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 449

라틴아메리카거장전, 덕수궁미술관

사람들은 라틴 아메리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떠올릴까? 축구? 삼바축제?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보사노바? 탱고? 하긴 나는 디에고 리베라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떠올리긴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부터 이후 19세기 초까지 라틴 아메리카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였다는 것을. 그리고 현재까지 그 식민 시대의 재판(再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아래 인용문을 한 번 읽어보자. 에스파냐의 ‘인디아스’(아메리카) 통상부 기록에 따르면, 1503-1660년 동안 금 18만 5천kg과 은 1천 6백만kg이 ‘인디아스’로부터 유입되었다. 황무지에 가깝던 포토시(Potosi, 현재 볼리비아 소재)는 대규모 은(銀) 광산이 발견된 ..

리타 카벨뤼(오페라), 임상빈(선컨템플러리), 스벤 드루엘(마이클슐츠), 홍성철(금호크링)

길을 걸었다. 딱딱한 보도블럭에 부딪히는 느낌이 좋았다. 좋았을 거라고 내 스스로 추측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 두 다리와 발은 내 걷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잔뜩 불평을 쌓아두고 있을 지도 모른다. 모든 걷기가 우아하고 즐거우며 보들레르나 벤야민의 '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서울에서의 걷기는 가장 적당치 않다. 먼저 공기가 좋지 않다. 건널목에서는 기대 이상의 기다림을 푸른 불빛에게 할애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에 해당되는데, 아주 짧은 시간 넋을 놓고 걸어가다간 차에 치여 죽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다. 서울의 이런 형편없는 운전문화로 인해 '서울에서의 걷기'는 우리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불행하게도(불쾌하게도) 내 정신은 걷기에 익숙해져 있다. 내 육체는 아닐..

파리의 미술축제, FIAC에 가다.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피악(FIAC, The Foire Internationle d'Art Contemporain)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와 루브르에서 열렸다.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를 이틀 연속 방문해 모든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본 것과 비교한다면, 이번 피악 방문은 너무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피악이 열리고 있는 그랑 팔레(Grand Palais) 정문. 지난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 곳 그랑 팔레를 비롯해, 루브르 박물관 내의 전시 장소(Cour Carree Du Louvre), 튈리즈 정원(Jardin Des Tuileries)에서 열렸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공간의 특성 상, 작품 하나하나에 주위를 기울이기 매우..

베르사이유와 제프 쿤스

화창한 일요일, 베르사이유 궁전에 갔다 왔다. 동양에서는 매우 익숙한 '중앙집권'이 서양에서는 매우 낯선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전성기 로마를 제외하곤 서양에서 중앙 집권 국가는 근대에 들어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태양왕 루이 14세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력과 무관하게 그의 일상은 참 피곤한 것이었다. 그의 식사는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였으며, 그에게 비밀스러운 일이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자식들은 오래 살지 못했고 그의 가문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사라졌다. 프랑스의 일부 사람들은 루이 왕가가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하긴 조선 왕조 복권을 꿈꾸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이 한국에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화려하면서도 절제와 규율을 지키는 바로크 고전주의..

예술의 우주 2008.10.20

지각과 충동, 관훈갤러리 개관 30주년 기념전

지각과 충동, 2008. 8. 13 - 8. 26, 관훈갤러리 인사동에 나가면 나는 두 가지에 자주 놀란다. 그 하나는 인사동 거리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 때문이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이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인사동을 지나간다. 그런데 나는 그 많은 사람들과 대조적인 텅 빈 갤러리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인사동 갤러리에 사람들로 가득차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오픈식이 있는 수요일 오후를 제외하고). 많은 갤러리들이 청담동, 신사동으로 떠나고 새로 오픈하는 갤러리들은 주로 사간동이나 삼청동에 자리를 잡는 요즘, 인사동은 참 애매한 공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훈갤러리는 믿음직스럽다. 그리고 최근 관훈갤러리에서 개관 30주년 기념전 '지각과 충동'을 했다. ..

