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 931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김상균, 신병호

메타버스 - 새로운 기회 김상균, 신병호(지음), 베가북스, 2021년 충분히 발전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다.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s indistinguishable from magic. - 아서 C. 클라크 대부분 다 아는 내용이었다. 그래서인지 메타버스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저자들의 정의는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가 생산적인 활동을 영위하는 새로운 디지털지구’다. 좀, 너무 거창한 정의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3D 온라인게임과 같은 시각 공간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 커머스 서비스’라고 메타버스를 정의하면 어떨까. 이게 좀더 현실적인 것같은데. 다만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듯 하지만. 실은 메타버스의 기..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2030: How Today's Biggest Trends Will Collide and Reshape the Future of Everything) 마우로 기옌(지음), 우진하(옮김), 리더스북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 - 마르셀 프루스트 (17쪽) “우리가 오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양조장, 빵집 주인들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이익에 신경을 쓴 덕분이다.” - 애덤 스미스 (300쪽) 책을 다 읽은 다음, 마우로 기옌(Mauro Guillen)라는 저자를 기억해두기로 하였다.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2030년 즈음에 예상되는 세계의 변화상에 대해서 조사하고 연구하였으며, 이 ..

플로라 플로라, 시부사와 다쓰히코

플로라 플로라 - 꽃 사이를 거닐다 시부사와 다쓰히코(지음), 정수윤(옮김), 늦여름 이런 책을 좋아한다. 도판과 글이 함께 실린 책들. 그림을 보기도 하고 글도 읽기도 하고. 한 때는 그림도 실리고 글도 읽고 책을 펼치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책을 상상한 적도 있었다. 그림이 함께 실린 이야기책이 아니라 도판과 글이 서로 대응하면서 미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책을 선호한다. 미술사, 혹은 예술사 책들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그래서 내가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게 된 것일지도). 시부사와 다쓰히고(澁澤龍彦, 1928~1987). 처음 읽는 저자다. 책에 실린 간단한 소개 중 일부를 옮긴다. 사드의 을 번역했다는 이유로 1961년 외설문서출판으로 기소됐으며, 9년에 걸친 재판 끝에 유죄가 확정, 발행금지처..

시선들, 캐서린 제이미

시선들: 자연과 나눈 대화 Sightlines 캐서린 제이미(Kathleen Jamie), 장호연(옮김), 에이도스 스코틀랜드 시인 캐서린 제이미의 수필집이다. 책 뒷표지에 실린 여러 찬사들과 이 책이 받은 여러 상들로 인해 많은 기대를 했지만, 그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어쩌면 번역된 탓일지도 모른다. 역자의 번역이 아니라 캐서린 제이미의 언어가 한글로 번역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역자는 이미 에드워드 사이드의 를 탁월하게 옮긴 바 있으니, 도리어 믿을 만한 번역가이다. 이 수필집은 캐서린 제이미의 두 번째 모음집이며, 영어권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영어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자연사(自然史)와 연관된 경험들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들은 ..

어둠 속의 희망, 리베카 솔닛

어둠 속의 희망 Hope in the dark 리베카 솔닛Rebecca Sonit(지음), 설준규(옮김), 창비 불가리아 작가 마리아 포포바에 따르면, “희망이 빠진 비판적 사유는 냉소지만, 비판적 사유가 빠진 희망은 치기稚氣다” (11쪽) 희망을 알지 못하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포용이며,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모두의 확신에 대한 대안이다.(12쪽) “미래는 오늘 그것을 대비하는 사람의 몫이다.” - 말컴 엑스 (19쪽) “유한한 실망은 받아들여야겠지만, 무한한 희망은 잃지 말아야 한다.” - 마틴 루서 킹 (19쪽) “기억사실이 절망을 빚어내듯 기억은 희망을 빚어낸다.” - 월터 브루거먼 (20쪽) 책 초반은 희망에 대한 메시지로 가득하다. 많은 저자들로부터 인용하고 리베카 솔닛은 힘주어 말한다..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 김민규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 김민규(지음), 빅피시 지금 부동산 시장은 그 누구도 원했던 모습이 아니다. 그리고 이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월급쟁이는 모험을 하지 않고는 서울 시내에 아파트를 구할 수 없다. 아니 모험을 할 수 있는 방법마저 막아버렸다고 할까. 이제 대출 받기도 쉽지 않으니, 흙수저 배경의 직장인이라면 이제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 들어올 수 없다. 이 책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진행된 다양한 부동산 정책들과 그 정책들로 인해 야기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들과 문제들을 기록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안타까움이 드는 건 문재인 정부의 그 누구도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만들려고 의도하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아예 아무 짓도 하지 ..

