먹고 근처 공원에서 잠시 앉아, 바람의 속도, 그러니까 오랜 비가 지나가고 가을이 온다는 시절의, 사랑하는, 하지만 상대방은 그것을 모르는 한 대상에게 손을 뻗어 어떤 접촉을 시도할 때의 속도와 비슷한 ... ...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모카커피를 하나 사 들고 사뿐한 걸음으로 걸어보려 노력한다. 사뿐한 인생. 사뿐한 인생. 사뿐한 인생. 그러나 오지 않을.

에밀 시오랑

"모든 것이 근거와 본질을 결하고 있다"라는 말을 되뇌일 때마다 나는 행복감 비슷한 그 무엇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곤라한 건 내가 그 말을 되뇌이지 못하는 순간들이 많다는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초탈과 해탈을 향한 진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재앙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결점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 결점을 이겨낼 때 그는 끝장이다. 그러므로 그는 보다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된다면 그것을 지독히 후회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태어남의 잘못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옮긴다. 이 사람... 평생 독신으로 파리 구석 다락방에서 모국어를 버리고 불어로 글을 썼다는... ... 국내에는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프랑..

6시

6시에 눈을 떴다. 일이 있어 한 시간 안으로 일을 끝내 메일로 보내줘야 한다.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일을 한다'는 건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막상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은 일들도 많다. (그런데 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어야 하는 걸까?) 벌써 30분이 지났다.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머리를 감고 노트북을 켜 일을 할 것이다. 끝내고 책을 좀 읽다 종로로 나가야한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 고객사에 가서 status를 체크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