다야니타 싱(Dayanita Singh)의 인도(India) - 광주비엔날레

다야니타 싱(Dayanita Singh), Go Away Closer 인도, 뉴델리 거주/작업 Nature Morte, New Delhi December 18, 2006 - January 20, 2007 사진출처: http://www.gb.or.kr/2008gb/ko/index.asp  1961년 뉴델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네 자매의 맏이였다. 사진이 그녀의 꿈은 아니었다. 다만 그의 기억 속에 사진은 특별한 의미로 남아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주 그녀 사진을 찍어주었고, 그녀에게 사진에 찍힌다는 것은 가족을 떠올리게 만드는 어떤 것이었다. 보수적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쓰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아흐메다비드(Ahmedabad)에 있는 국립디자인학교의 시각커뮤니케이션 학과로 보낸다. 그리고 그녀는 여기에..

2008 광주비엔날레 - 연례보고: 일 년 동안의 전시

연례보고: 일 년 동안의 전시 Annual Report: A Year in Exhibitions 2008 광주비엔날레 Gwangju Biennale 2008. 9. 5 - 11. 9 신기하게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동안 컨설팅회사와 IT 기업을 전전한 까닭에 광주비엔날레는 관심은 있었지만, 보러 가리라 일정까지 잡아 보기도 했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실은 2년 후 2010 광주비엔날레에도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내 삶의 불투명성(이것이야말로 내 무모한 삶의 원천이지 않은가!)로 인해 내가 미술계에 있을 지 조차 알 수 없다(이럴 때 오디세우스의 아테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서의 행운의 여신이 온다면!). 여하튼 나는 2시간여에 걸쳐 광주 비엔날레..

세계 미술 시장(Global Art Market)

(출처: artprice.com) 한국의 미술 시장이 크게 성장하였다고 하지만, 통계 상으로 잡히는 시장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통계가 나오게 된 것도 몇몇 옥션 회사들의 성장과 대형 아트페어들 때문이다. 또한 대관 비즈니스는 Art Market에 포함하지 않는다. 작품 판매로만 시장 크기을 잡는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 미술 시장의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영향력이 있다면, 다소 거품이 낀 작품 가격이라고 할까. 그래서 많은 외국 작가들이 한국에서 전시를 하고 싶어한다. 해외 미술 시장과 비교하여 약 1.5배~2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으니깐 말이다. 세계 최고의 미술 시장은 영국과 미국이다. 미국은 가장 큰 현대 미술 시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영국의 미술 시장 성장은 경..

C.V. for artist 작가 경력서 양식

1.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미술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술 시장의 성장과 예술가 개인의 삶과는 거의 무관한 듯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는 예술가 개인에게 작업실에서 묵묵히 작업만을 하는 고독한 예술가의 모습을 더이상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가의 고독을 내던지고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거침없이 집어삼키는 자본주의 사회에 내맡길 수도, 생존과 성공을 위한 능수능란한 처세술을 익힐 필요까진 없습니다. 어쨋든 예술가의 생명력이나 위대함은 오직 작품만이 증명해주기 때문입니다. 2. 그러나 조금의 Business Skill를 알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예술가 개인을 위한 Business Skill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할 것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예술..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생존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로 꼽히는 대미언 허스트(43.영국)가 세계 미술경매사에 새 기록을 경신했다. 허스트는 15일(현지시각) 오후 7시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단독경매에서 하루 저녁에 7054만5100파운드(수수료 포함금액, 한화 약138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낙찰액은 단일작가 경매로는 사상 초유의 금액이다. 소더비 런던 관계자는 “지난 1993년 피카소의 작품 88점을 경매에 부쳐 총 6230만파운드(약1277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허스트 작품은 어제 경매에서 56점에 불과했는 데도 이를 가뿐히 경신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