자비 A Mercy, 토니 모리슨

자비 A Mercy 토니 모리슨(지음), 송은주(옮김), 문학동네, 2014년 토니 모리슨의 2008년도 소설. 토니 모리슨의 소설을 읽는 건 수십년만이다. 고등학교 때 읽은 (Beloved)는 흐릿하기만 하다. 방황하던 십대 시절, 사랑을 알고 싶어 읽었지만, 그 때 읽기에는 상당히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몰라도 힘겹게 끝까지 읽었고 슬프고 아련한 기분에 빠졌다, 아니면 그 시절 전체가 슬프고 아련했을 련지도. 왜 그녀는 이 소설에 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성당 미사 때 읖조리던 '자비'라는 단어와 겹치는 건 플로렌스에게 글을 가르쳐준 신부님 때문일까. 하지만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위선적인 카톨릭 신자로 인해, 그리고 그 이후의 침례교도들을 보면 이 소설이 딱히 교회에 우..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 오드리 탕, 프레지던트 서적편집팀(편집), 안선주(옮김), 프리렉, 2021년 7월 오드리 탕이 궁금해서 읽었다. 중학교를 자퇴한 프로그래머이자,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기도 하였으며 여러 테크기업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대만의 최연소 장관인 오드리 탕. 그리고 트랜스젠더이기도 하다. 오드리 탕이 대만 정부의 정무위원이 되었다는 기사를 읽으며, 대만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원래 대만은 독립 국가였다. 중국 본토와는 아무 상관도 없었던 곳이다. 어느 순간 본토 사람들이 들어와 살더니, 그냥 반강제적으로 중국이 되었다고 할까. 원래 살던 원주민이 있었으며, 그들 일부는 아직도 그들의 문화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은 오드리 탕이 일본의 프레지던..

타이탄의 지혜들, 데이비드M.루벤스타인

타이탄의 지혜들 데이비드 M. 루벤스타인(지음), 김현정(옮김), 토네이도, 2020년 이 인터뷰집은 거의 대부분이 미국 사람들이라는 걸 제외한다면, 리더, 리더십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떤 덕목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흑인 리더들과 여성 리더들의 목소리는 상당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었다. 미국 하원 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무려 다섯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였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1960년대 인종차별이 심했던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흑인 소녀로 자랐다. 누가 버밍햄의 어린 라이스를 보면서 미국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상상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면면만 봐도 대단하니,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야기하는 경험, 비전, 용..

돈의 정석, 찰스 월런

돈의 정석 Naked Money 찰스 월런(지음), 김희정(옮김), 부키, 2020년 이 책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화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경제 현상에 대한 교양 서적이다. 특히 2008년 미국 금융 위기(한국은 큰 영향이 없었으나, 미국은 1929년부터 1939년의 경제대공황에 버금가는 상황이었으며, 그 당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의장인 벤 버냉키(Ben S.Bernanke)가 경제대공황을 전공한 경제학자여서 다행이었다는 언급이 이 책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할 정도이니, 2008년 당시 미국의 경제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했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중앙은행과 통화정책의 중요성,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여러 나라의 경제 상황을 이야..