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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컬 씽킹

, 테루야 하나코, 오카다 케이코 지음, 김영철 옮김, 일빛 ‘맥킨지식 논리적 사고와 구성의 기술’이라는 부제가 붙은 것으로 보아,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라고 평가받는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의 컨설팅 방법론을 설명한 책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전략을 세우기 위한 단기간의 컨설팅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 MECE, So What?, Why So?에 대한 입문서이기 때문에 맥킨지식 논리적 사고와 구성의 기술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자신이 기획력이 모자란다거나 기획서가 형편없다고 생각할 때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MECE란 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로서 ‘어떤 ..

이별연습, 로랑 모비니에

이별 연습 - 로랑 모비니에 지음, 이재룡 옮김/현대문학 Apprendre 'a finir 이별연습 로랑 모비니에 지음, 이재룡 옮김, 현대문학 오늘, 광활한 대륙에서 밀어닥친 차갑고 건조한 바람들이 검은 아스팔트 위를 낮게 깔려 지나가는 순간, 지친 표정들로 고개를 숙인 채 걷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를 보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난 당신을 알아요’라고 큰 소리로 부를 뻔했다. 다행히도 난 황급하게 손으로 입을 막았고 그녀는 날 보지 않고 오던 길처럼 나머지 길도 그렇게 걸어갔다. 우리는 때때로, 아무도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하는, 이야기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한때 그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에 대한 강력한 부정, 또는 누군가가 내 말을 듣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루바이야트, 오마르 카이얌

루바이야트 - 에드워드 피츠제럴드 지음/민음사 The Rubaiyat of Omar Khayyam E. Pitzgerald. 이상옥 옮김, 민음사 세계시인선 12 오, 지옥의 위협이여, 천국의 기약이여! 한 가지는 확실하오, 인생은 덧없는 것 이 한 가지 분명하고, 나머지는 거짓일세 제 아무리 고운 꽃도 지고 나면 그만이니 - 63편 19세기에 번역된 11세기, 또는 12세기 아랍의 시집. 그러고 보면 거의 천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 옛날, 같은 하늘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법한 곳의 시인의 시집이 후에 유럽에서 번역되어 나왔을 때, 사람들이 보였을 감동이나 열광을 생각을 해보면, 이 세계가 아무리 많이 변했다고들 하나, 이 인생들의 본질적인 영역의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 확실해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로잡힌 영혼, 라니츠키

사로잡힌 영혼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서유정 외 옮김/도서출판빗살무늬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 빗살무늬 재미있게 읽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다. 그것은 라니츠카가 생각하는 문학이나 예술과 내가 생각하는 그것들과 많은 부분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작가들을 자기애에 가득찬 인물로 매우 공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이거나 자기애에 대한 판단이나 간략한 상황 설명만 있을 뿐, 깊은 분석은 없다. 분명 수긍할 만한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그냥 자기 생각나는 대로 서술했을 뿐이다. 자기 느낌대로. 라니츠키의 문학에 대한 사랑은 무척 감동적인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현대 작가나 예술가들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통찰도 없어 보인다. 그는 삶과 유리된, 세계와 유리..

지나간 미래와 사로잡힌 영혼

라인하르트 코젤렉의 는 무척 재미있다. '근대의 지나간 미래'에서는 '미래'가 오늘날의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사연에 대해서 논하고 있으며 '역사는 삶의 스승'에서는 하나의 토포스가 어떻게 변화되는가를 통해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아직 두 장 밖에 읽지 않았지만, 역사학자로서의 그의 명성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 은 말 그대로 문학에 대한 생각 밖에 없는 사람의 자서전 비슷한 책이다. 500쪽 되는 책에서 200쪽 정도 읽었는데, 쉽게 읽히는 것이 좋기는 하다만, 이 사람, 너무 편견에 휩싸여있지 않은가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다들 좋다는 이 책이 나에겐 끊임없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그는 문학이 자신을 구원해주리라는 믿음을..

1.2.3.4.5.

1. The Elegant Universe Elegant? 우아한? 품위있는? ... ... 여기에서 Universe는 우주라기 보다는 세계로 번역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브라이언 그린 저(박병철 역), 승산, 2002)는 현대 물리학의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오늘 배달되어왔으니, 내용이 어떨지는 읽어봐야할테고 서문을 잠시 읽었는데, '통일장 이론unified field theory'이 눈에 들어온다. 아인슈타인이 말년에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힘들을 하나의 통일된 원리로 설명하고자 한 이론이다. 하지만 아이슈타인은 실패했고(현재 이 영역에 있어 아인슈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은 거의 없다) 그 후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론이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다. 2. 현대 물리학의..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 조이한

, 조이한 지음, 웅진닷컴 그나마 몇 권 되지도 않는 미술 관련 책들인데, 이런 책들만 계속 늘어나는 것이 보기에 썩 좋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틀린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거나 형편없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단지 저자가 ‘밥이 되지도 못하고 세상을 바꿀 실제적인 힘도 갖고 있지 못한 예술을 하는 수많은 ‘지금’의 예술가들과, 도대체 예술 작품을 왜 봐야 하는지 혹은 작품에서 무엇을 보면 좋을지 궁금해하는 소수의 예술 애호가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깜찍한 희망을 가’(p.7)져보았겠지만, 다 읽은 결과 아무 도움도 안 된다는 점이 슬플 뿐이다. 그리고 다 읽고 난 다음 도리어 이 책의 가격이 만삼천원이나 한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을 느꼈을 뿐이다. 혹자는 독자에 따라..

책 가방 속 몇 권의 책

김진성 박사의 '베르그송 연구'... 읽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지만, 필기를 하면서 읽는 버릇에 몇 장 읽지 못하고 집에 나두고 나왔다. 무척 좋은 책이다. 얼마 전에 베르그송의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대한 시론'이라는 책을 구입했는데, 뒤에 나온 베르그송 해제는 읽을 만하다. 이것도 지하철에서 읽다 말았다. 오늘 집에 들어가서 읽을 생각이다. 푸른 역사에서 나온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도 무척 좋은 책이다. 역시 역사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예술사학을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우환의 '여백의 예술'은 참으로 나무랄 때가 없는 책이다. 화가가 글까지 잘 쓸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림이 좋으면 글도 좋은 것같다. 예술을 전공하는 선배나 후배에게 추천하고 있다. 문지스펙트럼의 한 ..

나의 즐거운 일기, 난니 모레티

나의 즐거운 일기 감독 : 난니 모레티 주연 : 난니 모레티, 제니퍼 빌즈 장르 : 코미디, 제작년도 : 1994년 1. 하얀 종이마다 누런 개미가 한 마리씩 눌려 죽어있었다. 사무실에서 프린터 해 온 난니 모레티가 프랑스 영화잡지인 Positif와 한 인터뷰 기사 위에. '개미가 눌려있는 인터뷰' 실은 집에 개미가 너무 많다. 오늘 아침엔 늦게 일어나 택시를 잡아탔는데, 가방에 개미가 붙어서 기어가고 있었다. 그냥 무심히 넘어갔지만, 객관적으로 개미가 너무 많다. (나에게도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존재했던가) 2. 우리 집에 개미가 많다고 해서 세상에 종말이 오거나 몇 년 동안 구름에 갇혀 해를 보지 못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내가 죽인 개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